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보도㊼] “공장은 봉화, 납품은 구미로”… 물류비 감수, 구미시 관급자재 싹쓸이한 ‘D사’의 비밀

사회부 0 126

2026년 7월까지 이어지는 실적 잭팟… 민선 8기 출범 후 거침없는 매출 폭증


[한국유통신문= 김도형 기자] 경북 구미시에 위치한 것으로 서류상 등록된 콘크리트 제품 제조업체 D사. 종업원 5명 규모의 이 소기업은 민선 8기 출범을 기점으로 상식을 뛰어넘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기업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민선 7기 막바지인 2022년 말 기준 D사의 매출액은 10억 8,100만 원, 영업이익은 7,100만 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2023년 매출 17억 3,300만 원으로 급증하더니, 2024년에는 무려 29억 8,500만 원을 기록하며 단 2년 만에 매출이 약 176%(매출액 증가율 72.23%) 폭증했다. 영업이익 증가율 역시 2024년 기준 전년 대비 264.5%라는 기형적인 수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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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군에 위치한 콘크리트 블록 생산 공장 전경

 


이러한 수주 싹쓸이는 2026년 7월 현재까지도 멈추지 않고 있다. 본지가 단독 확보한 구미시 관급자재 계약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D사는 구미시 관급자재 수주로만 2025년에 약 4억 9,760만 원, 2026년 1월부터 7월 현재까지 약 5억 7,330만 원 등 최근 1년 반 동안에만 무려 10억 7,000만 원에 달하는 일감을 추가로 확보하며 막대한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장은 봉화, 납품은 구미로?”… 경제성 무시한 비상식적 물류비의 역설

비정상적인 매출 폭증보다 더 큰 충격을 주는 것은 D사의 ‘물리적 실체’와 그에 따른 ‘물류비의 역설’이다. D사가 구미시와 맺은 수많은 계약 데이터를 보면, 이들의 법인 등록 주소지와 공장은 ‘경북 구미시 인동39길 00(2층 상가)’ 또는 ‘여헌로3길 00(1층)’ 등 도심 상가 건물로 되어 있다. 물리적으로 대형 콘크리트 공장이 들어설 수 없는 위치다. 본지 취재 결과, 이 회사의 실제 콘크리트 제품을 생산하는 본사 공장은 구미가 아닌 경상북도 봉화군 봉화읍에 위치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콘크리트 옹벽 블록과 같은 관급자재는 부피와 중량이 매우 커서 제품 원가에서 운송비(물류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다. 공장이 100km 이상 떨어진 봉화에 있다면, 구미시 관내 공사 현장까지 무거운 콘크리트 자재를 수십, 수백 번 실어 날라야 한다. 구미 관내에 실제 공장을 두고 있는 타 경쟁업체들과 비교하면 원가 경쟁력에서 치명적인 열위에 놓일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장은 봉화에 두고, 납품은 구미로” 향하는 경제성 제로의 비상식적 납품이 구미시 관급계약에서 버젓이 통용된 것이다.


“돌아가며 발주? 운송비 제외라 문제없다?”… 구미시의 황당한 해명

본지의 취재가 시작되자 구미시는 “구미시에 주소지를 두고 있는 업체들에게 돌아가면서 발주를 하고 있다. 공장이 타 지역에 있더라도 상관없으며, 운송비는 입찰가에서 제외되므로 발주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하지만 본지가 데이터를 통해 검증한 결과, 구미시의 해명은 논리적 모순과 혈세 낭비의 정황을 스스로 자인한 꼴에 불과했다.


구미시의 해명과 달리 계약 데이터는 ‘특정 업체 일감 몰아주기’를 명백히 가리키고 있다. D사는 2천만 원 미만의 수의계약 예외 조항을 교묘히 이용해 2024년 5월 고아읍 공사에서 5,803만 원, 산동읍 공사에서 3,898만 원 등 법적 상한선을 훌쩍 넘는 계약을 단독으로 싹쓸이했다. 반면, 구미에 실제 공장을 둔 타 경쟁사(금오콘크리트, 주식회사 그린콘 등)는 300만~500만 원 남짓한 소액 계약조차 치열한 ‘일반경쟁’ 입찰을 거쳐야만 했다. 타 업체는 일반경쟁으로 내몰고, D사에게는 5천만 원이 넘는 금액조차 단독 수의계약 프리패스를 남발한 것이 과연 ‘돌아가며 공평하게 발주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는 지방재정의 효율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배임적 발상’이다. 운송비가 입찰(계약)가에서 제외된다는 것은 결국 구미시가 자재 대금 외에 봉화에서 구미까지의 막대한 장거리 화물 운송비를 시민의 혈세로 추가 지불하고 있거나, 혹은 업체가 물류비 손해를 감수하고 납품할 만큼 애초에 자재 단가가 부풀려져 있다는 뜻이다. 어느 쪽이든 ‘예산 절감’을 최우선으로 해야 할 지자체가, 코앞에 있는 관내 우수 공장들을 놔두고 막대한 운송비 리스크를 안은 타 지역 자재를 굳이 수의계약으로 사들일 경제적 타당성은 전혀 없다. 서류상 주소만 구미에 둔 페이퍼컴퍼니를 위해 세금을 길거리에 버리고 있다는 자백과 다름없다.


제보로 터진 스모킹건… 2026년 무을 세천 공사와 4.8억 초대형 계약의 진실

봉화 공장의 물리적 한계마저 무력화시킨 구미시의 특혜 의혹은 최근 불거진 ‘무을면 세천 정비공사’ 제보를 통해 결정적 꼬리가 밟혔다. “무을면 현장에 원거리인 영주·봉화 쪽에서 관급자재가 납품되어 의혹이 인다”는 제보를 검증한 결과, 구미시는 2026년 3월 10일 ‘무을면 무이리 세천정비공사’ 관급자재(2,970만 8,700원)를 일반경쟁 방식으로 D사와 체결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불과 2주 뒤인 2026년 3월 24일 체결된 ‘한천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 정비사업(3차)’ 계약이다. 구미시는 무려 4억 8,068만 원에 달하는 초대형 관급자재 계약을 D사에게 몰아주었다. 운송비의 치명적 불리함을 안고 있는 봉화 공장 제품이 관내 업체들을 제치고 수억 원대 규모의 일반경쟁을 손쉽게 싹쓸이했다는 것은, 특정 제품의 특허나 규격을 교묘히 지정해 타 관내 업체들이 애초에 진입하지 못하도록 장벽을 친 ‘무늬만 일반경쟁’이었을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한다.


재무제표상 D사의 부채비율은 97.17%로 동종 산업 평균(84.40%)을 크게 웃돌며, 신용등급 역시 모형등급 BB-로 경제 여건 악화 시 거래 안정성이 심각하게 우려되는 상태다. 이는 오직 구미시의 비정상적인 관급 일감 몰아주기에 의존해 몸집만 불려온 ‘사상누각’임을 방증한다.


공장은 먼 봉화에 두고 구미시 상가 건물에 서류상 주소만 둔 채 이뤄진 전형적인 페이퍼컴퍼니 위장 전입 의혹. “운송비는 제외되니 문제없다”며 타 지역 물류비를 시민 혈세로 떠안는 구미시의 무책임한 행정. 이 “공장은 봉화, 납품은 구미로” 향하는 기형적 계약 카르텔 뒤에는 발주처 내부의 강력한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일이다. 구미시의회와 상급 감사 기관은 혈세가 줄줄 새고 있는 이 납득할 수 없는 ‘관급자재 블랙홀’ 사태에 대해 즉각적이고 성역 없는 감사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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