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주택공급 목표와 실적의 구조적 괴리, 단순 규제 완화 넘어선 ‘외과 수술’이 필요하다

사회부 0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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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만수 경제부칼럼위원/경영학박사



정부는 8·13 대책 등을 통해 임기 내 수도권 총 147만 호+α, 연평균 29.4만 호라는 공격적인 공급 목표를 제시했으나, 실제 현장 실적과는 치명적인 괴리를 보이고 있다. 2026년 상반기 실제 누적 착공 물량은 수도권 6.5만 호, 서울 1.3만 호에 그치며 목표 대비 달성률이 수도권 24.2%, 서울 19.3%에 불과한 ‘착공 절벽’에 직면했다. 특히 8월 단월 서울 착공 실적은 전월 대비 81.6% 급감했다.

연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하반기에 18.1만 가구의 추가 착공이 필요하지만, 과거 추세를 감안할 때 100% 달성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최근 5년 수도권 연평균 착공 물량(18.1만 호) 대비 매년 1.62배(평년 대비 1.5배 이상) 초과 달성을 지속해야 하는 무리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 국정감사 기준으로도 4분기 공공 물량 집중을 감안하더라도 연간 3.2만~5.4만 호가 미달될 것으로 공식 전망됐다.

더 큰 문제는 민간 의존성 심화와 비아파트 기반 증발로 인한 공급 생태계의 붕괴다.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수도권 주택 착공 물량 중 민간 비중은 83.4%에 달해, 공공부문이 목표를 달성하더라도 전체 공급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민간 사업성이 훼손되면 거시적 공급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동시에 도심 단기 공급의 핵심 완충재 역할을 하는 비아파트는 인허가 물량이 2021년 15.0만 호에서 2025년 3.3만 호로 급감했다. 착공 물량 역시 2021년 10.7만 호에서 2023년 3.1만 호를 거쳐 전체 비중의 8.7%로 추락하며 하부 기반이 완전 붕괴되었고, 대체재 상실로 인한 수급 불안이 가중됐다.

인허가 이후 ‘실착공’ 전환을 가로막는 4대 구조적 병목

인허가 물량이 회복되더라도 비용, 수요, 금융, 현장의 4대 구조적 병목이 복합 작용하여 실제 착공으로 전환되지 못하는 현상이 고착화되고 있다.

[병목 1: 비용] 건설원가 33% 급등과 공사비 갈등의 늪
인건비 상승 및 원자재 불안 누적으로 건설공사비지수는 2020년 100에서 2025년 4월 131.00으로 5년 만에 33% 급등했으며, 2026년 7월에는 137.67(전년 대비 +5.1%)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민간 시행·시공사는 인허가 확보 후에도 미분양 리스크 및 수익성 악화 우려로 착공을 무기한 연기하고 있으며, 도심 공급의 핵심인 재건축·재개발 현장에서는 조합과 시공사 간 공사비 증액 갈등이 속출하고 있다. 23조 원 규모의 한국부동산원 검증 제도가 존재하나 법적 구속력 및 사후 관리 규정이 부재하여, 시공사가 자료 제출이나 수용을 거부할 경우 강제할 수단이 전무해 무기한 공사 중단으로 이어지고 있다.
* **[병목 2: 수요] 선분양 패러독스와 자금 조달 생태계의 단절**
21만 호+α 우량주택 공급 등 공급 확대 정책을 추진하면서 동시에 대출 한도 제약 및 보유세 강화 등 강력한 수요 억제책을 시행한 결과, 유효수요가 증발하고 선분양 자금줄이 원천 차단됐다. 서울 주택 구입 시 자기자금 비중은 2022년 48.8%에서 2026년 상반기 65.5%(강남권 75.7%)로 급등해 현금 부자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실수요자의 청약 이탈이 발생했다. 또한 임대보증금보험 요건 강화 및 종합부동산세 합산배제 제한으로 인해 다가구(82.2%) 및 오피스텔(82.1%) 임대인의 투자 유인이 제로(0)화되며 비아파트 임대투자가 완전히 상실됐다.
 
[병목 3: 금융] 자기자본 3% 기형적 PF 구조와 브릿지론의 ‘죽음의 계곡’
시행사 자기자본 3%에 대출 및 신용보강이 총사업비의 97%를 차지하는 저자본·고차입 PF 구조에서, 토지 매입 단계에 연 8~20% 단기 고금리로 조달한 브릿지론이 공사비 상승 및 분양 불확실성으로 인해 본PF 차환(Refinancing)에 실패하며 대거 미착공 상태로 표류하고 있다. 정부의 PF 건전성 지표 개선 노력에도 불구하고 비은행권 주택 대출이 위축됐으며, 자기자본비율 규제를 일률 적용할 경우 초기 착공 물량 급감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병목 4: 현장] 행정 속도전의 착시와 물리적 현장 지연
정부는 서류상 계획으로 후보지 발표부터 부지조성 착공까지의 행정 절차를 기존 68개월에서 37개월로 단축했으나, ‘부지조성 착공’은 ‘주택건설 착공’과 다르다. 신도시 최초 공구의 부지조성 착공이 개별 블록의 주택 착공을 보장하지 않으며, 실제 현장에서는 토지보상, 이주 퇴거, 지장물 철거, 송전선로 이설 및 진입도로 지연으로 인해 착공이 무기한 지연되고 있다. 더불어 한국토지주택공사(LH) 및 지방공사의 재무구조 악화와 융자 위주의 기금 지원 체계로 인해 계획 물량과 실제 실행 물량 간 만성적 시차가 발생하고 있다.

