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보도(60)] 선거 사흘 전 1,086명 안동행, 결국 검찰로

한국유통신문, 6월 1일부터 대규모 단체 동원·선거 개입 의혹 연속 추적…3개월여 뒤 경찰 일부 혐의 송치

경찰 수사결과 통지서에 “여기 계신분들 전부다 K시장님 전부다 선거할꺼지요” 발언 적시

C회장 ‘각종집회 등의 제한·단체의 선거운동금지’ 혐의 송치

버스 임차비 875만원·지역화폐 1,061만원 관련 제3자 기부행위 혐의는 증거 불충분 불송치

대법원 2016도21388 판결도 산악회 동원 방식·행사 실질·발언 내용 종합해 선거운동 여부 판단

 

[한국유통신문=김도형 기자] 선거를 불과 사흘 앞두고 구미지역에서 1,000명이 넘는 인원이 관광버스를 타고 안동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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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유통신문은 바로 다음 날인 지난 6월 1일 「[탐사보도㉘] ‘선거 72시간 전’ 1,250명 안동 원정…‘구미시산악연맹 한마음대회’ 위장 전방위 조직 동원·금품 살포 의혹」을 시작으로 이 행사의 참가자 모집 과정과 버스 배차, 후보자의 출발 현장 방문, 안동 현지 행사, 상품권과 버스 지원, 회비와 제공 편익의 차이, 현장에서 나온 정치 관련 발언 등을 연속 추적했다.


당시 보도는 의혹 제기 단계였다.


그로부터 3개월여가 지난 현재, 경찰 수사 결과가 나왔다.


경북 구미경찰서가 고소인에게 통지한 2026년 9월 10일자 수사결과 통지서에 따르면 경찰은 산악단체 회장 C씨에 대해 공직선거법상 ‘각종집회 등의 제한’과 ‘단체의 선거운동금지’ 위반 혐의를 검찰에 송치했다.


한국유통신문이 당시 집중적으로 제기했던 대규모 단체 행사와 정치적 발언의 선거법상 문제가 경찰 수사를 거쳐 실제 송치 혐의로 이어진 것이다.


다만 경찰은 당시 함께 제기됐던 버스 임차비와 안동사랑상품권 제공에 따른 제3자 기부행위금지 혐의에 대해서는 증거 불충분으로 불송치했다.


나머지 관계자들에 대해서도 경찰은 공모관계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는 취지로 불송치했다.


따라서 이번 수사 결과를 두고 당시 제기된 모든 의혹이 사실로 확인됐다고 확대해석해서는 안 된다. 반대로 C씨의 일부 혐의가 실제 검찰 송치로 이어졌다는 사실 역시 분명해졌다.


6월 1일 첫 보도에서 던진 질문…경찰 수사결과에 나타났다


한국유통신문은 사건 발생 직후부터 이 행사가 단순한 산악단체 친목행사였는지를 집중적으로 추적했다.


당시 취재 과정에서는 행사 참석 규모가 1,100명 또는 1,250명가량이라는 관계자 진술과 자료가 제시됐지만, 이번 경찰 수사결과 통지서에는 1,086명으로 특정됐다.


수사기관이 최종적으로 파악한 숫자를 기준으로 해도 통상적인 소규모 산악회 행사와는 규모 자체가 달랐다.


더욱 주목되는 것은 시점이다.


행사는 2026년 5월 31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불과 사흘 앞두고 열렸다.


경찰 통지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경 구미시 박정희로 일대 체육관 앞 노상에 산악단체 및 소기업 관련 단체 등의 회원 1,086명이 집결했다.


경찰은 당시 구미시장 후보 K씨 등이 이 장소를 방문해 참가자들을 상대로 선거운동을 할 수 있도록 장소를 제공하는 등 선거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대규모 집회 또는 모임을 개최한 혐의가 있다고 보고 C씨를 송치했다.


