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코로나19와 나비효과 여섯 번째 이야기 “급변하고 있는 세계, 집단지성이 필요할 때”

김도형 0 1,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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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4차산업혁명 전문칼럼리스트 김도형(2019 사단법인 국민성공시대 4차산업신지식인상)

 

 

코로나19 극복 방안은 전 세계적인 해결과제, 집단지성으로 문제를 풀어나간다.
공동체를 강화해야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따뜻한 봄날이 가져다 준 벚꽃놀이, 비극을 양산할 수도

 

4월 5일은 한국의 대표적인 기념일인 식목일이다. 나무를 심는 것은 인간에게 신선한 공기를 제공하는 자연에게 생명을 불어넣는 일이지만 코로나19(COVID-19)로 인해 전 세계가 전염병의 공포로부터 얼어붙은 듯한 작금의 현실은 식목일의 의미를 퇴색시켰다. 휴교령과 정부의 각종 행사와 모임 자제 등의 권고로 인해 나무를 심을 마음의 여유조차 가지지 못하는 실정이다.

 

지난해 12월 중국발 코로나19가 보고된 이후로 전 세계인의 일상을 파괴한 신종바이러스와의 동거시점에 “내일 지구의 종말이 와도 오늘 나는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말이 요원한 상황이다.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성과인 대한민국의 치산녹화사업은 온 국민이 참여했기 때문에 가능했고 이를 기념하고 끊임없는 치산녹화를 위한 동기부여로 식목일의 의미는 매우 중요하다.

 

 한국임정50년사에 따르면 해방 무렵 한반도의 산림 면적은 1,627만 헥타르, 축적은 2억 1,200만 제곱미터였다. 1910년 당시의 산림 축적이 7억 제곱미터였으나 일제강점기에 무려 5억 제곱미터의 축적이 감소됐다. 이어 1950년에 발발한 한국전쟁은 한반도의 산림을 초토화시켰으나, 민둥산 일색이었던 우리 산천을 1973년부터 정부 주도로 실시한 제1차 치산녹화 10년 계획은 전 세계로부터 인정받는‘조림 성공국’으로 만들었다. 이때 당시 대한민국 정부가 1차 치산녹화 10년 계획에 일반 국민들이 적극 참여할 수 있는 통로로 활용한 것이 바로 식목일과 식목일 전후의 ‘국민식수기간’(3월 21일~4월 20일) 동안의 식목행사였다. 이를 통해 모든 국민이 나무를 심는데 동참했고 제1차 치산녹화 10년 계획의 목표는 무려 4년 앞당겨졌다. 최초의 치산녹화계획은 10년 동안 100만 헥타르 면적을 조림하는 것이 목표였으나, 6년 만에 108만 헥타르를 조림하는 성과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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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지성? 집단노동으로 이뤄낸 괄목할 만한 치산녹화사업, 식목일(1964년 4월 달력-국립민속박물관)

 

이러한 집단의 힘이 세상을 변화시킨 사례인 치산녹화사업 성과에 견줄 만한 또 하나는 대한민국의 코로나-19 사태에 맞서는 정부 방역정책과 범국민적인 대응이다.

 

인류의 변천사를 다룬 '사피엔스'의 저자인 유발 하라리 교수는 파이낸셜타임스 기고에서 코로나19 확산을 저지한 성공 사례로 한국과 대만, 싱가포르를 꼽았으며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전세계가 연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라리 교수는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상황에서 인류가 전체주의적 감시와 시민적 역량강화 사이에서의 선택과 국수주의적 고립과 글로벌 연대 사이의 선택 등 두 가지 큰 범주에서 선택의 귀로에 있음을 얘기했다. 하라리 교수에 따르면 감염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중국과 이스라엘은 전체주의적 감시체제를 적용했다고 하며, 한국과 대만과 싱가포르는 투명한 정보공개와 시민들의 자발적 협조에 더 많이 의존했다고 언급하는 한편 중앙집중식 감시와 가혹한 처벌만이 정부 지침을 따르게 하는 유일한 방법이 아님을 주장했다.

 

더불어 하라리 교수는 과학과 공권력과 언론 등에서 신뢰를 쌓아 시민들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했으며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전 세계의 협력 사안에 대해 정보 공유, 의료진 파견, 경제 협력 , 여행제한 조치 조정 등을 제시했다.

 

한편으로 코로나19의 대유행은 거의 전 세계적으로 모든 분야, 특히 보건 시스템 전반에서 실패를 드러냈다. 각각 770, 11,000, 850명의 사망자를 낸 사스, EVD, 메르스와 같은 전염병 사태는 세계 지도자들에게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코로나19와 같은 신종 바이러스의 발생을 예방하고 또는 최소화하기 위해 방역 시스템을 개선할 수 있는 교훈과 기회를 지속적으로 제공해 왔다. 하지만 코로나19는 이전의 전염병 발병으로부터 배울 수 없었던 국가의 무능함과 행정 시스템 그리고 리더십 실패를 심각하게 노출시켰다.

 

지난 3월 13일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COVID 19 언론 브리핑에서 "중국, 대한민국, 싱가포르 등의 경험은 사회적 거리 측정 및 지역사회 동원과 함께 공격적인 테스트와 접촉 추적을 통해 감염을 예방할 수 있음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고 말해 공동체의 집단 협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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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명 이상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기록한 국가 중 확연한 차이를 보인 대한민국의 평탄화된 그래프(자료출처 BBC)

 

한국사회와 같이 사회적거리두기 운동 등 공동체의 합의를 전제로 한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공동체 동원과 감시 강화는 그래프 평탄화와 같은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 또한 스마트폰 등을 통해 매일 실시간으로 어김없이 코로나 현황이 제공되는 대한민국의 ICT 활용 능력은 이번 코로나19 확산 저지에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이전부터 강한 공동체와 사회구조를 가진 나라들은 신종바이러스를 제거하고 퇴치하는데 시스템을 효과적으로 사용해 왔다.