주택공급 정상화를 위한 4대 영역 통합 처방

공급의 구조적 붕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순 규제 완화를 넘어 금융·세제·현장 집행을 아우르는 단기 처방과 중장기 구조 혁신이 동시에 가동되어야 한다.

| 정책 영역 | 핵심 병목 원인 | 단기 처방 (Immediate Actions) | 중장기 구조 혁신 (Structural Reforms) |
| --- | --- | --- | --- |
| 비용 (Cost) | 공사비 급등(지수 137.67), 검증 구속력 부재 | 증액 세부내역 제출 강제 및 직권 검증(과태료), 특례법 활용 인허가 통합 병행(사업기간 최소 3년 단축) | 국토부 ‘정비사업분쟁중재위’ 신설(90일 내 확정판결 효력 및 소송 중 공사 계속 의무화), 이주비 대출 분리 |
| 수요 (Demand) | 대출·세제 규제로 자금 위축, 비아파트 임대투자 실종 | 실수요자 중도금·잔금 대출 규제와 공급 정책 연동, 일반주택 신축 LTV 30~60% 완화 및 지분적립형 분양 혼합 안착, 전용 60㎡ 이하(수도권 6억 이하) 신축 소형주택 취득·양도·종부세 산정 시 주택수 제외 특례 연장 | 임대보증금보험 가입 요건 합리화 및 비아파트 종부세 합산배제 완화, 20년 장기민간임대 모델 도입(세제·장기 모기지 집중 지원), LH·지방공사 주택도시기금 지원을 ‘융자·보조’에서 ‘출자·지분 투자(자기부담 5% 이내)’로 전환 |
| PF 자금 (Finance) | 자기자본 3% 기형 구조, 연 8~20% 고금리 브릿지론 차환 실패 | 연 6~7% 본PF 전환을 위한 HUG 공적보증 2배 확대(심사료 한시 인하), 4,000억 원 규모 주택전용 앵커리츠 신설 투입, 2027년까지 개발부담금 전액 면제(2028년 50% 감면) | 자기자본 20% 최종 목표 하에 주거용 PF 규제 2026년 현행 유지(2년 유예) 후 2029년 5% 상향, 상환 의무 없는 우선주 적격 자본 인정 및 저자본·고보증 사업장 대출 총액한도 선별 적용, 프로젝트 리츠 토지 현물출자 양도세 과세 이연의 3년 일몰 기한 폐지(상시화) |
| 현장 (Execution) | 부지착공과 실착공 괴리, 보상·지장물 철거 지연 | 단순 ‘지구 지정’이나 ‘인허가 완료(Paper Ready)’에서 블록별 ‘착공 가능 토지 확보 호수(Shovel Ready)’ 중심으로 관리 지표 전면 개편, 지장물 임시이설 표준화 확산 | 기매각 수도권 LH 공공택지 중 2027년 말까지 착공 필지(1.8만 가구) 준공 후 미분양 LH 매입확약 강제력 부여, 장기 미착공 방치 용지 LH 직접 회수 및 공공 공급 전환 |

‘물량 발표’와 ‘규제자’에서 ‘실착공 데이터 통제’와 ‘조정자’로의 패러다임 전환

거버넌스 측면에서도 근본적인 패러다임 전환이 요구된다. 과거에는 추상적인 후보지 지정과 단순 인허가 물량 집계, 기관별 분절적 데이터에 의존하면서 4.2만 호의 데이터 오차가 발생했다. 앞으로는 세움터와 LH 데이터를 연계해 승인일을 일원화하고, 사업장별 공정률, PF 조달, 블록별 착공 가능 토지를 추적하는 실시간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해야 한다. 또한 단순 총량 목표 달성 여부에서 입지, 품질, 가격 부담 가능성(Affordability) 기준으로 성과 지표의 척도를 질적으로 재정립하고, 1인 가구·고령화 맞춤형 모듈러 및 노후청사 복합 구축 등 포트폴리오를 다원화해야 한다.

아울러 국토교통부와 금융위원회 등 정부는 단순한 ‘규제자’에서 금융, 건설, 토지를 아우르는 ‘조정자(Coordinator)’로 진화해야 한다. 범정부 상설점검회의 및 국토부 합동조정회의를 직접 발동하여 원스톱 갈등 조정 권한을 강화해야 한다. 주택공급의 괴리는 단순한 ‘의지의 부족’이 아닌 ‘구조의 실패’다. 목표 물량의 반복적 선언을 멈추고, 금융의 자본구조 개편, 공사비 분쟁의 법적 강제, 현장 집행의 미세 조정을 아우르는 현미경식 외과 수술이 즉각 가동되어야만 파괴된 공급 생태계를 재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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