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코스피 8000선 뒤의 비명… 이재명 정부 소상공인 정책, '응급처치' 끝내고 '체질 개선' 나설 때

사회부 0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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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만수 경제부칼럼위원/경영학박사

 

 

2026년 현재 대한민국 거시경제는 코스피 장중 8000선 돌파, 수출 7000억 달러 달성, 1분기 실질 GDP 성장률 1.8%라는 화려한 성적표를 자랑하고 있다. 이른바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의 개막이다. 그러나 이 눈부신 지표의 이면에는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등 첨단 수출 대기업 중심의 양극화가 자리 잡고 있으며, 경제의 모세혈관인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고환율·고물가와 내수 붕괴의 직격탄을 맞고 생존의 기로에 서 있다. 

이재명 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국가의 무한 책임론'을 철학적 기조로 삼아, 벼랑 끝 자영업자를 구출하기 위한 전례 없는 규모의 재정 투입과 시장 개입을 단행했다. 출범 1주년을 맞은 지금, 그간의 파격적 정책들이 남긴 '실(實)'과 '허(虛)'를 냉철한 경제학적 잣대로 평가하고 향후 나아가야 할 구조 개혁의 방향을 짚어보고자 한다. 

 

선의로 포장된 거대 개입주의의 명암(明暗)

현 정부의 소상공인 정책은 크게 세 가지 축으로 요약된다. 부채 탕감, 대규모 유동성 공급(지역화폐), 그리고 플랫폼 독과점 규제다. 각 정책은 단기적인 심폐소생술로는 훌륭히 기능했으나, 시장 질서를 훼손하는 심각한 부작용을 동시에 잉태했다. 

 

1. 부채 탕감: 시장 퇴출 방어와 도덕적 해이의 딜레마 정부는 '새출발기금'을 확대해 창업 3~6개월 차 신규 소상공인에게도 최대 90%의 채무 탕감을 허용했고, 장기 연체자를 위한 '새도약기금'을 통해 최대 100% 원금 소각이라는 파격적 구제책을 가동했다. 이는 한계 채무자 120만 명의 시장 퇴출을 막고 국가 복지 비용을 절감하는 거시적 투자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인위적인 부채 탕감은 필연적으로 "버티면 국가가 갚아준다"는 도덕적 해이(Moral Hazard)를 고착화시켰다. 금융권의 대손 비용 증가는 결국 정상 차주에 대한 금리 인상으로 전가되며, 성실하게 빚을 갚은 비채무자들의 상대적 박탈감과 조세 저항이라는 무거운 숙제를 남겼다. 

 

2. 지역화폐 매칭 펀드: 가난한 지역의 돈을 뺏어 부유한 지역으로 35조 원 규모의 적자 국채 발행을 불사하며 추진된 지역화폐 기반 '민생회복지원금'은 소상공인들에게 단비 같은 매출 증대 효과를 가져왔다. 역내 승수효과를 노린 정교한 설계였다. 하지만 정책 집행 과정에서 발생한 행정적 역진성은 참담한 수준이다. 국비 지원을 받기 위해 지자체가 의무적으로 부담해야 하는 '5% 지방비 매칭' 규제 탓에, 재정이 고갈된 89개 인구감소지역은 무려 586억 원의 국고보조금 수령을 포기해야 했다. 이 예산이 재정 여력이 풍부한 일반 지역으로 흘러 들어가는 고도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3. 관제 플랫폼의 실패와 온플법의 지정학적 리스크 배달앱의 수수료 횡포를 막겠다며 야심 차게 출범시킨 공공앱 '배달특급'은 혁신과 자본력이 지배하는 디지털 시장에서 철저히 외면당했다. 1%라는 파격적인 수수료로 시작했으나, 586억 원의 혈세를 투입하고도 이용자 수가 56% 급감하며 매년 수십억 원의 적자만 내는 '정부 실패(Government Failure)'의 교과서적 사례가 되었다. 이에 정부는 '온라인플랫폼법(온플법)' 제정이라는 초강력 규제 카드를 꺼내 들었다. 하지만 이는 토종 플랫폼의 팔만 비틀어 해외 빅테크에 반사이익을 안겨주는 '규제 차익' 우려를 낳고 있으며, 미국과의 통상 마찰 도화선으로 작용해 첨단 산업 중심의 경제 안보마저 위협하는 뇌관이 되고 있다. 


이재명 정부 주요 소상공인 정책 성과 및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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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생존을 위한 제언: 시장 친화적 미세 조정(Fine-tuning)

소상공인의 붕괴를 막고자 한 국가의 선한 의지가 언제나 선한 결과만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 집권 2년 차를 맞이하는 이재명 정부의 소상공인 정책은 이제 '단기적 현금 살포와 인위적 가격 통제'라는 응급실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생태계의 구조적 체질 개선'으로 진화해야 한다. 

첫째, 무분별한 채무 탕감이 아닌 선별적이고 장기적인 이자 유예 중심으로 연착륙을 유도하여 시장의 도덕적 해이를 방어해야 한다. 둘째, 지역화폐의 매칭 비율을 지자체의 재정 여건에 따라 전면 차등화하는 수직적 형평성을 즉각 도입해야 한다. 셋째, 밑 빠진 독이 된 관제 플랫폼 사업은 과감히 폐지하고, 절감된 예산을 소상공인의 독자적인 디지털 전환(DX)과 직접 고객 관리(D2C) 역량 강화 바우처로 전환해야 한다. 넷째, 온플법 제정은 일률적인 사전 규제를 지양하고, 불공정 행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을 강화하는 사후 규제 중심으로 선회해 혁신과 공정의 균형을 맞추어야 할 것이다. 

소상공인은 보호받아야 할 연약한 객체가 아니라, 스스로 경쟁력을 갖추고 살아남아야 할 시장 경제의 떳떳한 주체다. 실증 데이터에 기반한 차가운 이성과 정교한 정책 설계만이 진정한 민생 회복의 마중물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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