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의 인물] 모래판의 장사를 키운 40년, 이제 금오산에서 인생 2막을 오르다
김종화 전 구미시청 씨름팀 감독, 구미 씨름의 기반 다지고 수많은 장사 배출
2002년부터 20년간 실업팀 지휘…최우수 감독상 네 차례 수상
1년 365일 금오산 정상 오르며 지역 체육과 청소년 위한 새로운 역할 모색
씨름판에서 승부를 준비할 때마다 그는 산을 찾았다. 중요한 대회를 앞두고 마음이 답답해지면 금오산에 올라 선수들의 선전을 기원하고 흐트러진 마음을 다잡았다. 그렇게 시작된 산행은 어느덧 삶의 일부가 됐다.
40년 가까이 구미 씨름의 기반을 닦으며 수많은 장사를 길러낸 김종화 전 구미시청 씨름팀 감독. 씨름 현장을 떠난 지금도 그는 하루도 빠짐없이 금오산 정상에 오르며 인생의 새로운 승부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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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유통신문 유튜브 채널 한국유통방송은 9월 11일 구미시 금오산 채미정에서 김종화 전 감독을 만나 씨름인으로 살아온 세월과 금오산을 매일 오르는 이유, 앞으로의 포부를 들었다.
선수에서 지도자로…구미 씨름의 뿌리를 내리다
김종화 전 감독의 삶은 씨름과 함께했다. 선수 생활을 마친 뒤 구미초등학교와 구미중학교에서 후진을 양성하며 지도자의 길에 들어섰다. 어린 선수들의 가능성을 발굴하고 기본기를 다지는 일부터 시작해 구미 씨름의 토대를 차근차근 쌓아 올렸다.
2002년부터는 구미시청 씨름팀을 맡아 20년 동안 실업 씨름의 최전선을 지켰다. 김 전 감독이 이끄는 동안 구미시청 씨름팀은 아마추어 개인전 92회, 단체전 17회, 프로대회 민속리그 체급별 25회 우승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박정석·이태현 천하장사를 비롯해 여러 장사를 배출한 것도 그의 대표적인 업적이다. 화려한 우승 기록 뒤에는 선수들의 체력과 기술은 물론 심리 상태까지 세심하게 살펴야 했던 지도자의 오랜 고민과 책임감이 자리하고 있다.
김 전 감독은 대한씨름협회 이사와 심판, 전국대학연맹 심판을 역임하며 씨름계 전반의 발전에도 힘을 보탰다. 지도력을 인정받아 최우수 감독상을 네 차례 수상하기도 했다.
“금오산에서 기도하고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김 전 감독에게 금오산은 단순한 등산 장소가 아니다. 선수와 감독으로 치열한 승부의 세계를 살아오는 동안 마음을 내려놓고 다시 일어설 힘을 얻었던 특별한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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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감독 생활을 하다 보면 마음이 무척 답답할 때가 많았다”며 “시합을 앞두고 잠이 오지 않을 때면 산에 올라 선수들이 경기를 잘 치를 수 있도록 나름대로 기도하고 마음을 다잡았다”고 회상했다.
이어 “금오산은 정말 좋은 산이고 명산”이라며 “금오산 때문에 구미에서 살고 있는 것 같고, 지금도 이 산에서 살아갈 힘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선수들의 승리를 간절히 바라며 올랐던 길은 이제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는 길이 됐다. 그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1년 365일 금오산 정상을 향한다.
“아침에 일어나면 정말 가기 싫은 날도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금오산에 가지 않으면 다른 모든 일까지 포기하게 될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매일 반복되는 산행은 체력 관리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는 훈련이자 씨름판에서 평생 다져온 인내와 정신력을 이어가는 방식이다.
정상에서 시민들과 나누는 긍정의 에너지
금오산을 오르는 시민들 사이에서 김 전 감독은 이미 낯익은 인물이다. 비가 오거나 몸이 무거운 날에도 묵묵히 정상을 향하는 그의 모습은 많은 등산객에게 자극과 동기를 전한다.
특히 젊은 등산객들은 그에게 “정말 매일 산에 오르느냐”고 묻곤 한다. 김 전 감독은 그때마다 하루도 빠짐없이 정상에 오르고 있다고 답하며 운동과 꾸준함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그는 최근 젊은 세대의 운동 부족을 안타깝게 바라보고 있다. 스마트폰과 디지털 기기의 사용이 일상화되면서 청소년과 청년들이 몸을 움직일 기회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김 전 감독은 “요즘 젊은 학생들을 보면 평소 운동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며 “금오산 정상에서 학생들을 만나면 꾸준히 운동하고 도전하는 삶에 대해 이야기해 준다”고 말했다.
말로만 운동을 권하는 것이 아니라 매일 산에 오르는 행동으로 직접 본보기가 되겠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금오산 알리고 어르신 생활체육에도 힘 보태고 싶다”
김 전 감독은 금오산의 가치를 더 널리 알리는 일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전국 각지에서 금오산을 찾는 사람들에게 산의 매력과 구미의 이야기를 전하며 자연스럽게 안내자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며칠 전에는 광주에서 여성 세 분이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한 채 차를 몰고 금오산을 찾아왔다”며 “직접 산을 설명해 드리면서 금오산이 전국적으로 사랑받을 수 있는 명산이라는 사실을 다시 느꼈다”고 전했다.
씨름인으로 평생 다져온 경험과 체력을 지역사회를 위해 활용하는 것도 그의 새로운 목표다. 앞으로 파크골프를 비롯한 생활체육 분야에서 어르신들의 건강 증진을 돕고, 청소년들에게 운동의 가치와 도전정신을 전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김 전 감독은 “씨름으로 다진 몸과 정신력을 바탕으로 어르신들의 생활체육을 위해 노력해 보고 싶다”며 “금오산도 더 많이 알리고, 젊은이들에게 본보기가 될 수 있도록 평생 꾸준히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모래판에서 배운 끈기, 산길에서 이어가다
씨름은 상대를 쓰러뜨리는 경기이지만, 진정한 승부는 스스로를 이겨내는 데서 시작된다. 김종화 전 감독이 수많은 선수를 장사로 키울 수 있었던 힘도 재능만을 쫓기보다 매일의 훈련과 흔들리지 않는 정신을 강조한 데 있었다.
모래판을 떠난 뒤에도 그의 승부는 끝나지 않았다. 운동화를 고쳐 신고 하루하루 금오산을 오르는 일, 산에서 만난 시민과 청소년에게 따뜻한 격려를 건네는 일, 평생 쌓아온 체육인의 경험을 지역사회에 돌려주는 일이 새로운 도전으로 이어지고 있다.
구미 씨름의 역사를 일군 지도자에서 금오산의 든든한 길동무로 변신한 김종화 전 감독. 정상에 오르기 싫은 날에도 다시 한 걸음을 내딛는 그의 모습은 우리에게 말한다.
삶의 장사는 단번에 탄생하지 않는다.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고,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하루의 약속을 묵묵히 지켜낼 때 비로소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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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어(interviewer): KTN한국유통신문 발행인 김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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