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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휘 시집 '꽃, 시를 심다' 출판기념회, 구미의 새로운 문화 이정표 제시

김도형 0 114

류충남 시인 '시란 생성되는 것' 신휘 시인의 시어는 생성의 결정체

이동순 시인, 김천과 구미의 시문단에 신휘가 있어 든든하다

 

(전국= KTN) 김도형 기자= 13일 오후 4시 구미시 형곡동에 위치한 구미시립중앙도서관 대강당에서 신휘 시인의 두번째 시집 '꽃이라는 말이 있다' 출판기념회가 열려 꽃으로 둘러싸인 연못에 나비가 파장을 일으키 듯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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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세월 역사문화도시로서 명맥을 이어온 구미에서 문학적 소양이 어디론가 도망쳐 버린 듯한 척박하고 메마른 이 땅에, 한줄기 내린 단비와 같은 주옥같은 시간이 펼쳐졌다.

 

시는 생성되는 것

 

사회를 맡은 류충남 시인은 이날 열린 출판기념회의 의미에 대해 "신휘 시인의 출발을 축하하는 자리이기도 하며, 북토크를 통해 책에 대해 담론을 나누고 시인에 대해 알아가는 편안한 이야기의 장이 되는 자리다."라고 설명했다. 

 

류 시인은 '꽃이라는 말이 있다' 시집의 제목을 상기시키며  "시인과 시가 굉장히 낭만적인 것으로 알고 있으나 시인들을 오해하는 부분이다. 시인은 굉장히 처절하기도 하고 자신이 가장 창피하고 부끄러운 자신의 삶을 나타낸다."라면서 시의 본질에 대해 언급하며 "꽃이 아름답다는 묘사 처럼 지시하는 말이 아니라 시는 스스로 생성되는 말이다"라고 해 시에 대한 정의를 내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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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라는 말이 있다' 시집은 시인의 슬픔을 엮었다고 말한 류 시인은 "본인의 눈물과 슬픔 그리고 상처가 꽤나온다."라며 자전적인 내용을 담은 새로운 시어들로 가득차 있다고 촌평했다. 한편으로 "시는 스스로 생성되는 것"이라고 말한 류춘성 시인은 "신휘 시인의 시는 거의 생생된 시어다."라며 찬사를 보냈다.

 

자신의 학창시절의 경험을 통해 가질 수 없는 아픔에 대한 기억의 편린을 가진 신휘 시인은 "굴비는 슬픔이 새롭게 생성됐으며 누구나 다 앉아서 울고 싶을 때가 다 있다. 이 시를 보면 저는 떨어지기 위해 사는 사람이다. 운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었다. 내 스스로 글을 쓰지 않으면 방법이 없다."라고 해 시인의 시작을 한 배경에 대해 알렸다.


고등학교 진학을 앞둔 시절에 좌절을 맛본 신휘 시인은 당시의 심경에 대해 "떨어지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다. 운다고 해결된 일이 아니다. 3일을 울어도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한다. 고등학교 입시에서 생애 첫 좌절에 부닥친 신휘 시인은 잠 못이루는 밤 새벽에 밖에 나와 고등학교를 어디에 갈까를 고민 하며 밖에서 울면서 별을 보는데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었다고 회상했다.

 

별이 왜 아름다운 가에 대해 생각하게 된 신휘 시인은 "멀고 가질 수 없기 때문에 아름답다고 느꼈고 소유문제에 대해 가질 없기 때문에 아름답다"는 결론을 얻음으로써 소유의 문제와 존재론에 대한 이상을 파기 시작했던 것이 시에 대한 첫 출발선상이었음을 이해시켜줬다.

