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유신과 계엄의 권력 유지(維持) 잔혹사, 이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야

사회부 0 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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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수의 심장’이라는 미명 뒤에 숨은 권력 남용과 내란의 유전자

 

한국 현대사는 줄기찬 민주화 투쟁의 기록이다. 1960년 4·19 혁명,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1987년 6월 항쟁, 2016~2017년 촛불혁명, 2024년 12월 민주주의 수호의 투쟁까지, 국민은 항상 독재와 내란 앞에 맞섰다. 하지만 그다음은 어떤가. 권력을 잡은 보수 정권은 매번 같은 우를 저질렀다. 내란의 유전자는 끊이지 않고 이어져왔다.


특히 우리는 흔히 ‘보수의 심장’이라 미화되어 온 구미가, 사실은 대한민국 헌정사를 피로 물들인 국가 폭력과 내란의 유전자가 잉태되고 확산된 ‘내란의 심장부’였다는 서글픈 진실을 직시해야 한다.


박정희는 1972년 10월 유신헌법을 통해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을 심각하게 침해했다. 이는 국민이 위임한 권력으로 국민을 찬탈한 명백한 내란의 효시였다. 그의 고향이자 정치적 모태인 구미는 이 잔혹한 독재 체제의 상징적 심장부 역할을 감당했다.


긴급조치 9호는 헌법 정신을 무너뜨리고 반체제 인사들을 탄압하는 도구로 악용됐다. 민청학련 사건, 인민혁명당 재건위 사건, 위수령에 의한 대학생 강제징집·고문 사건은 고문과 조작으로 완성된 사법살인이었다. 1975년 인민혁명당 재건위 사건에서 8명은 사형당했다. 고문 증거는 은폐되고, 시신은 화장됐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긴급조치 전반을 위법·부당한 공권력 행사로 공식 인정했다.


박정희가 구미를 심장부 삼아 퍼뜨린 독재의 유전자는 전두환이라는 더 잔혹한 유산을 낳았다. 전두환은 12·12 쿠데타로 불법적으로 권력을 장악한 후 1980년 5월 17일 비상계엄 전국확대조치를 발동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은 유혈 진압당했다. 5월 27일 전남도청 재진입 과정에서 191명은 사망하고 852명은 부상당했다. 전두환은 끝내 사과하지 않았다. 삼청교육대는 6만~7만 명을 불법 연행했다. 4만 2천 명은 군부대에 수용되어 순화교육·강제노역을 당했다. 이는 일제 치하 강제징용과 다름없는 불법이었다. 반공법 위반으로 조작된 고문 사건, 물고문, 연좌제는 국가 폭력의 정점이었다.


보수 정권의 권위주의와 국민 탄압은 대를 이어 지속됐다. 이명박 정권은 국가인권위원회 직원 10여 명을 블랙리스트에 오르락내리락하게 했다. 진보성향 직원 4 명은 퇴직 강요당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18년 12월 검찰 수사의뢰 대상이 됐다.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에서는 최소 1,400명 이상 연행되고 수백 명이 부상당했다. 2009년 1월 20일 용산 참사는 5명 사망과 60명 이상 부상을 낳았다. 2010년 장애인 인권활동가 우동민 씨는 인권위 청사 농성 중 난방·전기 공급 중단으로 사망했다. 인권위는 인권침해 인정하고 사과했다.


박정희의 그림자를 정조준하며 다시금 구미를 정치적 거점으로 삼아 권력을 잡은 박근혜 정권은, 결국 그 부친이 심어놓은 내란의 유전자를 고스란히 발현시켰다. 박근혜는 최순실 비선 실세와 공모해 미르·K 스포츠 재단 770억 원을 모금 강요했다. 삼성 이재용 부회장에게 43억 3,000만 원 뇌물을 제공했다. 문화계 블랙리스트는 9,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했다. 2018년 4월 6일 1심에서 징역 24년, 2021년 1월 14일 대법원에서 징역 20년 확정되었다.


더 충격적인 것은 박근혜 정부가 2017년 2월 국군기무사령부가 계엄령 검토 문건을 작성하도록 지시한 점이다. 특수전사령부 1,400명, 탱크 200대, 장갑차 550대를 동원해 국회 표결 차단, 언론 검열, 미국 협조 계획까지 포함했다. 이는 과거 유신 시절의 군화발을 다시금 부활시키려 한 명백한 내란의 예비·음모였다.


내란의 유전자는 마침내 윤석열 정권에 이르러 폭발했다. 망령처럼 떠돌던 기무사 계엄 문건은 2024년 12월 3일 밤 10시 23분, 실제 비상계엄 선포라는 현실이 되어 대한민국을 충격에 빠뜨렸다.


정치활동 금지, 언론 통제, 야당 정치인 15명 체포 명령, 국회 점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실 점거까지 자행했다. 6시간 17분 만에 해제되었지만, 법조계와 역사학계가 엄정히 규정하듯 내란죄는 완성되었다.


헌법재판소는 2025년 4월 탄핵 인용으로 대통령직을 박탈했다. 휴먼라이츠워치는 이에 대해 "1980년대 전두환의 계엄령만큼이나 위험한 수준의 극단성"이라고 평가했다. 구미를 필두로 한 영남 보수 기득권 세력이 '맹목적 지지'라는 방패막이로 권력을 비호해 주지 않았다면, 이토록 무모하고 초법적인 내란 행위는 감히 엄두조차 내지 못했을 것이다.


내란의 유전자, 이제는 사라져야 한다

역사가 반복된다면 그것은 국민의 기억 상실이다.

박정희의 유신, 전두환의 5·18 유혈 진압, 이명박의 인권위 블랙리스트, 박근혜의 국정농단, 윤석열의 12·3 내란 모두 동일한 패턴이다.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국민을 우롱하고 헌법을 짓밟는다. 그들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고향이자 안식처라며 찾았던 '보수의 심장 구미'는, 역설적이게도 국민을 향해 총칼을 겨누고 헌정을 파괴하는 유전자를 지속적으로 공급해 온 '내란의 심장부'였음을 역사와 국민은 똑똑히 목격했다.


하지만 2024년 12월의 경험은 다르다. 침하한 겨울에도 수천 명의 시민이 국회로 달려가 계엄군을 막았다. 12월 14일 국회 찬성 204표, 반대 85표로 탄핵소추안이 가결되었다. 2025년 4월 헌법재판소는 탄핵 인용으로 민주주의와 견제·균형 강화를 입증했다.


각성하자, 국민이여

이제 달라져야 한다. 헌정을 유린하고 국민을 군화발로 짓밟으려 했던 내란의 유전자는 더 이상 발붙일 곳이 없도록 시대의 뒤안길로 완전히 사라져야 한다. 아울러 구미 역시 독재자와 그 후예들의 무조건적인 정치적 방탄조끼 역할을 끝내고, 진정한 민주주의의 터전으로 거듭나야 하는 역사적 과제를 안게 되었다.


권력 남용은 반드시 법적 심판을 받아야 한다.


헌법은 국민의 것이지, 권력자의 도구가 아니다.


민주주의는 국민의 손으로 지켜야 한다.


2024년 12월의 그날, 국민이 민주주의를 구했다. 이제 우리는 알았다. 통치는 국민에게서 비롯되고, 국민에 의해 유지된다는 것을. 내란의 유전자가 반복되지 않도록, ‘보수의 심장’이라는 가면 뒤에 숨은 ‘내란의 심장부’를 똑똑히 기억하자. 국민의 기억이 사라지지 않는 한, 역사의 비극은 결코 반복되지 않는다.

 

작성: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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