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보도㉘]‘선거 72시간 전’ 1,250명 안동 원정…‘구미시산악연맹 한마음대회’ 위장 전방위 조직 동원·금품 살포 의혹 …

"절대 버스 바꿔 타지 말라"… 5일 전부터 치밀하게 기획된 군대식 통제 

 구미에선 '김장호 후보 눈도장', 안동에선 '안동사랑상품권 살포'

 

차량당 35만 원 왜 안 주냐" 고성… 전 구미부시장 인맥 얽힌 관권·금권 선거 파문

 

[한국유통신문= 김도형 기자] 선거일을 불과 사흘 앞둔 5월 31일 일요일, 구미시 관내 복수 단체 회원 1,250여 명이 버스 25대에 분승해 안동으로 향한 대규모 원정 행사와 관련해, 공직선거법상 금지된 대규모 조직 동원 및 관권·금권 선거 의혹이 제기되어 파문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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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시산악연맹 한마음대회 현장(사진 출처: 전국소기업총연합회)


출발지인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후보자가 직접 대규모 인파를 상대로 인사를 건넨 정황과, 안동 현지에서 1인당 1만 원 상당의 상품권이 살포되었다는 제보가 결합되면서 선관위와 사법당국의 즉각적인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1. D-3 새벽,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시작된 ‘조직적 인사’

사건의 서막은 5월 31일 오전 8시, 구미시 박정희체육관 주차장에서 열렸다. 당초 이번 행사는 ‘구미시산악연맹 한마음대회’라는 표면적인 명칭으로 고지되었으나, 현장 목격자와 참가자들의 진술에 따르면 주관사인 산악연맹의 순수 회원이 아닌 구미 전역의 관변·봉사 단체가 총동원된 정황이 확인됐다.


실제 현장을 목격한 제보자 A씨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단순 산악연맹 행사가 전혀 아니었다”라며, “차량마다 찾아가 직접 인터뷰를 진행한 결과 원평동 뒤 봉사단체, ‘함께 걷는 길’ 팀, 배식 봉사 단체, 바르게살기운동협의회는 물론이고 전통시장 상인들 중심의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까지 전방위적으로 섞여 탑승했다”고 폭로했다. A씨는 현장에서 시간과 장소가 명시되는 ‘타임스탬프’ 카메라로 1호차부터 마지막 25호차까지 전량 촬영하여 물증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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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출발하는 현장에는 구미시장 선거 김장호 후보가 직접 모습을 드러냈다. 김 후보는 자신의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안동으로 향하는 구미시 산악연맹 워크숍 및 한마음잔치에 들러 최병식 회장님과 회원분들께 인사를 드렸습니다”라며 당일 출발 전 현장 방문 사실을 스스로 인증했다. 해당 게시물에는 후보자 이름이 적힌 조끼를 착용한 선거운동원들이 대규모 인파 앞에서 인사하는 사진 34장 이상이 첨부되어, 선거일 직전 대규모 조직 동원을 인지하고 이를 선거운동에 활용하려 했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정황 증거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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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시장 후보 김장호 페이스북 캡처



2. 5월 25일부터 치밀하게 기획된 행동 지침과 탑승자 명단

본지에서 단독 입수한 SNS메신저 증거에 따르면, 이번 원정은 주말을 맞아 갑작스럽게 이루어진 야유회가 아니라 선거일을 겨냥해 5월 25일부터 치밀하게 기획된 조직 동원이라는 정황이 드러났다.


전국소기업총연합회(전소연) 구미지부는 지난 5월 25일부터 단체 채팅방을 통해 '구미시산악연맹 한마음대회'에 결합·참석한다는 사실을 사전에 공지하기 시작했다. 이어 5월 26일 화요일에는 전소연 구미지부 회장 명의의 공식 공지를 통해 "5월 월례회는 개최하지 않습니다. 5월 월례회는 '구미시 산악연맹과 함께하는 한마음 대회 및 선진지 견학'으로 대처(체)하여 월례회는 개최하지 않으니 참고하세요"라며 정기 내부 회의를 원정 행사로 강제 전설했다.


일사불란하게 움직인 증거는 이뿐만이 아니다. 5월 29일 금요일에는 "산악연맹&전소연 선진지견학에 참석 불가하신 회원님은 내일까지 사무국장 톡으로 꼭 연락 주세요. 당일 취소 및 불참은 운영에 많은 애로사항 발생합니다"라는 압박성 공지를 전송했다.


특히 최종 확보된 ‘산악연맹 한마음대회 참석자 명단’ 문서에는 16호차에 전소연 구미지부 회장을 포함한 45명, 25호차에 18명의 이름이 정밀하게 배정되어 있었다. 공지문 하단에는 “주의사항: 본인이 배정된 호차에 반드시 탑승 부탁드리며, 절대 버스를 바꿔 타시면 안됩니다. 통제에 협조 바랍니다”라는 군대식 행동 지침까지 명시되어 있어, 이번 행사가 자발적 유람이 아닌 고도의 행정적 통제 아래 수행된 ‘조직적 선거 동원’임을 방증한다.


