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구의회 의원 이시훈
종로구 동부권은 서울의 천년 역사와 서민의 숨결, 그리고 역동적인 상업 생태계가 공존하는 상징적인 공간이다. 흥인지문을 기점으로 낙산공원을 잇는 성곽길의 고즈넉함, 창신동과 숭인동 골목길의 서사, 그리고 창신시장과 광장시장으로 이어지는 활력 넘치는 상권은 오직 종로만이 가진 소중한 자산이다.
하지만 냉정하게 짚어볼 대목이 있다. 보석 같은 이 자원들이 하나의 흐름으로 꿰어지지 못한 채, 개별적인 ‘점’으로만 소비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제는 흩어진 자원을 하나의 ‘선’으로 잇고, 지역 경제의 ‘면’으로 확산시키는 전략적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첫째, 정적인 역사 공간에 ‘청춘의 활력’을 더해야 한다.
흥인지문에서 낙산공원까지의 구간을 단순히 걷는 길을 넘어, 젊음의 에너지가 더해지는 ‘문화로드’로 재정립해야 한다. 지금의 성곽길이 정적인 휴식 공간에 머물러 있다면, 앞으로는 주요 거점에 소규모 공연 공간을 조성해 청년 예술인들이 활동할 수 있는 무대로 확장할 필요가 있다. 젊은 예술인들의 기량이 펼쳐지고 관람객이 모여드는 환경이 구축될 때, 역사는 박제된 과거가 아닌 살아 숨 쉬는 현재가 된다. 방문객의 체류 시간이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주변 상권으로 발길이 이어지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둘째, 전통시장을 ‘문화 플랫폼’으로 진화시켜야 한다.
창신시장과 광장시장은 지역 경제의 근간이다. 그러나 이제 단순한 물건 구매만으로는 경쟁력을 담보할 수 없다. 전통시장에 ‘문화적 소비’를 입혀야 한다. 시장의 맛에 지역의 이야기를 입히고, 소규모 공연과 체험형 콘텐츠를 결합해 ‘방문 자체가 목적’이 되는 공간으로 변모시켜야 한다. 시장을 하나의 문화 플랫폼으로 바라볼 때, 전통시장은 대형 유통시설이 쉽게 따라올 수 없는 고유한 경쟁력을 갖게 된다.
셋째, 상권 간의 벽을 허무는 ‘경제 동선’을 설계해야 한다.
대형 상업시설과 전통시장이 지근거리에 있음에도 소비 흐름이 단절된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방문객의 이동 경로를 정밀하게 재설계하여 상업시설 이용객이 자연스럽게 골목 상권과 시장으로 유입되는 연결 구조가 필요하다. 이는 단순한 홍보를 넘어 교통망 정비, 직관적인 안내 시스템, 그리고 권역을 하나로 묶는 통합 프로그램 운영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종합 행정으로 뒷받침되어야 한다.
넷째, ‘스쳐 가는 관광’에서 ‘머무는 관광’으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흥인지문과 낙산 일대의 경관은 도심 속에서 찾기 힘든 귀중한 자산이다. 여기에 창신·숭인동 일대의 변화하는 주거 환경과 새로운 문화 콘텐츠를 연계한다면, 종로는 스쳐 지나가는 경유지가 아닌 ‘머무르고 싶은 목적지’가 될 수 있다. 방문객이 한 시간 더 머물 때 지역 소상공인의 매출 기회는 늘어나며, 이는 곧 지역 경제의 실질적인 체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
종로의 경쟁력은 이미 충분하다. 관건은 이 잠재력을 어떻게 연결하고 흐르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 역사와 문화, 전통시장과 골목 상권이 유기적인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갈 때, 사람의 발길과 자본의 흐름이 함께 움직이는 자족 경제 구조가 완성된다.
지역 경제를 살리는 해답은 멀리 있지 않다. 우리가 가진 자산을 제대로 연결하고, 그 속에 새로운 가치를 불어넣는 것에 있다. 흩어진 자원을 하나의 거대한 경제 흐름으로 묶어내는 것, 그것이 지금 우리 종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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