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억 원 설계변경도 보고 못 받았다?” 과장선 책임론으로 쉴드 치는 언론


낙동강 사토 의혹, ‘과장선 책임론’ 뒤에 가려진 보고체계

환경부 사업이라는 말로 끝낼 수 없는 구미시 집행 책임

전 환경교통국장은 사토 외부 반출 경위 구체 설명

김장호 시장은 “구체적으로 보고받지 못했다” 취지 답변

하천과 수사협조 문서까지 등장…책임선은 정말 과장선에서 멈추는가


[한국유통신문= 김도형 기자]낙동강 도시생태축 복원사업 사토 매각 의혹이 다시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문제는 사토가 얼마에 팔렸느냐만이 아니다. 더 본질적인 질문은 따로 있다.


누가 이 결정을 했는가.

누가 보고를 받았는가.

누가 보고를 받지 않았다고 말하는가.

그리고 왜 5억 원 규모 설계변경이 시장에게 보고되지 않았는가.


24일 김장호 구미시장 예비후보의 긴급기자회견에서는 이 사건을 “환경부 사업”이라는 틀로 설명하려는 발언이 나왔다. 한 기자는 “환경부 사업이기 때문에 담당 과장선까지만 징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는 취지로 질문했고, 김 예비후보는 이에 맞춰 해당 사업이 낙동강 국가하천 안에서 이뤄진 환경부 국비 사업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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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설명은 사건의 핵심을 비껴간다.

환경부 사업이라는 사실은 사업의 재원과 정책 배경을 설명할 수는 있어도, 구미시 내부의 집행·계약·매각·감독 책임을 지우는 면책 논리가 될 수는 없다.


“환경부 사업”이라는 말 뒤에 사라진 질문들


김 예비후보는 긴급기자회견에서 해당 사업이 2019년 또는 2020년쯤 시작됐고, 자신이 2022년 7월 취임한 뒤 국비 반납 우려 속에서 공무원들이 서둘러 추진하다가 실수가 생긴 것으로 본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는 또 “업무상 배임이 되는지 아닌지는 수사 결과에 따라 나올 것”이라며 “사정당국이 세밀하게 검토하고 수사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해명은 충분하지 않다.


사업이 취임 전 시작됐다는 말과, 문제의 결정이 언제·누구에 의해 이뤄졌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환경부가 국비를 지원했다는 말과, 사토 외부 반출·운반비 증액·매각 단가·입찰 방식 결정의 책임 주체가 누구인지는 별개의 문제다.


핵심은 이 질문이다.


구미시는 이 사토를 어떻게 평가했고, 누가 외부 반출을 결정했으며, 누가 매각 방식을 승인했는가.


이 질문에 답하지 않는 한 “환경부 사업”이라는 말은 책임 규명을 흐리는 프레임으로 작동할 수 있다.


경찰 송치까지 간 사건…단순 행정 실수인가


이 사건은 이미 단순한 행정 논란의 단계를 넘어섰다.


공개 보도에 따르면 구미경찰서는 낙동강 생태축 복원사업 과정에서 발생한 사토 매각 의혹과 관련해 당시 사업을 담당한 구미시 공무원 3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


의혹의 핵심은 사업 과정에서 나온 자갈·흙·모래 등을 매각하면서 감정평가 없이 낮은 단가를 책정하고, 부적정한 조건으로 입찰을 진행해 구미시에 손해를 끼쳤는지 여부다.


김재우 구미시의원은 이후 5분 자유발언에서 사토가 성분 분석 없이 매각됐고, 경찰 감정 결과 공사용 골재 수준으로 확인됐으며, 약 16억 원 손실 가능성이 제기됐다고 밝혔다. 또 과장·팀장·주무관 등 실무자 3명이 송치됐지만, 수십억 원 규모의 공공자산 매각이 실무자 판단만으로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지점에서 다시 질문은 하나로 모인다.


이 정도 규모의 사안이 정말 과장선에서 끝날 수 있는가.


5억 원 운반비 설계변경, 시장은 “구체적으로 보고 받지 못했다”


더 큰 의문은 2025년 12월 11일 구미시의회 제292회 제2차 정례회 제2차 본회의에서 드러났다.


김재우 의원은 김장호 시장에게 낙동강 도시생태축 복원사업과 관련해 5억 원 운반비 설계변경 보고 여부를 물었다.


제공된 당시 발언에 따르면 김 의원은 “운반비를 주는 것에 대한 설계변경에 대해 보고를 받은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김 시장은 “구체적인 사업에 대해서는 법적 권한이 아마 국장·과장으로 위임돼 있어서 구체적으로 받지 못했다”는 취지로 답했다.


김 의원이 다시 물었다.


“구두보고도 안 받았었습니까? 5억이 돈 5억이 움직이는데요.”


