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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떼뉴텍 그림이야기 (17) - 큰 파도 (호쿠사이)

토마스 0 6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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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N = 전국] 이용범 기자 = 날카로운 발톱을 세우고 포효하는 파도, 그 밑에 거대한 파도에 휘말리고 있는 배와 살기 위해 매달린 사람들, 귓가에 거대한 파도 소리와 멀리서 이를 지켜보듯 굳건하게 서 있는 눈 덮인 후지산이 생동감 넘치는 그림이다. 이 그림은 일본 ‘자포니즘’을 열어 간 일본 목판화가 중 한 명인 호쿠사이의 작품이자 일본을 대표하는 그림이다. 강렬한 파도만큼이나 이 작품은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특유의 색감, 전면을 압도하는 화면 구성, 힘 넘치는 묘사는 첫눈에 이 그림을 보는 사람의 머릿속에 각인시키기 충분하다.

 

 

인상주의 창시자 모네도 고흐도 이 작품을 소유하고 있었다고 한다. 원본이 아니라 판화를 찍어내 '우키요에' 작품으로 말이다. 도자기의 포장재로 유럽에 들어온 이 포장 그림에 이들이 매료된 것이다. 특히, 고흐는 동생 테오에게 “파도의 발톱들, 배들은 거기에 걸려든 거야, 난 그게 다 느껴져…”라고 적었다.

 

이 작품은 원래 목판화로 만들어졌기에 한번 틀을 만들면 계속해서 찍어 낼 수 있었다. 유럽으로 전파되어 알려지기 전까지 일본 안에서는 고급 예술로 취급받지 않았다. 나무 틀에 그림 모양을 새겨 넣고 잉크를 발라 찍으면 되는 것이라 가격도 저렴했다. 에도시대 일본의 일상적 모습을 목판화로 만들고 찍어 내어 만든 작품을 ‘우키요에’라고 한다.

 

아래 그림은 러시아 화가 이반 조프스키의 ’9 번째 파도'이다. 같은 파도를 배경으로 그린 이반 조프스키의 그림과 후쿠사이의 그리을 비교해 보면 재미 있다. '9번째 파도'는 성난 파도와 파도에 부서진 배에 몸을 싣고, 운명을 바다에 맞기고 있는 그림이다. 자신의 의지로 난국을 헤쳐나간다기 보다는 신과 자연에 몸을 맡긴 한낱 힘 없는 인간의 수동적인 자세의 그림이다.

 

그러나 호쿠사이의 큰 파도에서의 어부들은 다르다. 큰 파도가 금방 덮칠 위급함 속에서도 두려움 없이 정진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목적을 위해서라면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결연한 자세를 지닌 야망을 품은 자들의 비장함이 보이는 그림이다. 금방이라도 파도가 뱃사람을 덮칠 것 같은 위급한 상황이지만 먼발치에서 비라 보고 있는 후지산은 대자연의 어머니처럼 오히려 초연한 듯 서정미까지 느끼게 한다.

 

후쿠사이의 그림, '큰 파도'는 유럽의 인상주의 화가에게 영향을 미쳤을 뿐 아니라 음악가에도 영감을 불어 넣어 ‘드뷔시’로 하여금 교향곡 ‘바다’를 작곡하게 만든 작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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