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사토는 흙인가, 증거인가 ‘구미 낙동강 매각 사건’이 드러낸 행정의 구조적 취약성 고찰


“16억 원의 손실이 던진 질문, 누가 행정을 지휘하는가”

 

낙동강 강정습지에서 불거진 이른바 ‘사토 매각’ 사건은 단순한 행정 실수의 문제가 아니다. 이미 수사기관은 관련 공무원 3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는 여론의 추측이나 정치적 공격이 아닌, 감정(鑑定) 결과와 절차 검토를 거친 형사적 판단의 결과다. 사건의 본질은 “허술한 행정이 만들어낸 우연한 손실”이 아니라, 공공 재산의 가치를 과소평가하고 관리 체계를 무력화시킨 구조적 문제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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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감정 결과에 따르면 매각된 사토는 단순 폐토가 아니라, 건설용 골재로 재활용이 가능한 경제적 가치를 지녔다. 현장 감정에서는 1㎥당 2,420원으로 매각된 이 자원이 실제로는 그 3배 이상의 가치에 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더구나 경상북도의 종합감사에서도 ▲시추 및 품질시험 미실시 ▲입찰공고 제한 ▲참가자격 부적정 ▲설계 변경을 통한 공사비 증액 등이 지적되었다.

이는 언론이 임의로 구성한 ‘의혹’이 아니라, 감정서와 감사 문서, 수사기록 등에서 확인된 공적 자료에 기반한다. 법과 언론이 공통으로 지향하는 ‘사실 확인의 엄정성’이 이 사건의 중심 좌표가 되어야 한다.


행정 과실이라면 ‘왜’라는 질문에 납득 가능한 답이 있어야 한다.

왜 감정평가 없이 단가를 산정했는가?

왜 입찰을 공개 플랫폼이 아닌 제한 방식으로 진행했는가?

왜 운반거리 변경으로 5억 원가량의 예산이 늘었는가?

왜 감독체계가 작동하지 않았는가?


이 같은 ‘반복된 예외’는 더 이상 실수의 영역이 아니다. 제도적 통제 장치가 작동하지 않은 상태에서 발생한 손실은 개별 행정착오가 아닌 구조적 부패의 징후다. 수사기관이 이해충돌방지법 적용까지는 입증하지 못했더라도, 배임 혐의로 송치된 것 자체가 그 무게를 말해 준다.


최근 전직 공무원과 관련 업체 인사의 만남이 포착되어 의구심이 더해진다. 단순한 접촉 자체로 불법을 단정할 수는 없지만, 사건이 검찰로 송치된 시점에서 이 같은 관계 재접촉은 공직 윤리 차원에서 투명하게 점검될 필요가 있다.

행정행위가 시민의 세금으로 이루어진 이상, 행정 책임자와 이해관계자 간의 관계는 사적인 영역이 아니라 공적 감시의 대상이다. 침묵이 오히려 의혹을 키운다는 점을 공직자들은 잊지 말아야 한다.


강정습지는 단순한 하천 부지가 아닌 생태 복원과 도시환경의 핵심 공간이다. 그러나 그 공간에서 자산평가의 허술함, 입찰의 왜곡, 설계변경을 통한 예산 증액이 반복된다면, 이는 개별 사건을 넘어 지방행정의 신뢰 위기를 의미하는 또하나의 복마전이다.

 

복마전(伏魔殿)은 실제 범죄의 단정이 아니라, 폐쇄성과 편의 행정이 빚어내는 구조적 타락을 비유하는 말이다. 이 경고는 언론의 평가로서 정당하며, 사법 판단과 무관하게 행정의 투명성을 요구하는 시민적 의무이다.


진실은 ‘흙’ 속이 아니라 ‘기록’ 속에 있다

지금 구미시에 필요한 것은 세 가지다.


▲검찰의 독립적이고 신속한 수사 결과 발표


감사원 및 권익위의 전면적 행정조사


구미시의 적극적인 자료 공개와 환수 조치


“겸허히 수용하겠다”는 시장의 말이 공허한 결의로 남지 않으려면, 그 다음은 실질적 공개와 조치다. 낙동강의 흙과 모래는 자연물이지만, 공공의 자산이 되는 순간 법과 절차의 통제를 받아야 한다.


이 사건은 한두 명의 일탈이 아닌, 행정의 책임 구조와 감시 체계가 어디까지 작동하는지를 묻는 시험대다.

비판은 정치가 아니다.

의혹 제기는 선동이 아니다.

공공 자산을 지키려는 감시는 시민의 권리이자 민주주의의 기본 장치다.


흙은 말이 없지만, 기록은 남는다.

그리고 그 기록 위에서만 진실은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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