 

대학에 입학 후 아웃사이더로 살아온 신휘 시인은 모든 것이 시시했다. 무엇이든 어느정도 올인을 하고 나면 흥미를 잃어버리는 것이 반복됐고 시에 대한 접근 방식 역시 마찬가지였다. 신휘 시인은 "시도 그랬다. 오기로 덤비면 이길 줄 알았다. 하지만 아무리 시를 써도 수 없이 읽어도 안자빠지는 것이었다. 미치고 환장할 노릇, 천형이라고 생각했다."라며 시인들이 그렇게 위대하게 보일 수 밖에 없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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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출판기념회 자리에서 이동순 시인과 함께 이야기하는 날이 오리라는 것을 상상도 못했다고 심경을 고백한 신휘 시인은 "시인은 사람이 아닌줄 알았다. 처음에는 기술인지 알았다. 모든 수단과 방법을 썼지만 매일 쓰러졌다."며 시의 높은 장벽에 좌절을 맛보며 매일 시와 맞짱을 떳던 일화와 함께 정호승 시인의 '갈대연작'을 읊으며 결국 자신을 일으키는 것은 시밖에 없었다는 깨달음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북콘선트에 패널로 참석한 이동순 시인은 박기영 시인이 추천해 알게된 신휘 시인에 대한 뒷이야기를 설명하면서 "박기영 시인은 허투로 말하는 사람이 아니다."라면서 신휘 시인의 존재에 대해 "깜작 놀랐다."라고 했다. 시인 동아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지 46년째라고 밝힌 이동순 시인은 "많은 시인을 만났으나 세월이 흘러갈 수록 느껴지는 허탈감이 있다"며 작품의 성숙도가 떨어진 시집을 발간하는 세태에서 "시인이 갖는 본질의 힘은 전체적으로 통일감, 완성미, 성숙도를 따질 때 마음에 와닿는 시를 음미해보는 습관이 있다"고 해 신휘 시인은 만만한 시인이 아니며 치열성이 대단하다고 평했다. 

 

이동순 시인은 자신에게 시를 평가받기 위해 보내오는 많은 시들에 대해 종이가 아깝다며 혹평을 한다는 사실과 함께 시집 내기가 손쉬운 시대에 시인이 갖는 본질의 힘을 단련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왜 신휘라는 시인을 몰랐나라며 반문한 이동순 시인은 신 시인의 시집을 읽으며 감탄사를 연발했다는 사실과 함께 "만만한 시인이 아니다. 치열성이 대단하다. 왜 진작 몰랐던가, 구미 김천 지역에 신휘가 자리해 참으로 든든하다."며 선배 시인으로서 소감을 피력했다.


전체적으로 신휘 시인의 시에 대해 높이 평가한 이동순 시인은 한국 시문학사가 1960년대 후반까지는 향토적 전통적 서정이 주류였으나, 서구의 모던니즘이 결합함으로써 시인 자신이 써놓고도 무슨 소리인지 모르는 불분명한 시를 스스로 빠져드는 사례가 있었다고 말한다.
 
이동순 시인에 따르면 1970년대 이후 신경림 시인의 '농무' 시집 이후 시문단은 엄청난 전환점을 맞이했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읽고 공감하고 함께 받아들 일 수 있는 시가 펼쳐졌으나 그 이후 분단시대 나타나는 시대적인 속성으로 인해 시가 너무 격렬해지고 정치적인 구호와 같은, 이론적 성향이 강한 서정성이 배제된 이런 불분명함 때문에 시의 미래 전망을 어둡게 한 시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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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휘 시인 세대에 이르러서 과거의 전통적 서정과 현실감에 대한 둘간의 적절히 균형잡힌 시로 멋진 배합을 만든 시대에 도달했다고 평한 이동순 시인은 "위선으로 점철된 무엇인가 시인인체 하는 풍토에서 신휘 시인의 시 세계는 굉장히 겸손하고 자신을 낮췄다. 자신의 옛적 아픔을 낱낱이 드러냈다."라는 말과 더불어 신휘 시인이 시작 연습을 위해 선배 시인의 시를 늘 외웠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이동순 시인은 41년 세월을 영남대에서 시론과 시창작을 가르쳤으나, 신휘 시인의 시를 접하며 이단계에 이르기까지 내적인 시의 완성에 도달한 것에 대해 상당히 고무적이었다는 솔직한 심경을 전했다.

