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보도(59)] 구미문화재단, 행감 지적 뒤 수의계약 ‘늑장 공개’… 5월은 빠지고 ‘쌍둥이 계약’ 수두룩

이정희 위원장 “지역 업체 적극 활용하고 계약 투명성 높여야”

이상호·김춘남 의원, 수의계약 미공개·동일 업체 반복 선정 집중 추궁

행감 직후 2024년부터 계약자료 대거 게시…정작 ‘2025년 5월’은 누락

동일 사업·금액·날짜 반복 기재…계약 종료일이 1년 앞선 사례도

대형 행사 여러 건으로 나눠 수의계약…‘분할발주’ 여부 원계약 자료 확인 필요


[한국유통신문= 김도형 기자] 구미문화재단이 구미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수의계약 내역 미공개와 동일 업체 반복 선정 문제를 지적받은 직후 과거 계약자료를 홈페이지에 대거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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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본지가 공개자료를 월별로 대조한 결과 2025년 5월분이 빠져 있었고, 계약명·업체·금액·날짜가 같은 계약이 두 차례 기재된 사례도 여러 건 확인됐다.


일부 계약은 계약 종료일이 체결일보다 앞서 있었다. 같은 업체가 해를 넘겨 반복적으로 계약상대자로 선정된 사례도 나왔다.


2024년 대형 문화행사의 경우 하나의 행사에서 수천만원대 계약을 여러 건의 수의계약으로 나눈 사실도 확인됐다. 다만 이를 수의계약 요건을 맞추기 위한 ‘쪼개기 발주’라고 단정하려면 사업계획서와 과업지시서, 계약방법 결정문서 등 원자료 확인이 필요하다.


◇ “수의계약 왜 공개 안 했나”…행감서 집중 추궁


지난 9월 3일 구미시의회 문화환경위원회의 구미문화재단 행정사무감사에서는 재단의 수의계약 관리 문제가 집중적으로 거론됐다.


이정희 문화환경위원장은 재단 측에 사업 운영의 투명성을 높이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수의계약 과정에서 구미 지역 업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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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 의원은 재단 홈페이지에 수의계약 체결 현황이 공개되지 않은 점을 따져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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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지방계약법 제9조 제4항은 지방자치단체장 또는 계약담당자가 수의계약을 체결하면 대통령령에 따라 내용을 공개하도록 하고 있다. 시행령 제31조도 수의계약을 체결한 경우 계약 내용을 공개하도록 규정한다. ([법제처][1])


다만 구미문화재단은 지방자치단체 자체가 아닌 출연기관이어서 이 조항이 재단에 직접 적용되는지, 재단 내부 계약규정을 통해 준용되는지는 별도의 규정 확인이 필요하다.


재단 경영팀장은 감사 과정에서 관련 규정을 다시 확인한 뒤 수의계약 현황이 홈페이지에서 빠진 것은 담당 부서의 누락으로 보인다며 시정하겠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김춘남 의원은 동일 업체가 한 해 여러 차례 계약상대자로 등장하는 문제를 제기했다. 특정 업체와 3-5건씩 계약한 사례 등을 거론하며 반복 계약이 불필요한 오해를 낳을 수 있는 만큼 업체 선정에 신중해야 한다는 취지로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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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감 직후 자료 쏟아냈는데…‘2025년 5월’만 없다


재단은 행정사무감사가 열린 9월 3일부터 9일까지 홈페이지에 과거 수의계약 자료를 잇따라 올렸다.


하지만 본지가 공개된 월별 자료를 대조한 결과 2025년 5월분 수의계약 현황은 홈페이지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2025년 1-4월과 6-12월 자료는 공개됐지만 5월 자료가 빠진 것이다.


이에 따라 홈페이지에 올라온 자료만으로는 2025년 전체 수의계약 건수와 계약금액은 물론 업체별 연간 계약 건수와 총액도 정확하게 산출하기 어렵다.


5월 자료 누락이 단순 게시 실수인지, 해당 기간 계약 자체가 없었던 것인지에 대해서는 재단의 설명이 필요하다.


다만 자료가 빠졌다는 사실만으로 특정 계약을 의도적으로 ‘은폐했다’고 단정할 근거는 현재 확인되지 않았다.


◇ 2100만원 계약이 똑같이 두 번…‘쌍둥이 등재’ 잇따라


공개자료의 정확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2024년 10월 자료에는 S사가 계약상대자인 ‘구미산단 근로자 인터뷰 및 매거진 제작 용역’이 두 차례 기재돼 있다.


