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생보위 말고 민생보위를 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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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 당사자들, 중앙생활보장위원회 향해 “닫힌 복지행정 아닌 참여형 복지로 전환해야”


[한국유통신문= 김도형 기자] 7월 24일 서울 용산구 청파동에서 열린 ‘2026 민중생활보장위원회(민생보위)’에서 기초생활수급자와 빈곤·장애인 단체들이 정부의 복지정책 운영 방식에 강한 문제를 제기하며 기준중위소득 현실화, 부양의무자 기준 완전 폐지, 의료급여·주거급여 확대, 중앙생활보장위원회(중생보위) 개방 등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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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생활보장법바로세우기공동행동과 장애인과가난한사람들의3대적폐폐지공동행동은 24일 서울 용산구 아랫마을에서 ‘2026 민중생활보장위원회’를 개최하고, 가난한 시민과 복지수급 당사자의 목소리를 직접 전달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들은 정부의 복지정책을 심의하는 중앙생활보장위원회가 회의록과 속기록을 공개하지 않고, 수급 당사자의 참여 통로도 마련하지 않은 채 운영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복지기준선, 현실과 괴리 심각”


행사에서 가장 강하게 제기된 문제는 ‘기준중위소득’의 현실화였다.


발언에 나선 박영아 공익변호사는 “기준중위소득은 통계자료를 기반으로 산정하도록 법에 명시되어 있지만, 현재 기준중위소득은 실제 중위소득과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며 “2023년 기준 기준중위소득은 540만 원 수준이었으나 실제 중위소득은 700만 원을 넘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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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행동 측은 2025년 기준 1인 가구 기준중위소득이 239만 원인 반면 가계금융복지조사상 실제 중위소득은 290만 원으로 약 21% 차이가 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 같은 차이로 인해 복지 사각지대가 확대되고 있으며, 비수급 빈곤층 규모도 수십만 가구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생계급여만으로는 사회와 단절된 삶”


기초생활수급 당사자인 추경진 씨는 생계급여 현실화를 촉구하며 실제 생활고를 증언했다.


그는 “현재 장애인연금과 공공일자리 임금이 더해져 그나마 생활이 가능하지만, 생계급여만으로는 사람을 만나거나 경조사에 참석하는 것조차 어렵다”며 “생계급여만으로 살라는 것은 사회와 단절된 채 살아가라는 말과 같다”고 토로했다.


또한 의료비와 예상치 못한 지출에 대비하기 위한 최소한의 저축마저 어려운 현실을 설명하며, 현재의 급여 수준으로는 인간다운 삶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의료급여 사각지대 해소 요구


의료급여 분야에서는 부양의무자 기준과 비급여·간병비 부담 문제가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이선영 시민건강연구소 연구원은 “설문조사 결과 비용 때문에 치료를 포기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비율이 67.7%에 달했다”며 “의료급여 수급자도 경제적 이유로 치료를 포기하는 현실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특히 비급여 진료와 간병비 부담은 의료급여 수급자의 의료 접근성을 크게 떨어뜨리고 있으며, 치과 진료와 간병서비스에 대한 보장성 확대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공동행동 측은 의료급여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와 함께 ‘비급여·간병비·사보험 부담 없는 안심 의료급여 시범사업’ 추진을 요구했다.


“주거급여, 월세만 보조하는 수준”


주거 분야에서는 급등한 월세와 관리비를 반영하지 못하는 현행 주거급여 제도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박영심 서울주거복지센터협회 관계자는 “서울의 소형 주택 월세가 60~70만 원에 이르는 상황에서 주거급여 선정기준은 여전히 중위소득 48%에 머물러 있다”며 “기준을 조금 초과했다는 이유로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달팽이유니온은 주거급여 선정기준을 기준중위소득 50%로 즉각 상향하고, 장기적으로 60%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청년 주거급여 분리지급 기준을 완화하고 관리비와 공과금도 지원 범위에 포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부양의무자 기준은 국가 책임 회피 장치”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부양의무자 기준 완전 폐지를 촉구했다.


오영철 활동가는 “가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생계급여와 의료급여에서 배제되는 현실은 국가가 책임을 회피하는 구조”라며 “장애인은 가족의 부양 대상이 아니라 권리의 주체”라고 강조했다.


공동행동 측은 현재 생계급여 수급자 가운데 최소 33만 명이 의료급여에서는 배제되고 있다고 주장하며, 10년 가까이 이어진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약속을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중앙생활보장위원회, 회의록 공개해야”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은 중앙생활보장위원회의 폐쇄적 운영 문제를 집중 비판했다.


발언자들은 국민연금심의위원회나 방송통신위원회 등 다수의 국가위원회가 회의 공개와 회의록 작성 의무를 두고 있는 것과 달리, 중앙생활보장위원회는 국민의 생존권을 좌우하는 결정을 내리면서도 회의 과정이 사실상 비공개로 운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회의록과 속기록 공개, 수급 당사자 참여 보장, 의사결정 과정의 투명성 확보를 촉구하며 “국민의 생존권을 결정하는 회의를 국민에게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복지는 시혜가 아닌 권리”


행사를 주최한 단체들은 “복지제도는 예산에 사람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삶에 맞춰 설계돼야 한다”며 “기준중위소득 현실화,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의료·주거급여 확대, 중앙생활보장위원회 개방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밝혔다.


또한 “가난은 개인의 책임이 아니라 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복지 사각지대 해소와 인간다운 삶을 위한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민중생활보장위원회는 정부의 복지정책 결정 과정에서 배제돼 온 빈곤층과 장애인 당사자들이 직접 목소리를 낸 자리로 평가된다. 참가자들은 “복지는 시혜가 아니라 권리이며, 생존권은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메시지를 다시 한번 사회에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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