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취재] “캠프 핵심이 사토 사업 관여 정황”… 구미 사토 매각 비리 의혹, 행정 비리 넘어선 정치 유착

사회부 0 930

입찰은 비공개, 단가는 3분의 1, 낙찰업체는 선거캠프 인사 출신

"누가 설계했나" 사토 매각 뒤에 숨은 캠프 그림자, 관행 근절 첫걸음

 

[한국유통신문= 김도형 기자] 경상북도의 감사 결과, 구미시의 ‘사토(土砂) 매각’ 사업이 행정적 부적정으로 결론 나며 사실상 비리 의혹이 공적 근거를 얻었다.

그러나 새롭게 드러난 정황은 행정의 범위를 넘어 ‘정치적 이해관계’의 연결고리를 보여준다.

복수의 지역 관계자 증언에 따르면, 문제의 매각 사업을 따낸 조경업체 대표가 구미시장 후보 선거캠프 핵심 관계자로 활동했던 인물로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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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 사토 매각 비리 의혹 관련 인포그래픽

 

 

이에 따라 이번 사건은 단순히 행정 착오로 치부하기 어려운 정치 캠프 출신 인사의 이익 개입 의혹으로 확산되고 있다.


경북도 감사 결과는 이미 이 사업의 절차적 문제를 명확히 지적했다.

감사에 따르면 구미시는 하천 점용료를 기준으로 사토 가격을 산정해 시세 대비 약 세 배 낮은 단가로 공공자산을 처분했다.

또 입찰 공고를 국가자산거래 플랫폼 ‘온비드’가 아닌 ‘토석정보시스템’에만 공개해 특정 업체만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이는 이후 예산 5억 원 증액, 운반거리 조작 정황으로 이어졌다.

경북도는 이러한 행정을 “공정성과 투명성 원칙을 훼손한 대표적 부적정 사례”로 판단하고, 구미시에 관련 공무원 중징계 및 수사의뢰를 권고했다.


“캠프 사람에게 간 사업권”… 복수의 증언이 일치한 연결고리

 

구미 지역 정치권과 시민사회 관계자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대목은 “누가, 어떻게 사업 구조를 설계했는가”이다.

복수의 인터뷰에 따르면, 해당 사업을 수주한 조경 관련 업체 대표는 2022년 지방선거 당시 시장 후보 캠프에서 조직운영을 맡았던 인물로 전해진다.

이 인사는 선거 이후 구미시의 낙동강 복원사업과 관련된 하도급 계약 및 회의 과정에도 일부 참여했다는 증언이 나온다.

한 지역 정치 관계자는 “입찰을 온비드 대신 토석정보시스템에 올린 것은 전문적 접근이 필요한 절차인데, 행정 실무자가 독단적으로 그렇게 할 가능성은 낮다”며, “정무 라인을 통해 행정 판단에 영향을 미쳤을 개연성이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구미시의회 관계자는 “사업규모 수억대의 계약이 시장 결재 없이 진행됐다는 해명은 행정 경험상 납득하기 어렵다”며, ‘보고라인의 고의 누락 혹은 침묵’ 가능성을 제기했다.


더불어민주당 구미시지역위원회 관계자들의 내부 회의에서도 같은 문제의식이 공유됐다.

관계자들은 “단가 산정부터 입찰 게시 절차, 예산 증액까지 정치적 연계가 작용한 정황이 명확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또 실제 매각된 자재가 단순한 토사가 아닌 골재(건설용 자재)에 가깝다는 점에서, “자산 가치 축소를 통해 특정 업체 이익을 준 행정 왜곡”이라 비판했다.

당 관계자는 “당시 선거캠프와 행정조직이 맞닿은 인맥 구조를 추적해야 한다”며 “감사가 행정 부적정에서 멈춘다면 진상 규명은 불완전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시장 몰랐다는 해명, 구조적으로 설득력 부족”

 

대구MBC와의 인터뷰에서 김재우 구미시의원은 “5억 원 예산 증액은 팀장이 자의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며 “시장 결재나 최소한의 인지가 없었다면 조직 통제 실패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구미시의 공식 해명(‘시장 보고 없음’)과 정면으로 충돌한다. 이에 따라 행정적 책임의 범위는 단순 실무자를 넘어 시장 본인 또는 정치 라인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높다.



경북도의 감사는 행정 절차의 문제를 밝혔지만, 이번 탐사결과는 그 절차를 기획하고 실행한 비공식 네트워크의 존재를 드러낸다.

‘캠프 출신 인사가 사업을 수주하고, 결정적 행정 절차가 비공개 시스템에서 진행되며, 이후 예산이 비정상적으로 증액된’ 일련의 구조는 단순 행정부실이 아닌 정치적 영향력 행사의 결과물이라는 게 지역사회의 대체적 해석이다.


구미시가 단순 징계로 사안을 마무리하려는 태도를 보이자, 더불어민주당 구미시지역위원회는 “이 사건은 지방권력과 행정의 경계가 모호해진 대표적 사례”라며 “캠프 라인 전체를 포함한 수사 없이는 진상 규명도, 시민 신뢰 회복도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사건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금액이 아니다.

공공의 자산이 정치 네트워크를 통해 이동할 수 있었던 구조, 그리고 그 과정을 ‘몰랐다’고 말할 수 있었던 행정 시스템 그 자체다.

경북도의 감사는 행정 절차의 '부적정'을 지적했으나, 시민들은 그 배후에 '누가 개입했는가'를 묻고 있다.


사건의 핵심은 단순 실수가 아닌, 지방 정치에서 뿌리 깊은 '선공후사(先功後私)' 관행인 '선거캠프 공로자에 대한 공공사업 특혜 배분'의 연장선으로 보인다.

이 오랜 정치적 습속을 근절하기 위해, 캠프 인사 연루 의혹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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