계약일은 10월 1일, 계약기간은 10월 1일부터 12월 18일까지다. 업체와 사업자번호가 같고 계약금액도 각각 2100만원이다.


실제로 별개의 계약 두 건인지, 동일 계약을 두 번 입력한 것인지는 공개자료만으로 알 수 없다.


같은 달 B업체의 ‘구미산단 근로자 아카이브 전시 기획 및 운영 용역’ 1200만원, H협동조합의 ‘보세장치장 공연 등 문화콘텐츠 운영 용역’ 1500만원, C업체의 ‘오감 체험 놀이극 <황금 까마귀를 찾아서> 홍보물 제작’ 670만원에서도 유사한 중복기재 의심 사례가 확인됐다.


2025년에도 이런 사례가 이어졌다.


9월 29일 S업체가 계약상대자로 기재된 ‘구미 원평동 문화S/W사업 전시 운영 용역’ 1734만원 역시 공개자료상 중복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는 항목이다.


◇ 업체·금액·날짜 같은데 사업자번호 한 자리만 달라


2025년 12월 자료에서는 더 특이한 사례가 발견됐다.


‘구미영상미디어센터 크리스마스 컨셉 물품 구입 및 임차’ 계약이다.


공개자료에는 같은 계약이 연달아 두 건 올라와 있다. 계약일은 12월 10일, 계약기간은 12월 10-19일, 계약금액은 각각 1200만원이다. 계약상대자도 사회적협동조합 C, 대표자도 동일하다.


그런데 사업자번호는 한 건이 ‘544-82-00369’, 다른 한 건은 ‘554-82-00369’로 한 자리만 다르다. 


실제 별개의 계약 두 건이라면 같은 업체와 같은 날 같은 사업명으로 총 2400만원을 계약한 셈이다.


반대로 같은 계약이 중복 입력된 것이라면 사업자번호까지 잘못 입력됐을 가능성이 있다.


계약번호와 원계약서를 확인해야 가려질 문제다.


◇ 2025년에 계약했는데 2024년에 종료?


계약 날짜가 앞뒤로 맞지 않는 사례도 나왔다.


2025년 12월 24일 체결된 ‘각산살롱 소규모 음향장비 구입 계약’은 298만원이다. 그런데 계약 종료일이 2024년 12월 26일로 돼 있다.


같은 날 체결한 ‘각산살롱 실내바닥재(카페트) 청소 용역’ 72만6000원 역시 종료일이 2024년 12월 26일로 기재됐다. 


12월 17일 체결한 커피차 운영 계약도 종료일은 닷새 전인 12월 12일로 적혀 있다. 


단순 연도·날짜 입력 오류일 가능성이 있지만, 행감에서 공개 문제를 지적받은 뒤 게시한 공식 계약자료라는 점에서 원자료 대조와 정정이 필요한 대목이다.


◇ 4월 495만원 공사, 5월에 또 495만원


2026년에도 중복 여부를 확인해야 할 사례가 있다.


4월 30일 자료에는 P업체와 체결한 ‘구미예술창작스튜디오 제초 및 외부 조명 스위치 설치 용역’이 나온다. 계약금액은 495만원, 계약종료일은 11월 30일이다. 


그런데 5월 자료 첫 번째 항목에도 P업체의 ‘구미예술창작스튜디오 제초 및 외부 조명 스위치 설치’가 다시 등장한다.


사업자번호가 같고 계약금액도 495만원, 계약종료일도 11월 30일이다. 계약일만 5월 4일로 달라졌다. 


별개의 두 계약이라면 총 990만원이다. 계약일 변경 과정에서 두 달 자료에 각각 남은 것이라면 중복 공시다.


역시 계약번호를 대조하면 확인할 수 있다.


◇ 행감서 나온 ‘업체 쏠림’…S업체, 2026년 1-8월 9건


시의회가 지적했던 반복 계약 현상도 실제 자료에서 확인된다.


인쇄·홍보물을 취급하는 S업체는 2026년 2월 구미영상미디어센터 설 연휴 안내물 제작 104만원 계약을 체결했다. 


3월에는 재단 대봉투 제작 26만원, 예술창작스튜디오 전시 홍보물 제작 275만원, 벚꽃행사 현수막 제작 200만원 등 한 달에 세 차례 계약상대자로 등장한다. 


4월 기관 비전액자, 5월 작품 명제표, 6월 예술창작스튜디오 피난안내도, 7월 청년상상마루 피난안내도, 8월 상장바인더 제작까지 포함하면 2026년 1-8월 공개자료에서 확인되는 계약은 9건이다.     