3. 구미시청 대강당 열어준 밀착 구조…'사실상 관변단체' 법리 도마에

이처럼 구미시산악연맹이 타 단체들까지 흡수하며 거대한 동원력을 행사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지자체의 행정적·재정적 뒷받침이 존재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구미시산악연맹이 주관한 '세계 7대륙 최고봉 원정대 해단식'은 공공청사인 구미시청 4층 대강당에서 공식 거행된 바 있다.


당시 해단식에서는 구미시 공식 로고가 새겨진 연단이 사용되었고, 무대에는 구미시와 기업들의 공동 후원 현수막이 내걸렸으며, 김장호 후보 역시 시장 재임 시절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이를 지자체의 치적으로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법조계 전문가들은 민간 단체의 행사를 위해 구미시청 대강당을 전격 개방하고 시 명의의 후원을 공식화했던 구조를 두고, 이 단체가 법조문상 명시된 선거운동 금지 대상인 ‘산악회 등 동호인회’(공직선거법 제87조 제1항 제3호) 단계를 넘어, ‘사실상 구미시가 예산과 행정력으로 지원·육성해 온 관변단체나 다름없는 지위’를 갖고 있었다고 지적한다. 이는 공직선거법 제87조 제1항 제6호가 금지하는 ‘후보자가 실질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단체’ 요건을 정조준하는 대목이다.


4. ‘전 구미부시장’ 배용수 안동부시장…구조적 인맥 끈이 만든 ‘특혜·금품’ 의혹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출발한 1,250명의 방문단이 집결해 대규모 행사를 치른 장소는 안동시 산하 공공 행정시설인 ‘안동국제컨벤션센터(ADCO)’였다. 지역의 특정 산악회 명목 행사에 관내 핵심 민간·관변단체들이 총망라되어 안동시의 대형 컨벤션 시설을 일거에 대관하고 편의를 제공받은 것이다. 방문단은 컨벤션센터 일정을 마친 뒤 안동 월영교와 구시가지(전통시장) 일대를 차례로 방문했다.


이 과정에서 안동 현지 행정 책임자인 배용수 안동부시장의 과거 이력이 주목받고 있다. 취재 결과, 안동 현지에서 방문단원들에게 1인당 1만 원권 안동사랑상품권(총액 1,250만 원 상당)을 직접 지급했다는 제보가 접수된 배 부시장은 다름 아닌 구미시 부시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구미시 행정 구조와 관내 외곽 조직망의 생리를 누구보다 명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고위 관료가 안동시 행정의 부책임자로 자리를 옮긴 상황에서, 구미 지역 유권자들이 선거 직전 안동시 공공시설로 대거 이동하고 지자체 예산인 상품권까지 일제히 지급받은 유착 정황이 드러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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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안동 구시가지 현장에서는 대규모 인원이 한꺼번에 하차하면서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제보자 A씨는 “현지 상인연합회 측을 통해 확인해보니, 안동 구시가지 시장 바닥에서 ‘차량당 지급된다는 35만 원은 왜 안 나눠주느냐’며 고성이 오가는 큰 싸움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이어 “버스가 유권자들을 무더기로 갖다 부어놓으니, 내리는 사람마다 안동 상품권이나 찜닭 상자를 잔뜩 들고 나오면서도 ‘이게 무슨 축제도 아니고 줄 서느라 고생만 한다’며 불평불만을 터뜨렸다”고 현장의 생생한 분위기를 전했다.


5. 법조계 “인맥 매개로 한 ‘위장 동원’, 중대 관권·조직선거 혐의”

법조계 전문가들은 구미에서의 후보자 인사와 안동에서의 행정 편의 제공이 전·현직 부시장 인맥이라는 고리를 통해 시간차를 두고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점에 주목하며, 사법 처리가 가능한 중대 사안이라고 입을 모은다.


“표면적인 행사명은 ‘구미시산악연맹 한마음대회’이지만, 실상 전혀 다른 성격의 외곽 조직들이 일시에 버스를 나눠 타고 움직였다. 이는 전형적인 조직 선거의 패턴이다. 후보는 출발지에서 이들 유권자에게 눈도장을 찍었고, 이들은 그대로 전직 구미부시장이 재임 중인 안동으로 이동해 지자체 시설 대관과 상품권 편의를 제공받았다. 만약 이 과정에서 사전 교감이나 고위 관료 인맥을 통한 행정력 동원이 입증된다면, 이는 공선법 제87조(단체 선거운동 금지), 제86조(공무원 선거관여 금지), 제113조(기부행위 제한)가 결합된 중대 선거 범죄다.


사법당국의 즉각적인 강제 수사 촉구

선거를 불과 사흘 앞두고 1,250명의 유권자가 유기적으로 움직인 이번 사안은 일자별 메신저 공지 캡처, 강제 통제 지침이 담긴 차량별 명단 문서, 후보자의 출발지 사전 인사 사진 등 움직일 수 없는 물증들로 결합해 있다.


경북도 선관위와 사법당국은 관내 외곽 조직망과 전·현직 고위 관료 인맥을 매개로 지자체의 행정 자산 및 예산이 선거에 유용되었는지, 특혜성 대관 및 상품권 집행 과정 전반에 대해 즉각적인 압수수색 등 강제 수사에 착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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