김 시장은 “예”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답변은 가볍지 않다.

시장에게 보고되지 않았다는 말이 곧 책임이 없다는 뜻은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더 큰 질문이 생긴다.


5억 원 규모의 운반비 설계변경이 시장에게 보고되지 않는 행정체계가 정상인가.

국장·과장 전결이었다면, 그 전결은 사무전결 규칙상 적정했는가.

전결권자는 어떤 근거로 설계변경을 승인했는가.

시장에게 보고되지 않았다면, 국장은 보고받았는가.

보고되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관리감독 체계의 허점 아닌가.


“보고받지 못했다”는 말은 면책의 종착점이 아니라, 책임 규명의 출발점이다.


전 환경교통국장은 사토 외부 반출 경위를 알고 있었다


이 사건이 단순 실무자의 착오로 보기 어려운 또 다른 이유는 2025년 6월 17일 문화환경위원회 행정사무감사 발언에 있다.


당시 전 환경교통국장은 낙동강 도시생태축 복원사업 사토 처리 경위를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원래 철새 도래를 위해 모래톱이 필요했고, 사토 처리 구역의 사토를 낙동강 둔치 안에 적치했다가 다시 재사용하는 계획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해당 구역에서 법정보호종인 표범장지뱀이 발견됐고, 환경청이 표범장지뱀 이주 후 성토하라는 의견을 냈으며, 이후 환경단체가 표범장지뱀과 맹꽁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환경청 의견에 따라 사토를 외부 반출하게 됐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 설명은 매우 중요하다.


사토 외부 반출은 단순한 현장 판단이 아니라, 기존 계획 변경, 법정보호종 이슈, 환경청 의견, 환경단체 문제 제기, 외부 반출 결정이 이어진 행정 과정이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또한 전 환경교통국장은 도시건설국장을 역임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건설 행정과 현장 사업 구조에 대한 이해가 있는 고위 간부가 행정사무감사장에서 이처럼 구체적으로 경위를 설명했다면, 이 사안이 적어도 국장급에서 파악 가능한 현안이었다는 의문은 피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다시 물어야 한다.


국장은 알고 있었는데, 시장은 몰랐다는 구조는 어떻게 가능한가.

국장급에서 설명 가능한 사안이 시장 보고 대상은 아니었는가.

사토 외부 반출과 5억 원 운반비 증액은 서로 어떤 관계가 있는가.

외부 반출 결정이 없었다면 운반비 증액도 없었는가.


이 질문들은 여전히 답을 기다리고 있다.


하천에서 벌어진 일인데 하천과는 어디까지 관여했나


김 예비후보는 긴급기자회견에서 이 사업이 낙동강 국가하천 안의 사업이라는 점을 직접 언급했다. 그렇다면 책임 검토는 환경정책과에만 머물 수 없다.


국가하천 안에서 토지 굴착, 성토, 절토, 토석·모래·자갈 처리, 외부 반출이 있었다면 하천관리 부서의 협의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


실제로 구미시 정보목록에는 2026년 4월 23일 생산된 하천과 문서 하천과-5270, 제목 “수사협조에 대한 검토의견 회신(낙동강 도시생태축 복원사업 사토 관련 질의)”가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서명만으로 책임을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수사협조와 사토 관련 질의, 그리고 하천과의 검토의견 회신이라는 조합은 이 사건이 하천관리 쟁점과 무관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정황이다.


따라서 확인해야 할 것은 명확하다.


하천과는 사전에 협의했는가.

협의했다면 어떤 의견을 냈는가.

협의하지 않았다면 왜 배제됐는가.

하천과 검토의견은 수사기관에 어떤 내용을 회신했는가.

하천구역 내 토석 반출과 매각은 어떤 법적 검토를 거쳤는가.


이 질문 없이 “환경부 사업”이라는 말만 반복하는 것은 사건의 절반만 보는 것이다.


‘과장선 책임론’은 누구에게 유리한가


긴급기자회견에서 나온 기자의 질문은 언론의 역할이라는 측면에서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


기자가 권력자를 상대로 던져야 할 질문은 “정말 과장선 책임이 맞느냐”여야 한다.

그런데 실제 발언은 “환경부 사업이기 때문에 담당 과장선까지만 징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는 취지였다.


이는 검증되지 않은 결론을 질문 안에 포함한 것이다.


과장선 책임이 적정한지는 결재문서, 사무전결 규칙, 감사결과, 수사기록, 국장급 보고 여부, 시장 보고 여부를 대조해야 판단할 수 있다. 기자가 이를 전제로 삼으면, 후보자에게 책임 축소 프레임을 제공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


이 사건에서 언론이 물어야 할 질문은 다음이어야 했다.


환경부 사업이면 구미시 책임은 사라지는가.