공직선거법 제103조 제3항은 선거기간 중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해 단합대회·야유회 또는 참가 인원이 25명을 초과하는 그 밖의 집회나 모임을 개최하는 행위를 제한하고 있다. 


결국 경찰이 들여다본 핵심도 한국유통신문이 최초 보도에서 제기했던 질문과 맞닿는다.


‘왜 선거 사흘 전에 1,000명이 넘는 인원이 한곳에 모였고, 그 현장에 후보자가 방문했는가.’


결정적 장면은 안동에서 나왔다


그러나 경찰이 송치 혐의로 판단한 또 하나의 핵심은 구미 출발 현장이 아니라 같은 날 안동에서 열린 행사에서 확인됐다.


경찰 수사결과 통지서에 따르면 C씨는 이날 낮 12시 31분경 안동국제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산악단체 행사에서 단상에 올라 당시 구미시장 후보 K씨를 언급했다.


경찰 문서에 적시된 발언은 구체적이다.


“여기 계신분들 전부다 K시장님 전부다 선거할꺼지요”


경찰은 C씨가 이 같은 방법으로 해당 산악단체 명의로 K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선거운동을 한 혐의가 있다고 판단해 검찰에 송치했다.


이는 이번 사건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단순히 후보자가 산악회 행사장을 찾아 악수를 했다거나 행사 관계자가 후보자와 친분이 있었다는 수준을 넘어, 경찰이 수사결과 문서에 특정 후보자를 직접 거론한 구체적인 지지 호소성 발언을 적시하고 이를 송치 혐의의 사실관계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공직선거법 제87조 제1항은 일정한 기관·단체가 그 기관·단체 또는 대표자 명의로 선거운동을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으며, 제3호는 그 대상으로 ‘향우회·종친회·동창회, 산악회 등 동호인회, 계모임 등 개인 간의 사적모임’을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검찰 단계에서 중요한 것은 C씨가 정치적인 말을 했다는 사실 하나만이 아니다.


산악단체 회장이라는 지위에서, 산악단체 행사 단상에 올라, 선거 사흘 전, 1,000명이 넘는 참가자가 모인 행사에서 특정 후보자를 직접 거론한 발언이 단체 또는 대표자 명의의 선거운동에 해당하는지가 핵심적인 법률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당시 “정치 관련 내용은 전부 잘랐다”는 취재도 있었다


이 대목에서 한국유통신문이 지난 6월 탐사보도 과정에서 확보한 행사 영상 촬영 관계자의 진술도 다시 주목된다.


당시 행사 관계자 A씨는 본지와의 대화에서 공개 영상 편집 과정에 대해 “산악연맹 관련되지 않는 내용은 다 잘랐다”, “정치 관련된 내용은 전부 커트하고 산악 관련된 내용만 영상에 남았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정치적인 내용이 실제 있었느냐는 질문에도 “내용은 있었다”는 취지로 답했다.


당시에는 이 진술이 행사 현장에서 정치적 발언이 있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정황자료였다.


그런데 이번 경찰 수사결과 통지서에는 아예 C씨의 발언이 직접 적시됐다.


“여기 계신분들 전부다 K시장님 전부다 선거할꺼지요.”


지난 6월 취재 당시 제기됐던 ‘공개 영상 밖에서 어떤 정치적 발언이 있었는가’라는 의문에 대해 경찰 수사결과가 구체적인 사실관계 하나를 제시한 셈이다.


다만 해당 촬영 관계자의 진술과 경찰이 적시한 C씨 발언 사이의 직접적인 증거관계까지 확인된 것은 아니므로 두 자료가 동일한 장면을 지칭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산악회’ 이름보다 실질 본 대법원 판례


이번 사건과 법리적으로 비교해 볼 만한 대법원 판례도 존재한다.


대법원 2018년 4월 10일 선고 2016도21388 공직선거법위반 판결이다.


이 사건에서도 ‘산악회’가 등장한다.


