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수박사칼럼] '데스 크로스'에 갇힌 공인중개사, AI가 못하는 '마을 관리자'로 진화하라

사회부 0 128

 

KakaoTalk_20251230_125151595.jpg

강만수 경제부칼럼위원/경영학박사

 

"더 이상 단순 중개만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

 

부동산업계에 던져진 화두가 무겁다. 2025년, 공인중개사 업계는 신규 개업보다 폐업이 많은 '데스 크로스(Death Cross)'가 2년 7개월 이상 지속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이했다. 심리적 저지선이던 개업 공인중개사 11만 명 선이 붕괴됐고 , 거대 플랫폼 기업들은 자본력과 기술력으로 정보 유통망을 장악하며 소상공인들을 종속시키고 있다.

하지만 진짜 위기는 단순히 경기의 등락이 아니다. 바로 AI(인공지능)의 급격한 진화다. 검색과 매칭 등 특정 영역에 특화된 ANI(인공협소지능)는 이미 매물 탐색 비용을 '0'에 수렴하게 만들었다. 이제 우리는 인간과 유사한 지능을 가진 AGI(인공일반지능)의 도래를 목전에 두고 있다. 이 거대한 파도 속에서 공인중개사는 멸종할 것인가, 진화할 것인가? 지방소멸 대응과 연계한 소상공인 공인중개사 생존 해답의 실마리를 '데이터'와 '공간 관리'에서 찾을 수 있다.

 

ANI 시대의 패배: '정보 전달자'의 종말

과거 공인중개사는 정보의 비대칭성에 기생해 성장했다. 하지만 네이버, 직방 등 빅테크 플랫폼이 등장하며 정보의 독점권은 사라졌다. ANI 기술은 고객이 원하는 매물을 1초 만에 찾아주고, 가치 평가까지 수행한다. 보고서에 언급된 '한방' 플랫폼의 고도화 전략 중 AI 기반 가치 평가(DVMS)가 그 예시다. 이는 기술적으로 훌륭한 도구이지만, 역설적으로 "가격만 알려주는 중개사"는 AI로 대체될 수밖에 없음을 시사한다. 단순 알선 행위는 이제 AI가 더 빠르고 정확하게 수행할 수 있는 영역이 되었다.

 

AGI 시대의 생존법: '데이터 센서'이자 '마을 관리자'

그렇다면 공인중개사의 살길은 어디에 있는가? 보고서는 공인중개사의 역할을 '국가 빈집 및 지역 자산 관리의 디지털 트윈' 구축을 위한 현장 센서(Sensor)로 재정의한다. 이는 AI가 흉내 낼 수 없는 인간 고유의 영역, 즉 '현장성'과 '관계성'을 파고드는 전략이다.

 

첫째, 데이터의 생산자(Human Sensor)가 되어야 한다. 정부는 2026년부터 빈집 정비 사업을 본격화하려 하지만, 현장의 디테일한 데이터가 부족해 애를 먹고 있다. 공무원이 일일이 다닐 수 없는 골목길의 빈집 상태, 소유자의 복잡한 사연을 가장 잘 아는 것은 지역 중개사다. 보고서가 제안한 대로 11만 중개사가 '빈집 뱅킹'의 데이터 입력 주체가 되어 국토부 시스템과 연동한다면, 공인중개사는 단순 자영업자를 넘어 국가 데이터 인프라의 핵심 파트너로 격상된다. AI는 데이터를 분석할 순 있어도, 시골 빈집의 냄새와 붕괴 위험을 감지해 데이터를 생성할 순 없다.

 

둘째, 공간의 관리자(Village Manager)로 업을 확장해야 한다. 보고서는 거래 성사 시 수수료를 받는 일회성 모델에서 벗어나, 빈집과 노후 주택을 관리해 주는 '구독형 관리 수수료' 모델로의 전환을 제안한다. 외지에 사는 집주인을 대신해 잡초를 뽑고 동파를 점검하는 '부재지주 케어 서비스'는 고도의 기술이 아닌 '신뢰'와 '노동'이 필요한 영역이다. AGI 시대가 와도, 누군가는 물리적인 공간을 돌봐야 한다. 이것이 바로 로컬의 붕괴를 막는 '마을 부동산 관리사'의 역할이다.

 

'한방'을 넘어 '상생'으로

이 전략이 성공하려면 '한방' 플랫폼은 단순한 매물 앱이 아닌, 공공성을 담보한 '데이터 댐'이 되어야 한다. 보고서는 지방소멸대응기금을 활용해 중개사들의 데이터 수집 활동을 지원하고 , 이를 통해 구축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리모델링, 금융, 청소 업체가 연결되는 O2O 생태계를 그려내고 있다.

지금 공인중개사 업계는 벼랑 끝에 서 있다. 기술의 발전과 인구 구조의 변화라는 이중고 속에서, 과거의 '복덕방' 향수에 젖어 있을 시간은 없다. AI가 대체할 수 없는 '현장의 데이터'를 쥐고, 지방 소멸이라는 국가적 난제를 해결하는 '공공의 파트너'로 변신하는 것. 그것이 공인중개사가 2026년 이후에도 우리 곁에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한 방'이다.


 

스크린샷 2024-06-14 172010.png

 

 


<저작권자(c)한국유통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및 사회적 공헌활동 홍보기사 문의: 010-3546-9865, flower_im@naver.co

검증된 모든 물건 판매 대행, 중소상공인들의 사업을 더욱 윤택하게 해주는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