 

'꽃이라는 말이 있다' 출판기념회 에필로그

 

신휘 시인의 존재감이 새롭게 평가되기도 한 출판기념회는 그동안 볼 수 없었던 구미의 '시토크콘서트'라는 새로운 문화의 전환점을 예고한 자리기도 했다. 

 

한편으로 이날 '꽃이라는 말이 있다' 출판기념회를 통해 시란 누구나 쉽게 다가갈 순 있으나 쉽게 완성할 수 없는 속성을 갖는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악마의 시(The Satanic Verses)'라는 환상소설을 쓴 인도출신의 영국 소설가 살만 루시디는 "시인이 할 일은 이름이 없는 것에 이름을 부르고 부정한 것을 가리키며 자세를 바로 잡는 것 그리고 논쟁을 시작하고 잠들기 전까지 이를 세상에 표현하는 것"이라고 했으리 만치 시의 세계는 치열하고 복잡성이 존재한다. 편안하게 시를 접하고 싶은 독자들에게 있어 시의 진중함의 무게는 역설적으로 시를 멀리 떠나보내게 만들 수 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알고 있는 시란 무엇인가? 혹자는 시란 "눈먼 부엉이의 노래, 바다와 파도의 외침, 늑대들의 울부짖음, 땅이 내쉬는 깊은 한숨" 등으로 묘사한다. 또는 시인들은 고뇌와 기쁨들을 보는 천개의 눈을 가졌다고 하며 천개의 눈으로 천개의 세계를 본다라고도 묘사한다.

 

어떤이는 시는 '견자'라고 하여 본다는 것은 시작의 시작점이며, 사물과 세계를 본다는 것은 앎의 관점에서 파악하고 이해하면서 관조하는 행위이기 때문으로 "본다는 것은 지각의 단초가 되는 행동이며 사물이 지각되는 바대로 존재한다면 시인은 그 지각의 특성과 확장성에 주목받는다."고 말한다. 이는 시인이 드러내는 지각의 특성은 항시 다르게 보기와 낯설게 보기의 결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시는 씌워지면서 지워지는 속성, 시가 품은 비밀스러운 내면성의 원리

 

예상을 했던 일이지만 '꽃이라는 말이 있다' 출판기념회를 지켜보며 시에 대한 세상사람들의 무관심을 다시 한 번 절감하기도 했다. 실제로 우리는 여러 곳에서 시가 사멸하고 시인이 사라지는 징후들을 감지한다. 시는 이미 수없이 많은 곳에서 살해되고 매장되었으며 더러는 화석이 된 현실에서, 시는 교과서와 수험용 참고서, 수험생의 필답고사 시험지와 고서 박물관에서만 찾아 볼 수 있는 존재로 인식되어가는 시대상황이 못내 아쉽다.  시에 대한 이해와 깊이있는 시론 교육이 수반되야할 시대적인 상황에 봉착한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본다.

 

인간의 말이란 불완전성을 바탕으로 현실을 표현하는 한없이 부족한 존재다. 말로 인해 상처받고 말로 인해 웃는다. 시어는 특히 그렇다. 박기영 시인은 시인을 '딴따라'에 비유하기도 하리만치 시인조차도 시에 대한 시각이 그다지 곱지만은 않아 보인다.

 

시쓰기는 말을 도구로 쓰는 일이 아니라 말을 갖고 노는 일일 수도 있다. 말이란 속성이 유희성 안에 있을 때서야 비로소 온전하며 좋은 시는 항상 말의 부재 속에서 나타난다라고도 한다.

 

시를 쓸 때에는 세상과 동떨어진 가장 먼 이미지들을 데려와야 한다고도 하며 시어의 대상과 먼 이미지들 사이에 모호함을 타고 나가는 시인 특유의 끈질김이 시의 존재감을 세상에 탄생시킨다.

 

류충남 시인이 신휘 시인 출판기념회에서 정의 내렸던 '시는 생성되는 것'이란 말에서 창조적 자신감의 결정체가 바로 '시'임을 느낌 가지게 만든 자리였다.

 

<저작권자(c)한국유통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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