구미시립중앙도서관 195억 리모델링 사업 2028년으로 연기… "안전·예산·보존" 현실적 난제 부딪혀
[한국유통신문= 김도형 기자] 구미시가 당초 2026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했던 '구미시립중앙도서관 리모델링 사업'이 2028년으로 연기된 것으로 확인됐다. 총 195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이 대규모 사업의 지연 사유를 두고 일각에서 절차적 의혹이 제기되었으나, 본지가 구미시 공공시설과, 구미시립도서관 관계자 인터뷰 및 시의회 문서 등을 종합 취재한 결과 초기 내진 설계 오류 수습, 당선작의 예산 초과에 따른 설계 변경, 기존 건축물의 역사적 가치 보존이라는 현실적인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1. 내진 안전진단 오류 발견... "국토부 질의 후 설계 중지"
설계 용역이 3차례나 중지된 가장 핵심적인 이유는 시민의 안전과 직결된 구조적 문제였다. 구미시 공공시설과 관계자는 "설계 용역 관련 품질 검사를 진행한 결과, 기존 안전진단 보고서의 내진 관련 내용에 오류가 발견되었다"고 밝혔다. 구미시는 구조 관련 자료의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불가피하게 용역을 중지시켰으며, 현재 국토교통부에 관련 질의를 넣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국토부의 답변에 따라 새로운 구조 보강 설계가 반영될 경우 철저한 안전성 확보를 위해 절차상 기일이 추가로 소요될 수밖에 없다.
2. 심사위원 우려 현실로... "외장 공사비 과다로 설계 조율 중"
2025년 3월 설계 공모 당시, 심사위원들은 당선작(㈜동우에이스건축사사무소)의 창의적인 복합문화공간 디자인을 칭찬하면서도 "주어진 공사비 내에서 과연 실현될 수 있을지" 현실적인 우려를 거듭 제기한 바 있다. 현장 확인 결과 이 우려는 실제 설계 과정에서 주요한 쟁점이 되었다. 도서관 관계자는 "실제로 제출된 조감도안대로 외장 공사를 진행하면 예산이 너무 많이 초과된다"며, "현재 기본 콘셉트는 유지하되 정해진 예산 안에서 비용을 맞추기 위해 외관 설계를 조율하는 과정에 있다"고 설명했다. 화려한 조감도와 한정된 혈세 사이의 간극을 좁혀 재정 낭비를 막기 위한 과정이 설계 지연의 또 다른 원인이 된 것이다.
3. 전면 철거 대신 '보존과 융합'으로 선회
1994년 개관한 구미시립중앙도서관은 유명 건축가가 설계한 상징적인 건물로 그 가치를 평가받는다. 전면 리모델링 안이 당선되면서 지역의 문화적 자산인 건축물의 외관 원형이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내부에서도 제기되자, 구미시는 무분별한 훼손을 막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공공시설과 관계자는 "전체를 싹 다 뜯어고치는 것이 아니라, 건축물의 역사성을 살려 일부 외관은 보존하는 방안으로 가고 있다"고 밝혔다. 오래될수록 가치를 더하는 도서관의 본질을 지키기 위한 방향 수정 역시 설계 기간에 영향을 미쳤다.
4. "지하 배관 터져 오물 폭탄"... 심각한 내부 노후화와 재원 팩트체크
사업 일정이 미뤄지면서 195억 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의 타당성에 대한 의문도 일었으나, 도서관 내부는 전면 보수가 시급한 상태다. 도서관 관계자는 "비가 오면 누전이 되고, 최근에는 지하 배관이 터져 오물 폭탄을 맞을 정도로 내부는 30년이 되어 도저히 사용할 수 없는 상태"라고 호소했다. 즉, 막대한 예산의 대부분은 단순 미관 개선이 아닌 배관, 공조 시설 등 낡고 보이지 않는 내부 필수 시설 교체에 투입된다.
또한 일각에서 제기된 55억 원 규모의 '지방채 발행' 논란에 대해서도 명확한 사실관계가 확인되었다. 총사업비 195억 원 중 79억 원은 도비 전환 사업비로 확보되었고, 나머지 시비 중 55억 원을 지방채로 충당할 계획이나 "아직 공사에 착수하지 않아 큰돈을 사용할 일이 없어 실제로 차입(발행)하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밝혀져 재정 악화에 대한 즉각적인 우려는 불식되었다.
취재를 종합하면 구미시립중앙도서관 리모델링 사업의 2028년 지연은 맹목적인 예산 낭비나 행정 무능의 결과라기보다는, 건물의 뼈대를 바로잡는 안전성 확보, 예산 초과 방지를 위한 설계 다이어트, 그리고 기존 건축물의 역사성 보존이라는 매우 타당하고 책임감 있는 대처를 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합리적 진통'으로 분석된다.
올해 9월부터 철거에 돌입하면 도서관 운영은 상모 정수도서관 등으로 분산되어 시민들의 독서 및 학습 공백을 메울 예정이다.
하지만 안전과 예산을 위해 불가피하게 일정이 미뤄지고 설계가 변경되고 있음에도, 구미시가 이러한 명확한 사유와 준공 연기 사실을 시민들에게 먼저 투명하게 알리지 않고 행정 서류상으로만 처리해 온 소통 방식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구미시는 시민의 오해와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지금이라도 2028년 완공까지의 변경된 일정과 구체적 내막을 시민들에게 소상히 밝히고 성공적인 복합문화공간 조성에 매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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