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 산신령, 장아찌에 담은 독창 철학… “발효는 삶과 문명의 은유”
예천의 ‘산실용’이라 불리는 산신령, 음식·언어·철학 아우른 새로운 시선 제시
【한국유통신문= 김도형 기자】 흔히 장아찌라 하면 짭짤한 밑반찬쯤으로 인식되지만, 예천에서 ‘*산실옹(山室翁)’이라 불리는 예천 산신령의 눈에는 전혀 다른 세계가 담겨 있다. 그는 장아찌를 음식의 범주를 넘어 언어와 철학, 심지어 인류 문명의 기원과 연결 지으며 독창적인 해석을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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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醬)은 즐거움, 찌는 고대 문명의 흔적”
예천 산신령은 장아찌라는 이름부터 다시 풀어낸다. 그는 ‘장(醬)’이 단순히 발효된 양념이 아니라, 영어의 ‘joy(즐거움)’·‘enjoy(즐기다)’와도 통한다는 발상을 펼친다. 먹는 행위 자체가 인간의 원초적 즐거움이라는 해석이다.
또한 ‘찌’는 고대 언어의 ‘mouth(입)’와 연결된다고 주장하며, 언어의 어원보다 소리와 의미가 불러일으키는 상징적 연상에 주목한다. 이는 학문적 정설과는 거리가 있지만, 음식의 이름 속에서 삶의 본질을 찾으려는 상징적 탐구라는 점에서 신선한 울림을 준다.
■ 혀 전체와 향으로 완성되는 ‘완벽한 맛’
예천 산신령의 철학은 맛에 대한 정의에서도 빛난다. 그는 “혀의 일부가 아니라 전체로 맛을 느껴야 완전하다”고 말한다. 또한 풍미의 핵심은 후각, 즉 후비강향(口鼻香)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한다. 이는 현대 미각과학에서도 뒷받침되는 주장이다.
그가 제시하는 ‘완벽한 장아찌’는 강황·올리브 오일·약재 등을 결합해 새로운 차원의 음식을 지향한다. 단순한 절임 반찬이 아니라 건강과 향, 문화가 어우러진 재창조물이라는 것이다.
■ “빠른 발효야말로 완벽한 상태”라는 도발
발효에 대한 그의 견해는 더욱 도발적이다. 전통적으로 발효는 느림과 기다림의 미학으로 이해되지만, 예천 산신령은 “빠른 발효가 진정한 완벽”이라고 주장한다. 이는 과학적 논란의 여지가 크지만, 기존 패러다임에 도전하는 대담한 관점으로 주목받는다.
특히 그는 가루 형태의 장아찌, 오일을 곁들여 혀 전체에 퍼지는 맛을 구현하겠다는 발상을 내놓는다. 전통 액체 기반 장아찌에서 벗어나, 발효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식품 소재 개발 가능성을 제시한 셈이다.
■ 음식에서 철학·문화로 확장
예천 산신령의 사유는 결국 음식 너머로 확장된다. 먹는 즐거움을 인간의 본원적 권리와 자유로 연결하며, 장아찌를 통해 삶의 본질을 묻는다. 또한 남아시아의 피클 ‘아차르’와의 연관성을 언급하며, 음식 문화의 교류와 전파를 탐구한다.
이는 단순한 요리 철학이 아니라 문화인류학적, 철학적, 종교학적 시각이 겹쳐진 사유로, 음식이 인간 사회와 문화, 나아가 자유와 해방의 상징이라는 인식을 불러일으킨다.
■ “장아찌는 세계를 향한 새로운 언어”
예천 산신령의 주장은 학문적으로는 정설과 차이가 있지만, 그의 사유는 장아찌라는 평범한 음식에 상징과 창의성을 부여하며, 고정관념에 도전한다. 이는 식품 산업에서도 스토리텔링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강력한 경쟁력이 될 수 있다.
“장아찌는 단순한 반찬이 아니라 인간과 문화, 철학을 담는 그릇”이라는 그의 철학은, 예천이라는 작은 고장에서 세계로 향하는 음식 문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산실옹(山室翁) 스토리텔링
산실옹(山室翁)은 조선 후기 문인 김창협(1651~1708)이 쓴 시 「주옹과 복부 대화기(夜臥 聞主翁與僕夫語記之)」에 나오는 인물로 확인되며, 이는 노인과 하인의 대화를 통해 인생의 어려움을 담담하게 읊은 한시로 알려져 있다.
예천 산신령 B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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