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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떼뉴텍그림이야기(32) - 환영을 통해 본 우리들의 자화상(김와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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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N=전국] 이용범기자 = 아무런 연관이 없을 것 같은 두 개의 서로 다른 이미지의 접합을 통해 세상은 나 혼자만이 존재하는 것이 아닌, "이것이 있어 저것이 있다"라는 불교의 연기법(緣起法)의 표현을 캔버스에 옮기고 있는 김와곤 작가는 한국미술 100대 작가에 선정되어 있는 한국적 초현실주의 미술의 대표 작가이다.

 

김와곤 작가의 그림은 마그리트를 생각나게 한다. 마그리트신비한 분위기와 고정관념을 깨는 소재와 구조, 발상의 전환 등의 특징을 보이며 이러한 특징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모든 것들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도록 한다. 다시 말해 Out of Box, 고정 관념의 틀을 깨라고 말하는 것이다.

 

김와곤 작가의 캔버스 속 서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이미지를 '틀을 깨는 생각'으로 가만히 바라보고 있자면 이 두 이미지는 결코 동떨어진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환상을 통해 본 우리들의 자화상", 이 작품 역시 그러하다. 뿌리를 길게 내리고 간신히 생명을 이어가고 있는 고목과 요염한 자세로 폐쇄공간의 먼 열린 창을 바라 보고 있는 여성 누드라는 두 이미지는 얼핏 아무런 연관이 없는 듯하지만 작가는 이 두 이미지의 접합을 통해 현실과 환상을 넘나들며 단순한 판타지가 아닌 현대인의 내면세계와 실존을 고민을 담아내고 있다.

 

고령화 세계를 상징하기도 하고, 메말라 가는 세상을 그려내고 있기도 하며, 욕망을 충족하지 못하는 성적 갈증을 표현하기도 하는 이 작품은 보면 볼수록, 작품 속으로 들어가면 갈수록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생각은 작품을 보는 이의 자유다. 아마 작가는 또 다른 의도로 작품을 제작했을 지 모르지만 말이다. 불교의 연기적 표현을 감안한다면 "이것이 있어 저것이 있듯이" 서로 다른 두 이미지를 통해 연기를 말하며 창조라는 새로운 생명을 불러내고 있는 것이다.

 

김와곤 작가의 작품을 보면 서양의 초현실주의 작가 마그리트를 생각나게 한다. 그러나 극대비적으로 강렬한 서양의 초현실주의 작품과는 달리 김와곤 작가의 작품은 차분하고 정적인 지극히 동양적이라는 점에서 많은 차이가 난다. 현실과 화폭에 담긴 꿈이 치열하게 대치하며, 차가운 긴장감은 상쾌함으로 깊은 깊이감은 따스함으로 현실과 초현실을 묘하게 넘나드는 것이다. 화면의 상징성에서 인간 삶의 부조리함을 되짚어 보고자 하는 주제는 작품을 거듭 들여다보게 만들며, 보는 이로 하여금 그만의 스토리를 펼치게 한다.

 

이 작품, "환상을 통해 본 우리들의 자화상"은 2025년 3월 7에서 5월 6일까지 열리는 양평 군립 미술관 봄 기획 전시, 한국 현대 구상미술의 단면전에서 볼 수 있다. 김와곤 작가를 포함해 강위덕, 이영희, 설경철 등 한국을 대표하는 사실주의적 구상화 작가들의 작품이 총 망라된 이번 전시는 한국 구상화의 깊이를 차분히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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