 

집단지성이 필요하다.

 

최근 정부는 획기적인 국민 참여 확대를 통한 사회문제 해결에 앞장서고 있다. 이는 국민의 아이디어가 의견 제시에만 그치지 않고, 전문성과 현장성을 활용하여 사회문제 해결로 연결되는 플랫폼 마련에 있다.

 

정부는 집단지성을 활용하기 의해 '도전.한국'이라는 국민참여형 사회문제 해결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사회적 난제 해결을 위한 국민의 아이디어가 국민주도(개인, 팀, 기업)로 실제 구현되어 공공정책으로 현실화되는 국민 참여의 장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일반적 공모전과 차별화하여 도전적 문제발굴과 과감한 보상(과제별 1~5천만원 차등지급)과 후속지원, 확실한 정책화를 지향하고 있어 보인다. 도전.한국의추진 배경을 살펴보면 그동안 사회문제 해결은 예산.인력 등의 투입을 수반하는 기존 정책경로를 벗어나지 못하고, 소수의 전문성에 의존했다. 정부는 사회문제에 대해, 국민의 창의성(발상의 전환)을 활용하여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과감한 보상과 정책화까지 지원한 미국 'Challenge.gov'를 벤치마킹했다고 한다.

 

1989년 대형 유조선인 엑슨 발데스호가 알래스카 앞바다에서 좌초되어 25만 배럴의 기름이 유출, 인근 해안 1,900km가 기름으로 오염됐다. 물과 기름이 뒤엉켜 얼어버리는 문제 해결을 위해 2만 달러의 상금을 걸고 공모를 진행했다. 공모 결과 시멘트 회사의 한 평범한 엔지니어가 시멘트가 굳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레미콘을 돌리듯이 기름도 진동기계를 이용해 지속적으로 자극을 주면 얼지 않고 물과 기름이 분리된 상태가 유지된다는 아이디어를 제시해 상금을 받았다.

 

우리 정부는 정부부처와 공공기관 및 국민이 제시한 사회적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으로 정책제안과 기술, 소프트웨어 등에 대한 아이디어를 모집하고 있으며, 과제 예시로는 첨단기술 활용, 혹은 기존의 방식과 다른 새로운 방식을 이용하여, 감염병 발생 시 외부 오염 노출 및 전파 위험이 높은 배달원(일반 택배, 의료물품, 식료품 배달 등)의 안전 확보 방안을 비롯해 디자인적 관점(시설물 설치 포함) 혹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도심 내 교통약자(고령자, 어린이)횡단보도 사고를 줄일 수 있는 방안, 그리고 데이터 분석 혹은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을 활용하여 고속도로, 국도 등 도로표면의 살얼음 예상 지점을 예측할 수 있는 방안 등이다.

 

또한 정부는 주민 주도의 지역문제 발굴과 해결을 지원하는 지역문제해결플랫폼(구 지역 혁신포럼)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리빙랩 등 사업 확산으로 지역별 삶의 질 지수(BLI) 조사 및 제고 방안 마련을 하고 있다. 지역문제해결플랫폼이란 시민과 지자체와 공공기관,민간기업에 플러스 알파를 통한 협업 플랫폼이며, 지역이 직면한 복잡한 난제에 대해 서로가 가진 역량을 모아 시민주도로 지역문제를 해결해가는 새로운 사회적 시스템을 의미한다.

 

공동체의 위력을 발휘할 지역문제해결플랫폼의 추진 목표로는 시민주도의 지역의 복잡하고 다양한 사회문제를 새로운 관점에서 이해.발견하고 시민 스스로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것을 비롯해 민관협력으로는 시민을 중심으로 지자체와 공공기관의 사회적 가치를 실현 공동협력체계 구축 및 기업 간 연계협업을 통한 지역사회 문제해결의 선순환 생태계 구축이다. 정부는 지역문제해결플랫폼 실행지원을 위해 지역별 문제해결역량을 제고하고, 향후 지속가능한 시민주도형 지역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민간역량강화 지원체계 구성이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외출 자제와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합의된 공동체의 힘으로 코로나19를 극복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화사하게 핀 봄날의 벚꽃은 국민들로 하여금 은연중에 외출을 강요하고 있다. 아름다운 벚꽃에 취해 방심한 가운데 따뜻한 봄날은 국민들의 코로나19에 대한 심각성과 경계심을 허물어 뜨리고 있어 보인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어서 위기의 고삐가 조금이라도 풀리는 순간 겉잡을 수 없는 '코로나19 확진자 대폭발' 상태로 되돌아 갈 수 있기 마련임에도 불구하고, "나하나 쯤이야 괜찮겠지"하는 생각으로 위험을 자처하고 있는 오만한 인간의 심리는 안녕을 고해야 할 코로나19를 붙잡아 두고 있는 형국이다.

 

다시 한 번 공동체의 힘을 발휘할 때다. 국민들은 집단지성을 발휘해 코로나19에 대한 경계를 풀지 말아야 한다.

 

*나비효과란 나비의 작은 날개짓이 날씨 변화를 일으키듯이, 미세한 변화나 작은 사건이 추후 예상하지 못한 엄청난 결과로 이어진다는 의미이다. 나비 효과는 과학 이론이었으나 사회현상을 설명하는 광범위한 용어로 사용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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