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로고 속 초록색 여인은 그리스 신화에서 노랫소리로 선원들을 유혹해 배를 난파시키던 인어 ‘사이렌(Siren)’이다. “커피 향으로 사람들을 홀리겠다”는 창업자들의 야망대로, 반세기가 지난 지금 한국인은 그 유혹에 가장 완벽하게 홀려 있다.
한국인의 유별난 스타벅스 사랑 바탕에는 정교한 심리 역동이 자리 잡고 있다. 높은 현실의 문턱 앞에서 6천 원 안팎으로 세련된 라이프스타일을 구매하는 ‘스몰 럭셔리’의 심리, 그리고 유행에 뒤처지기 싫어하는 ‘트렌드 소외 공포(FOMO)’가 맞물린 결과다. 결국 초록색 로고는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과시욕과 집단에 소속되려는 안도감이 투영된 한국인만의 세련된 명함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영원할 것 같던 신화에도 균열이 가고 있다. 최근 무분별한 기업 행태에 실망한 대중들 사이에서 스타벅스 불매운동이 확산되는 추세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추어, 사이렌의 유혹에 정면으로 반기를 든 새로운 브랜드 로고가 등장한다. 이름하여 ‘버(ㅃ)큐스타’다.
나는 브랜드 마케팅을 어깨너머로 조금 배운 탓에 소비자들이 대하는 브랜드의 심리적 메커니즘에 대해 연구한 적이 있다. 이 발칙한 브랜드의 모델은 사이렌이 아닌, 눈이 마주치면 인간을 돌로 굳혀버리는 ‘메두사’다. 무조건적인 추종과 소비를 요구하던 대기업의 마케팅에 ‘눈 마주치면 돌이 된다’는 엄포를 놓으며, 더 이상 대기업의 달콤한 유혹에 맹목적으로 홀리지 않겠다는 소비자들의 단호한 저항 정신을 위트 있게 담아냈다.
오늘도 우리는 커피를 마신다. 하지만 이제는 초록색 인어의 품에서 벗어나, 메두사의 눈을 똑바로 응시하며 주체적인 소비의 가치를 되묻기 시작한 시점이다.
-한국유통신문 브랜드마케팅연구소-
<저작권자(c)한국유통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및 사회적 공헌활동 홍보기사 문의: 010-3546-9865, flower_im@naver.com
검증된 모든 물건 판매 대행, 중소상공인들의 사업을 더욱 윤택하게 해주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