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뉴질랜드에서 만난 아름다움의 본질

사회부 0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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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춘태(교육학 박사). 북경화지아대학교 기업관리대학 학장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뉴질랜드에 거주하며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칼럼으로 풀어내고 있다.



“세상은 우리의 상상력에 자신을 내어준다.”

미국 시인 메리 올리버의 이 문장은 뉴질랜드에서의 어느 새벽을 떠올릴 때마다 내 마음에 잔잔한 파문을 남긴다. 그곳에서 나는 ‘아름다움’이란 단어가 단순한 풍경이나 외적인 것에 머무르지 않는다는 사실을 아주 깊이 체험했다.


몇 해 전, 나는 뉴질랜드 북섬의 한 작은 해변 마을에서 머물렀다. 그곳의 아침은 언제나 고요했다. 이른 새벽, 바닷바람을 맞으며 해변을 걷던 나는 모래 위에 쓰러진 돌고래 한 마리를 발견했다.

아직 숨이 붙어 있었지만 지쳐 보였다. 순간 나는 당황했고, 곧장 근처 집으로 달려가 도움을 청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마을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누군가는 따뜻한 물을 담은 양동이를 들고, 또 다른 이는 젖은 수건을 가져왔다. 어떤 이는 무릎을 꿇고 돌고래의 몸을 조심스레 어루만지며 “괜찮아, 곧 바다로 돌아갈 거야.”라고 속삭였다.


몇 시간 동안 아이부터 노인까지 마을 사람들이 번갈아 가며 돌고래 곁을 지켰다. 모두가 한마음으로 작은 생명을 살리기 위해 애썼다.

마침내 파도가 높아지자 우리는 힘을 모아 돌고래를 바다로 밀어 넣었다. 잠시 뒤, 돌고래는 힘겹게 꼬리를 흔들며 다시 바다로 나아갔다.

그 순간, 해변에 모인 모두가 서로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말없이 서로의 어깨를 두드리는 그 따뜻한 손길 속에서, 나는 진짜 ‘아름다움’이란 무엇인지 깨달았다.


뉴질랜드의 아름다움은 이처럼 일상 곳곳에 스며 있다.

내가 머물던 마을에서는 몸이 불편한 이웃의 집을 함께 청소하고, 정원을 가꿔주는 봉사 활동이 자연스러운 일상이었다.

한 번은 희귀병을 앓는 아이의 가족을 위해 마을 전체가 바자회를 열었다. 모두가 조금씩 음식을 내놓고, 치료비를 모았다.

“이 아이는 우리 모두의 아이니까요.”

이웃의 이 한마디는 공동체의 울타리 안에서 서로를 지키고 보듬는 뉴질랜드 사람들의 마음을 그대로 보여준다.


뉴질랜드의 아이들은 자연 속에서 자란다.

학교에서는 성적보다 친구와 자연을 사랑하는 법,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법을 먼저 배운다.

한 초등학교에서는 아이들이 직접 텃밭을 가꾸고, 수확한 채소를 지역 노인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우리가 키운 감자를 할머니, 할아버지께 드릴 수 있어서 정말 기뻐요!”

아이들의 맑은 얼굴에서 아름다움이란 결국 서로를 돌보고 사랑하는 마음임을 다시 한 번 느꼈다.


뉴질랜드의 풍경은 아름답다. 끝없이 펼쳐진 초원, 투명한 호수,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들. 하지만 그보다 더 깊은 아름다움은 바로 사람들의 마음과 연대, 그리고 작은 생명까지도 존중하는 삶의 태도에 있다.

아름다움은 거창하거나 완벽한 것이 아니다.

바닷가에서 작은 돌고래를 위해 모인 이웃들, 병든 아이의 가족을 위해 힘을 모으는 마을, 그리고 아이들이 직접 키운 감자를 나누는 손길.

이 모든 순간이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조금 더 살 만한 곳으로 만든다.


나는 오늘도 뉴질랜드의 해변을 떠올린다.

그 바다처럼, 서로를 품고 지켜주는 마음이야말로 진짜 아름다움의 본질임을 믿는다.

세상은 우리의 상상력과 따뜻한 마음에 자신을 내어준다.

그리고 우리는 그 속에서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고, 더 아름답게 살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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