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수요특강, 강의 주제 돌연 바뀌어…과업 목적과 괴리 지적
“혁신 교육이 건강 강의로 둔갑…1.8억 혈세, ‘행사성 집행’ 논란 증폭”
[한국유통신문= 김도형 기자] 경북 구미시가 매주 진행하는 ‘굿모닝 수요특강’이 강의 주제를 돌연 바꿔 논란을 낳고 있다. 당초 제152회 특강은 영남유교문화진흥원 노진환 원장이 ‘야은 길재, 영남사림파 학맥의 뿌리’를 주제로 강연하기로 공지됐지만, 막상 무대에 선 이는 신경원 강사였고, 주제도 ‘내 몸에 맞는 체질 건강 밥상’으로 교체됐다.
노진환 영남유교문화진흥원 원장 경상북도 화공특강 강연 현장(자료출처 혜윰 블로그)
이번 수요특강 위탁용역사는 교육 전문기관 ㈜혜윰이다. 이 회사는 지난 5월 29일에도 경상북도 ‘화공 굿모닝 특강 332회’에서 노 원장을 연사로 초청, ‘대한민국의 미래와 경상북도’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한 바 있다. 당시 혜윰은 노 원장을 “경북고속 노진환 회장님은 영남 유교문화원 원장이자 안용복 재단 초대 이사장”으로 소개하며 지역 사회와 미래에 대한 식견을 강조했었다.
문제는 이번 사업이 단순한 강좌 성격이 아니라, 1.8억 원 예산이 책정된 구미시의 위탁용역 계약 사업이라는 점이다. 강사 섭외와 운영을 맡은 ㈜혜윰은 입찰 과정에서 단독 낙찰로 계약을 따냈다. 애초 계약 지침에는 “시정현안과 도정·국정 과제, 최신 트렌드 중심의 강좌 운영”이 명문화돼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 건강·생활정보 수준의 강연으로 변질된 것이다.
행정은 절차 지켰다지만…실질 경쟁 없는 ‘짜여진 계약’
이번 사업은 처음 공고가 유찰되고, 이후 잦은 정정·재공고 끝에 ㈜혜윰이 단독 낙찰해 지난해 1월 최종 계약이 체결됐다. 계약금액은 1억7,120만 원, 책정 예산의 95% 수준으로 사실상 ‘예산 소진형’ 계약 구조다.
겉으로는 지방계약법상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하지만 지역 제한 입찰에 사실상 경쟁자가 없었고, 단독 낙찰로 이어진 점은 “경쟁입찰이라는 제도의 취지가 무색하다”는 비판을 낳는다.
더 큰 논란은 강연 주제 변경이다. 과업지시서에는 “강사진 확정 이후 변경 시에는 반드시 구미시의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그러나 이번 교체 과정이 과연 정식 승인 절차를 거친 것인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시정 비전과 정책 추진방향을 논의해야 할 자리에 느닷없이 건강식 강좌가 끼어든 것은 사업 목적 자체를 희석시킨다는 지적이다. 한 공직자는 “행정혁신과 시정 방향을 공유해야 하는데, 생활 정보 행사로 변질되면 세금 들여서 왜 이런 특강을 하는지 설명이 어렵다”고 꼬집었다.
‘행정혁신’ 대신 ‘행사 치르기’
구미시는 굿모닝 수요특강의 과업 목적을 “새로운 행정 수요 대응, 적극행정 역량 강화, 미래 핵심산업과 시정 추진방향 반영”이라고 못 박고 있다. 그러나 실제 운영은 강사 교체와 주제 변경으로 본래 목적과 일탈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1.8억 원이라는 혈세가 투입된 사업에서, 절차는 지켰다는 행정의 논리만으론 시민을 설득하기 힘들다. ‘혁신 교육’의 이름으로 포장된 특강이 단순한 이벤트로 반복된다면, 이는 행정 혁신이 아니라 세금 낭비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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