대법원이 유지한 원심 판단에서는 산악회 행사 참가자들을 모집·동원한 방식, 통상적인 산행에 비해 이례적인 행사 구성과 진행, 특정 정치인을 위해 별도로 진행된 ‘대화의 시간’과 그 발언 내용 등이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됐다.


원심은 이를 종합해 당시 선거인들의 관점에서 특정인의 국회의원 당선을 도모하려는 목적을 추단할 수 있을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고 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판단했고, 대법원은 이러한 판단에 법리오해가 없다고 봤다. 


대법원이 제시한 법리는 명확하다.


단순히 행사의 명칭만 볼 것이 아니라 행위의 시기·장소·방법·모습 등을 종합적으로 관찰해 특정 선거에서 특정 후보자의 당락을 도모하려는 목적이 선거인의 관점에서 객관적으로 인식될 수 있는지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법원 2018. 4. 10. 선고 2016도21388 판결 전문](https://www.law.go.kr/LSW/precInfoP.do?precSeq=205755&utm_source=chatgpt.com)


이 법리를 이번 사건에 기계적으로 적용해 C씨의 유죄를 단정할 수는 없다. 두 사건은 당사자와 선거, 행사 구조 및 증거관계가 다른 별개의 사건이다.


그러나 ‘산악회 행사’라는 외형만으로 선거운동 여부가 결정되지 않고, 참가자 동원 방식과 행사 구성, 시기, 후보자와의 관계, 현장의 구체적인 발언을 종합해 실질을 판단한다는 법리는 이번 사건에서도 검찰과 법원이 검토할 수 있는 중요한 판단 기준이다.


6월 보도의 또 다른 축 ‘금품 제공 의혹’은 경찰 불송치


이번 경찰 수사 결과에서 반드시 함께 짚어야 할 부분도 있다.


한국유통신문은 지난 6월 연속 보도를 통해 안동사랑상품권, 버스 임차비, 식사, 경품 등 참가자들에게 제공된 각종 편익의 비용 부담 구조를 집중적으로 문제 제기했다.


특히 참가자들이 1인당 3만원의 회비를 부담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실제 제공된 경제적 편익이 이를 초과하는지, 초과했다면 누가 비용을 부담했는지가 핵심 의문이었다.


그러나 경찰이 이번에 판단한 버스 임차비와 안동사랑상품권 관련 제3자 기부행위 혐의의 결론은 ‘불송치’다.


수사결과 통지서에는 행사 참가자 1,086명을 대상으로 875만원 상당의 버스 임차비와 1,061만원 상당의 안동사랑상품권 등이 제공된 사실관계가 기재돼 있다.


경찰은 지역화폐와 차량 지원 등이 안동시 관광지원 사업에 따른 지원으로 확인되는 점 등을 고려해, 이를 특정 후보자를 위한 선거운동 목적으로 지급한 것이라고 인정하기에는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에 C씨의 제3자 기부행위금지 위반 혐의는 증거 불충분으로 불송치됐다.


이는 지난 탐사보도에서 제기한 여러 의혹 가운데 수사기관이 범죄 혐의를 인정하지 않은 부분으로 명확하게 구분해 보도할 필요가 있다.


특히 당시 기사에서 제기됐던 라면 150박스와 뷔페·주류·간식, 관람 편익 등 각각의 항목에 대해 이번 수사결과 통지서가 개별적으로 어떠한 사실인정을 했는지는 현재 확인된 통지서만으로 단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금품 살포 의혹이 사실로 확인됐다’거나 반대로 ‘당시 제기된 모든 편익 제공 의혹이 허위로 밝혀졌다’고 확대해석하는 것 모두 경계해야 한다.


관계자 4명도 불송치…후보자 공모 인정된 것 아니다


또 하나 분명히 해야 할 부분은 후보자 및 다른 행사 관계자들의 법적 지위다.


경찰은 K씨와 E씨 등 나머지 관계자 4명에 대해 C씨와의 공모관계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는 취지로 각종집회 등의 제한, 단체의 선거운동금지 및 제3자 기부행위금지 혐의를 불송치했다.


