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수박사칼럼] 소상공인 페이백 20%의 역설… ‘단기 진통제’를 넘어 ‘근본적 치료제’로 가려면

사회부 0 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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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만수 경제부칼럼위원/경영학박사

 

최근 경기도의 소비자물가지수가 118.49를 기록하며 고물가 기조가 고착화되는 가운데, 특히 신선식품물가지수(132.73)가 급등하여 서민과 상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이러한 경제적 위기 국면 속에서 경기도와 안산시 등 지자체는 얼어붙은 소비 심리를 녹이기 위해 지역화폐 결제 시 최대 20%를 환급해 주는 ‘페이백(Payback)’이라는 강력한 재정 처방전을 빼들었다. 막대한 세금이 투입된 이 대규모 할인 행사는 과연 지역 경제를 살리는 만병통치약일까? 현장 데이터와 연구 보고서가 말해주는 페이백 정책의 명암(明暗), 즉 '실(實)'과 '허(虛)'를 짚어봤다.

 

실(實): 막힌 혈맥을 뚫은 폭발적 ‘단기 소비 창출’

지자체의 파격적인 현금성 지원은 분명 즉각적인 소비 견인 효과를 냈다. 지표상으로 나타난 성과는 괄목할 만하다.

매출의 수직 상승: 경기도 ‘통큰 세일’ 기간 중 전년 동기 대비 지역화폐 결제액은 무려 148.6% 급증했다. 특히 대형 자본에 밀려 고전하던 전통시장(166.3% 증가)과 골목상권(115.7% 증가)에 유동성이 집중 공급되었다.

지갑을 여는 마중물 효과: 20% 환급 혜택은 유동인구의 발걸음을 끄는 데 그치지 않았다. 행사 참여 상권의 1인당 평균 결제액은 1,937원으로, 미참여 상권(1,012원) 대비 약 1.9배 높은 수치를 기록하며 실질 구매력을 팽창시켰다.

주변 상권으로의 온기 확산: 행사 참여 점포뿐만 아니라, 전통시장 반경 500m~1km 이내 미참여 점포의 매출마저 60.02%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공간적 낙수효과가 뚜렷하게 입증되었다.

 

허(虛): ‘디지털 소외’와 ‘재정 중독’의 구조적 덫

하지만 화려한 숫자의 이면에는 장기적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구조적 모순이 도사리고 있다.

앱(App)이 만든 노인 소외 현상: 가장 뼈아픈 대목은 이 혜택이 스마트폰 앱을 기반으로 작동하면서, 정작 오프라인 시장을 지탱하는 고령층을 철저히 배제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가적 상생페이백 연령별 거래 데이터를 보면, 70대 이상의 결제 비중은 단 5.2%에 불과했다. 환급액 미수령 비율 역시 70대 이상이 11.8%로 가장 높았다. 스마트폰 조작에 서툰 어르신들에게 20% 페이백은 행정 편의주의가 낳은 역차별이다.

부익부 빈익빈과 공간적 쏠림: 혜택의 불균형도 심각하다. 상생페이백의 경우 전체 환급 대상자의 58.4%가 수도권(서울 35.8%, 경기 19.3%, 인천 3.4%) 거주자에 집중됐다. 지역 내에서도 인프라가 좋은 대형 상권만 혜택을 독식하고, 도움이 절실한 원도심 소규모 골목은 소외될 우려가 다분하다.

소비 왜곡과 재정 중독성: 148%라는 결제액 증가 수치 상당수는 소비자가 원래 지출하려던 계획을 페이백 행사 기간으로 단순히 이동시킨 '시간적 대체(Intertemporal Substitution)' 현상일 가능성이 높다. 20%라는 고율의 지원이 끊기는 순간 상권 매출이 다시 급감해버리는 '재정 중독성' 리스크는 지자체가 짊어져야 할 시한폭탄이다.

 

제언: 맹목적 살포를 넘어 ‘정밀 타겟팅’으로

‘20% 무차별 페이백’은 단기적인 심리 방어선 역할로는 훌륭했지만, 한정된 조세 수입을 고려할 때 결코 영구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 이제는 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할 때다.

 

1. 차등 보상제 및 증분 인센티브 도입: 일률적인 퍼주기식 환급을 멈추고, 소상공인의 공회전이 심한 오후 브레이크 타임(14:00~17:00) 결제 시에만 캐시백 비율을 상향 조정하는 등 시간적 차등 보상이 필요하다. 또한 국가적 상생페이백 사업처럼 이전 분기 소비액을 초과하는 '증분(Incremental Consumption)'에 대해서만 높은 페이백을 부여하여 예산 낭비를 막아야 한다.

 

2. 오프라인 중심의 포용적 행정: 전통시장에 '디지털 도우미'를 상주시키거나 , 상인회가 종이 영수증을 모아 관공서 전산망을 통해 사후에 페이백을 대행해 주는 오프라인 투트랙(Two-track) 시스템을 합법화하여 70대 이상의 잠재적 구매력을 흡수해야 한다.

 

3. 시간 감가형 화폐(Demurrage) 실험: 지급된 페이백이 저축 수단으로 전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시간이 지날수록 환급액의 가치가 깎이는 '시간 감가형 스마트 컨트랙트' 알고리즘 도입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페이백은 침체된 골목상권에 꽂아 넣는 링거와 같다. 이제는 진통 효과에 취해 있을 때가 아니라, 정확한 실증 데이터와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지역 생태계의 자생력을 기르는 진짜 치료를 시작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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