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수박사칼럼] 빚만 8천만 원 남기고 폐업… '밑빠진 독' 소상공인 정책, 상권분석창업전문가가 답이다

사회부 0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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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만수 경제부칼럼위원/경영학박사

 

2026년 대한민국 자영업 생태계에 치명적인 경고등이 켜졌다. 코로나19의 여파가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자영업 폐업률은 9%대 중후반에 고착화되었고, 창업 후 3년 내 생존율은 30%대 초반까지 추락하며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골목상권의 근간이 무너지고 있는 지금, 우리의 소상공인 정책은 과연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일까?

 

현금 쥐여주는 단기 지원의 한계

수익성 악화와 매출 부진으로 폐업을 결심한 소상공인들은 평균 8,531만 원이라는 막대한 부채를 떠안고 거리에 나앉고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정부의 정책 자금을 수혜받은 소상공인 중 약 12.8%가 2년 이내에 결국 문을 닫는다는 통계다.

이는 상권의 입지 특성이나 타겟 고객의 소비 패턴에 대한 정밀한 분석 없이 이루어지는 단순한 '자금 수혈'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음을 방증한다. 장사가 안 되는 근본 원인을 진단하지 않은 채 대출만 늘려주는 정책은 영세 자영업자의 빚 규모만 키우는 '밑빠진 독에 물 붓기'에 불과하다.

 

'묻지마 창업' 막는 현장의 핀셋 진단가들

이러한 구조적 위기를 타개할 새로운 대안으로 최근 주목받는 이들이 있다. 바로 올해 8월 새롭게 민간에 도입된 '상권분석창업전문가'다. 이들은 막연한 직감이나 '카더라' 통신에 의존하던 기존의 창업 방식을 철저히 배격한다.

공공 및 민간 데이터를 활용해 유동인구를 분석하고, 꼼꼼한 현장 조사를 통해 상가의 입지 조건과 인허가 여부를 검토하며, 창업 시 예상 매출의 타당성까지 수치화하여 객관적인 지표로 제시한다. 무리한 자본 투입을 사전에 차단하고 매몰 비용을 예방하는 깐깐한 '문지기'이자, 매출이 정체된 점포의 구조적 원인을 파악해내는 '진단가' 역할을 하는 셈이다.

 

공공 바우처와 상생협약의 핵심 엔진으로 활용해야

전문가의 역량이 십분 발휘되려면 정부와 지자체의 정책 망 속으로 이들을 적극 편입시켜야 한다. 단편적인 공과금 지원(25만 원 한도)을 넘어서, 소상공인이 전문가를 직접 선택해 밀착 컨설팅을 받는 '상권분석 통합 바우처' 제도가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전문가가 매장 동선과 타겟 마케팅 개선안을 담은 보고서를 도출하면, 지자체는 이를 바탕으로 최대 100만 원~300만 원 상당의 시설 개선비나 온라인 전환 비용을 연계 지원하여 실질적인 매출 증대를 견인하는 식이다.

또한, 젠트리피케이션을 방지하고 골목상권을 보호하기 위한 '지역상권법'의 추진 과정에서도 이들의 역할은 필수적이다. 상생구역 지정의 핵심 요건인 임대인과 임차인 간의 '상생협약'을 체결하려면 적정 임대료에 대한 팽팽한 이견을 좁혀야 한다. 이때 상권분석창업전문가는 객관적인 상권 유동인구와 매출 증감 데이터를 바탕으로 임대료 상승의 한계점을 제시하는 '합리적인 중재자'로서 갈등을 봉합할 수 있다.

 

 

자영업은 대한민국 경제를 지탱하는 모세혈관이다. 모세혈관이 막혀 괴사하는 것을 막으려면, 이제는 일차원적인 진통제가 아닌 정확한 환부 진단과 맞춤형 처방이 필요하다. 데이터를 무기로 현장을 누비는 상권분석창업전문가들이 공공 정책의 최일선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지자체와 유관 기관은 이들을 활용한 혁신적인 지원 모델을 서둘러 안착시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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