문화기획업체 B업체도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2025년 12월에만 생활문화센터 성과공유회 홍보·전시 용역 1792만원, 아트다이닝@산단 컬러링 키트 제작 1350만원, 재단 홍보 소개책자 제작 851만원 등 최소 세 건이 확인된다.  

 

2026년 8월에도 B업체와 동일한 상호·대표자 명의로 산업단지 문화예술 지원사업 콘텐츠 제작 1947만원과 청년예술인 육성 지원사업 홍보물 제작 155만1000원이 기재됐다. 다만 이 자료는 기존 자료와 사업자번호가 한 자리 달라 동일 사업자인지부터 확인할 필요가 있다. 


반복 계약 자체는 불법이 아니다. 사업 특성이나 전문성, 일정, 가격 등의 사유로 동일 업체와 다시 계약할 수 있다.


그러나 반복 횟수가 늘어날수록 “왜 그 업체였는가”를 객관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견적·선정 근거가 중요해진다.


◇ 민속예술제·산단 페스티벌…한 행사에 수의계약 여러 건


2024년 10월 제65회 한국민속예술제 관련 계약도 눈길을 끈다.


공개자료에는 홍보 및 안내물 제작 1802만원, 홍보탑 제작 1760만원, 행사장 안내 현수막 등 제작 1989만5000원 등이 각각 다른 업체와 계약된 것으로 나타난다. 


구미산단 페스티벌 역시 음향 임차 1210만원, 행사물품 임차 1087만2400원, 발전차 임차 1210만원 등 여러 계약으로 나뉘었다. 


행정안전부는 지방자치단체 계약 집행에 관한 별도 예규인 ‘지방자치단체 입찰 및 계약집행기준’을 운용하고 있으며, 2026년 6월에도 관련 기준을 개정·시행했다. ([행정안전부][2])


다만 하나의 행사에서 여러 건의 수의계약을 체결했다는 사실만으로 이를 ‘수의계약 한도를 피하기 위한 쪼개기’라고 확정할 수는 없다.


무대, 음향, 홍보물, 시설 임차 등이 각각 독립적인 과업이었다면 별도 발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당초 하나의 과업으로 계약해야 할 사업을 수의계약 요건에 맞추기 위해 인위적으로 분할했다면 문제의 성격이 달라진다.


결국 최초 사업계획서와 예산서, 과업지시서, 계약방법 결정문서, 견적서, 계약 시점을 대조해야 한다.


◇ 공개했지만 끝난 게 아니다…이제 ‘계약원장’을 봐야 한다


이번 사안의 핵심은 수의계약 자체가 아니다.


수의계약은 법이 인정하는 정상적인 계약 방식이다. 지방계약법도 일반입찰을 원칙으로 하면서 계약의 목적·성질·규모와 지역 특수성 등을 고려해 일정한 경우 수의계약을 허용한다. ([법제처][1])


실제로 재단 자료에는 계약 근거와 절차를 명시한 사례도 있다.


2025년 12월 체결한 2026년도 재단 사무실 임대계약 6600만원에는 지방계약법 시행령상 근거 조항이 기재돼 있다. 영상미디어센터·드림큐브 청소용역 4233만2010원과 생활문화센터 청소용역 4182만2530원에는 각각 ‘2인견적 수의계약’이라고 적혀 있다. 


문제는 투명성과 검증 가능성이다.


행감 당시 공개되지 않았던 자료가 지적 직후 대거 올라왔지만 2025년 5월분은 빠졌다. 공개된 자료에서도 중복기재로 의심되는 계약, 사업자번호 불일치, 계약기간 오류 등이 발견됐다. 동일 업체의 반복 계약도 확인됐다.


따라서 다음 단계는 명확하다.


누락된 2025년 5월 자료를 공개하고, 중복으로 보이는 계약이 실제 두 건인지 바로잡아야 한다. 반복 계약의 경우 계약상대자 선정 사유와 견적 비교 내역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대형 행사에서 여러 건으로 나뉜 계약은 각각 독립적인 과업이었는지 계약 원자료를 통해 검증할 필요가 있다.


구미문화재단 수의계약 논란은 이제 ‘공개했느냐’에서 ‘무엇을, 얼마나 정확하게 공개했느냐’로 옮겨가고 있다.


행정사무감사에서 시작된 질문도 결국 하나로 모인다.


“왜 이 업체였고, 왜 이 금액이었으며, 왜 이렇게 계약을 나눴는가.”


재단이 계약서와 견적서, 사업계획서로 이 질문에 답할 수 있다면 의혹은 해소될 수 있다. 그렇지 못한다면 시의회의 후속 검증은 불가피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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