따라서 C씨의 일부 혐의가 송치됐다는 사실을 근거로 K후보가 C씨와 공모해 불법 선거운동을 했다고 표현해서는 안 된다.


현재 경찰 판단은 명확하게 갈렸다.


C씨의 ‘각종집회 등의 제한’과 ‘단체의 선거운동금지’ 혐의는 송치.


C씨의 제3자 기부행위 혐의는 불송치.


나머지 관계자들의 관련 혐의도 불송치.


이 세 가지 결과를 함께 보도하는 것이 이번 사건의 실체에 가장 가깝다.


탐사보도 3개월여 뒤 확인된 것은 ‘행사의 실질’


한국유통신문은 6월 1일 첫 보도 이후 이 사건을 일회성 의혹으로 다루지 않았다.


대규모 참가자 모집과 버스 배차, “절대 버스를 바꿔 타시면 안됩니다”라는 공지, 여러 지역 단체의 참여 정황, 후보자의 출발 현장 방문, 안동 현지 행사, 상품권과 버스 지원, 참가비와 제공 편익의 관계, 현장 영상 편집 과정에서 정치 관련 내용을 삭제했다는 관계자 진술 등을 연속적으로 추적했다.


그 과정에서 반복해서 던진 질문은 하나였다.


이것은 통상적인 산악단체의 친목행사였는가, 아니면 선거를 불과 사흘 앞둔 시점에 특정 후보자의 선거운동과 결합된 대규모 단체 행사였는가.


경찰은 적어도 C씨에 대해서는 후자의 가능성에 형사절차상 추가 판단이 필요하다고 보고 두 가지 혐의를 검찰에 넘겼다.


특히 수사결과 통지서에 적시된 한 문장은 이번 사건의 성격을 판단할 중요한 증거 가운데 하나가 됐다.


“여기 계신분들 전부다 K시장님 전부다 선거할꺼지요.”


공직선거법은 산악회 등 동호인회를 단체 명의 선거운동 금지 대상으로 명시하고 있다. 선거기간 중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해 참가 인원이 25명을 초과하는 집회나 모임을 개최하는 행위 역시 제한한다. 


그리고 대법원은 산악회 사건에서 이미 행사의 이름이 아니라 참가자 모집·동원 방식과 실제 행사 구성, 정치인을 위한 프로그램 및 발언 등 객관적인 사정을 종합해 선거운동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했다. 


이제 판단은 검찰로


그러나 경찰의 송치가 사건의 끝은 아니다.


송치는 C씨의 유죄를 의미하지 않는다. 검찰은 경찰이 확보한 증거를 다시 검토해 보완수사를 요구하거나 기소 또는 불기소 처분을 할 수 있으며, 기소되더라도 최종적인 유·무죄 판단은 법원의 몫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수사 결과의 의미를 과장할 필요도, 축소할 필요도 없다.


지난 6월 한국유통신문이 현장에서 제기했던 여러 의혹 가운데 대규모 집회 개최와 산악단체 명의 선거운동 부분은 경찰이 실제 범죄 혐의가 있다고 판단해 검찰로 넘겼고, 버스 임차비와 지역화폐를 둘러싼 제3자 기부행위 부분과 다른 관계자들의 공모 혐의는 증거 부족 등을 이유로 넘기지 않았다.


이것이 현재 확인된 수사 결과다.


이제 검찰이 확인해야 할 것은 선거 사흘 전 1,086명이 모이게 된 구체적인 과정과 행사의 실질, 후보자의 현장 방문 경위, C씨의 지위와 역할, 그리고 단상에서 나온 구체적인 발언이 공직선거법상 금지된 단체 선거운동과 집회 개최에 해당하는지 여부다.


한국유통신문은 향후 검찰의 처분과 관련자들의 반론, 추가로 확인되는 객관적 자료를 토대로 이 사건을 계속 추적 보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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