5억 원 설계변경은 누가 승인했는가.

시장에게 보고되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면, 보고체계는 정상인가.

국장급 간부는 사토 외부 반출 경위를 알고 있었는데, 시장은 왜 몰랐는가.

하천과 검토의견 문서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공무원 3명 송치로 이 사건의 책임 규명은 끝났는가.


이 질문들이 빠진 자리에서 “과장선 책임론”만 부각됐다면, 시민이 알아야 할 핵심은 뒤로 밀릴 수밖에 없다.


김장호 예비후보 해명, 무엇이 빠졌나


김 예비후보는 “수사 결과를 지켜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사건은 형사책임만의 문제가 아니다.


형사책임은 배임 고의, 손해 발생, 공모 여부 등을 엄격하게 따진다. 반면 행정책임은 더 넓다. 보고체계가 작동했는지, 전결권 위임이 적정했는지, 고위직 관리감독이 있었는지, 내부통제가 작동했는지도 행정책임의 영역이다.


따라서 수사 결과를 기다리자는 말만으로는 부족하다.


김 예비후보가 답해야 할 것은 따로 있다.


5억 원 운반비 설계변경을 보고받지 못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국장·과장 전결이라는 설명의 법적 근거는 무엇인가.

사무전결 규칙상 5억 원 증액은 시장 보고 대상이 아니었는가.

사토 외부 반출 결정은 언제, 누가, 어떤 문서로 승인했는가.

환경청 의견에 따른 외부 반출 결정 이후 발생한 재정 부담을 누가 검토했는가.

하천과, 계약부서, 감사부서는 각각 어떤 역할을 했는가.


이 질문들에 답하지 않는 한, “환경부 사업”과 “수사 결과 대기”라는 설명은 시민이 요구하는 책임 설명에 미치지 못한다.


“몰랐다”는 말이 더 무거운 이유


행정에서 “몰랐다”는 말은 두 얼굴을 가진다.

직접 관여하지 않았다는 해명일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보고체계가 작동하지 않았다는 고백일 수도 있다.


특히 이번 사안은 단순한 소액 예산 집행이 아니다. 5억 원 운반비 설계변경, 사토 외부 반출, 공공자산 매각, 경찰 송치, 의회 문제 제기, 하천과 수사협조 문서까지 이어진 사건이다.


그럼에도 시장이 “구체적으로 보고받지 못했다”는 취지로 답했다면, 이제 확인해야 할 것은 시장의 기억만이 아니다.


문서가 말해야 한다.


설계변경 결재문서는 누구 이름으로 처리됐는가.

보고라인은 어디서 멈췄는가.

전결권자는 적정했는가.

국장급 이상 보고자료는 존재하는가.

시장 주재 간부회의에서 이 사안이 언급됐는가.

의혹 제기 이후 사후 보고는 언제 이뤄졌는가.


이 사건의 본질은 “시장에게 보고됐느냐”에서 끝나지 않는다.

“보고되지 않아도 되는 구조였느냐”로 나아가야 한다.


결론은 "책임선은 과장선에서 멈출 수 없다"


낙동강 도시생태축 복원사업 사토 매각 의혹은 “환경부 사업”이라는 한마디로 정리될 수 없다.

이 사건은 국가하천 안에서 발생한 토석 처리 문제이자, 사토 외부 반출 결정, 5억 원 운반비 설계변경, 공공자산 매각, 입찰 방식, 하천과 검토, 국장급 이상 보고체계가 얽힌 복합 행정 사안이다.


기자의 “환경부 사업이므로 과장선 책임”이라는 취지의 질문은 확인되지 않은 결론을 전제로 한 발언으로 비칠 수 있다. 김장호 예비후보의 답변 역시 시민이 요구하는 핵심 질문, 즉 누가 결정했고 누가 보고받았으며 누가 관리감독 책임을 져야 하는가에 충분히 답하지 못했다.


전 환경교통국장은 이미 행정사무감사에서 사토 외부 반출 경위를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김재우 의원은 5억 원 운반비 설계변경 보고 여부를 물었고, 김 시장은 구체적으로 보고받지 못했다는 취지로 답했다. 하천과는 수사협조 검토의견 문서를 생산한 정황이 있다.


이 모든 정황은 하나를 가리킨다.


이 사건은 과장선에서 끝낼 일이 아니다.


이제 필요한 것은 해명이 아니라 문서다.

사무전결 규칙, 설계변경 결재문서, 하천과 검토의견, 환경청 협의 공문, 국장급 보고자료, 시장 보고 여부를 공개해야 한다.


그래야 시민은 판단할 수 있다.

이 사건이 실무자의 착오였는지, 전결권 남용이었는지, 보고체계 붕괴였는지, 또는 책임선이 의도치 않게 좁혀진 사건이었는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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