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수박사칼럼] ‘돈 뿌리기’ 식 지원은 끝났다… 소상공인 정책, 이제는 ‘데이터 처방’이 답이다

사회부 0 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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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만수 경제부칼럼위원/경영학박사 

 

감성보다 데이터, 지원보다 진단… 소상공인 정책의 ‘정밀 진화’가 시작됐다

 


"힘드니까 다 같이 돕자"는 감성적 구호가 통하던 시기는 지났다. 수년간 천문학적인 예산이 소상공인 지원금으로 풀렸지만, 폐업률은 여전히 치솟고 골목상권의 비명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의 ‘묻지마 현금 살포’가 한계에 봉착한 것이다. 이제는 냉정해져야 한다. 아픈 곳이 다른데 똑같은 약을 처방해서는 환자를 살릴 수 없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보편적 복지가 아니라, 데이터 과학에 기반한 ‘정밀 타격(Pin-point) 처방’이다.

 

최근 수원도시재단이 발표한 ‘2025 수원 상권활성화 컨퍼런스’ 자료는 이러한 정책 전환의 결정적인 단초를 제공한다. 이들은 단순히 매출이 줄었으니 돈을 주자는 1차원적 접근을 거부했다. 대신 ‘상권종합지수’라는 과학적 잣대를 들이댔다. 인구소멸위험지수, 유동인구, 건물노후도, 매출 회복탄력성, 금융 기초체력 등 다차원 데이터를 융합해 상권의 진짜 건강 상태를 진단한 것이다.

이 데이터가 가리키는 방향은 명확하다. 모든 상권이 다 같은 소상공인이 아니라는 점이다.

수원시 지동이나 세류동처럼 건물 노후도가 심각하고 고령화가 진행된 '쇠퇴형 상권’을 보자. 데이터는 이곳에 청년 창업 자금을 쏟아붓는 것이 얼마나 무모한 짓인지 보여준다. 이곳에는 금융 지원보다는 물리적 환경 개선과 디지털 복지, 혹은 고령 친화적 업종 전환(시니어 돌봄 등)이라는 ‘재생 처방’이 필요하다.

 

반면, 수원역 앞 매산동처럼 유동인구는 넘치지만 실속이 없는 ‘잠재력형 상권’은 다르다. 이곳은 자금이 부족한 게 아니라 사람들이 머물게 할 ‘콘텐츠’와 ‘브랜딩’이 부족한 것이다. 그리고 광교나 인계동처럼 기초 체력이 튼튼한 ‘거점형 상권’은 정부의 간섭을 최소화하고 자생적 성장을 돕는 규제 완화가 곧 지원이다.

 

이처럼 데이터는 상권마다, 점포마다 살길이 다르다는 것을 웅변하고 있다. 그런데도 중앙정부의 정책은 여전히 ‘신청하면 주는’ 선착순 행정에 머물러 있다. 성장할 기업과 도태될 기업을 구분하지 않고, 산소호흡기만 달아주는 방식으로는 좀비 기업만 양산할 뿐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이제 수원도시재단의 실험을 국가 표준으로 확장해야 한다. 카드사의 매출 데이터로 ‘회복탄력성’을 측정해 위기 징후를 조기에 포착하고, 은행의 금융 데이터로 빚 갚을 능력이 있는지를 판단하며, 건축물 대장으로 ‘물리적 쇠퇴’를 예측해야 한다. 이를 통해 전국의 소상공인을 진단하고, 생애주기에 맞는 맞춤형 처방전을 발급하는 ‘K-소상공인 건강진단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물론 저항은 있을 것이다. "왜 나는 안 주냐"는 민원도 빗발칠 것이다. 하지만 데이터라는 객관적 근거(Evidence) 없이는 설득도, 혁신도 불가능하다.

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살포’에서 ‘투자’로, ‘연명’에서 ‘재생’으로. 데이터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소상공인을 살리는 길은 무작정 퍼주는 온정이 아니라, 데이터를 직시하는 냉철한 이성에 있다. 골든타임은 얼마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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