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작은 보증금, 큰 변화. 뉴질랜드 부동산 시장의 새로운 기회와 한국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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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박춘태(교육학 박사)는 대학교 국제교류처장 및 학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뉴질랜드에서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글로 풀어내고 있다.


“단 10%의 보증금만으로 새 집을 투자할 수 있습니다.”


최근 뉴질랜드 부동산 시장에서 들려온 소식이다. BNZ, ANZ, TSB 은행이 신규 주택 투자에 대해 최대 90%까지 대출을 허용하면서, 투자자들에게는 새로운 문이 열리고 있다. 낮아지는 금리, 아직 크게 오르지 않은 집값, 그리고 은행의 적극적인 대출 지원이 맞물리며 ‘작은 보증금, 큰 기회’라는 말이 현실이 된 것이다.


이는 단순한 금융상품의 변화가 아니다. 이는 많은 사람들에게 꿈꾸던 첫걸음을 내딛을 기회를 제공하고, 또 다른 이들에게는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는 사건이다. 지금까지 ‘부동산 투자’는 거대한 자본을 가진 일부의 영역처럼 보였지만, 이제는 보다 많은 이들에게 열린 문이 되고 있다.


뉴질랜드에서 단 10% 보증금으로 집을 살 수 있다는 사실은 한국 사람들에게는 다소 충격적으로 들릴지도 모른다. 한국의 부동산 시장은 지난 수십 년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집값’으로 대표되어 왔다. 서울과 주요 광역시에서는 집을 마련하려면 최소 30~40%의 자본을 준비해야 하고, 나머지를 대출로 채우더라도 이자를 갚아나가는 일이 결코 쉽지 않다.


특히 청년층에게 집은 점점 더 ‘꿈’이 되어가고 있다. 매달 치솟는 전세 보증금과 월세, 그리고 대출 규제는 많은 젊은 세대를 주저앉히고 있다. 결혼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이유 중 하나도 결국 ‘내 집 마련’의 어려움과 맞닿아 있다.


이와 비교하면, 뉴질랜드의 현재 상황은 ‘위기 속 기회’라 할 만하다. 금리가 하락세를 보이고, 집값이 정체되어 있는 지금, 작은 자본으로도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길이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질문이 하나 있다. 부동산 투자는 단순히 돈을 불리는 수단인가, 아니면 사람들의 삶을 지탱하는 터전인가?


한국의 경험은 우리에게 귀중한 교훈을 준다. 한국은 부동산이 단순한 ‘투자 대상’에서 ‘투기 수단’으로 변질되었을 때 어떤 사회적 파장이 일어나는지를 보여주었다. 집값이 급등하면서, 집은 더 이상 ‘사는 곳’이 아니라 ‘사야만 하는 것’이 되었고, 이는 사회 전반의 불평등을 심화시켰다. 청년은 미래를 포기했고, 가정은 파산의 문턱에서 고통을 겪었다.


뉴질랜드 역시 지금은 ‘투자의 기회’라는 긍정적인 흐름을 타고 있지만, 만약 이 흐름이 과열된다면 한국과 같은 길을 걷지 말라는 보장은 없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낮은 보증금이나 높은 대출 한도가 아니라, 그것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안정적인 삶을 제공할 수 있는가이다.


뉴질랜드 은행들이 제시한 ‘10% 보증금’ 제도는 단순한 금융 정책 그 이상이다. 이는 젊은 세대에게도 부동산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희망을 열어준다. 한국의 청년들이 “평생 집을 살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과 달리, 뉴질랜드 청년들은 지금 이 기회를 활용해 실제로 첫 집을 마련할 수 있다.


또한 이는 투자자들에게도 새로운 의미를 갖는다. 예전 같으면 거대한 자본을 가진 일부만이 투자할 수 있었던 영역이 이제는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열리고 있다. 포트폴리오 다각화, 안정적인 자산 관리, 그리고 장기적인 부의 축적이 가능해진다.


한국에서는 소규모 자본으로 부동산 시장에 진입한다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반면 뉴질랜드에서는 지금 이 순간이야말로 ‘작은 돈으로 큰 기회’를 만들 수 있는 시점이다.


여기서 우리는 반드시 경계해야 한다. 작은 보증금 정책이 단기간에는 시장을 활성화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또 다른 버블을 만들 위험도 있다. 한국의 사례가 바로 그 경고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이라는 말이 한국 사회에서 유행했을 때, 사람들은 집을 사기 위해 모든 자산과 미래까지 끌어다 썼다. 그리고 그 결과는 가계부채의 폭발적 증가였다.


뉴질랜드가 한국과 같은 상황에 빠지지 않으려면, 지금의 기회를 단순한 투기 수단으로 삼지 말고, 실수요자와 장기 거주자에게 우선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그래야만 ‘작은 보증금’이 진정으로 ‘큰 희망’이 될 수 있다.


집은 단순히 벽과 지붕이 아니다. 그 안에서 아이들이 자라고, 가족이 웃고 울며, 삶이 쌓인다. 한국의 청년들이 집을 얻지 못해 결혼과 출산을 미루는 모습을 보며, 나는 집이란 단순히 투자 대상이 아니라 ‘삶의 기반’임을 절실히 깨달았다.


뉴질랜드의 작은 보증금 정책이 단순한 투자 기회에 그치지 않고, 젊은 세대에게 안정적인 삶의 터전을 제공하는 제도가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한국 또한 이러한 제도를 참고해, 청년과 서민이 ‘내 집 마련의 희망’을 품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뉴질랜드의 현재 부동산 정책은 위기 속에서도 길을 찾는 지혜를 보여준다. 작은 보증금이 열어주는 문은 단순히 투자자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삶을 꿈꾸는 모든 이들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뉴질랜드는 한국의 경험에서 배워야 한다.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간 부동산 정책은 사회 전체를 흔들 수 있다. 반대로 올바른 제도와 균형 잡힌 시각이 함께한다면, 작은 보증금은 단순한 금융 정책을 넘어 ‘희망의 씨앗’이 될 수 있다.


작은 보증금이 큰 기회를 만들고, 그 기회가 한 나라의 미래를 바꾸는 힘이 되기를, 나는 이 땅 뉴질랜드에서 간절히 소망한다. 그리고 언젠가 한국에서도 청년들이 “작은 보증금으로 나도 집을 가질 수 있다”는 말을 당당히 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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