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북은 선거의 발판이 아니다” 재난 위에 세운 정치의 민낯

사회부 0 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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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0일 새마을 날, 구미시 박정희 대통령 동상 앞을 찾은 경북도지사 이철우 대선 예비후보


 

이재민은 불 속에서 울었고, 도정은 비어 있었다

 

2025년 4월, 경북은 역사상 최악의 산불 피해를 입었다.

 

이재민들의 삶은 흔적 없이 무너졌고, 마을은 불에 그을려 생기를 잃었다. 복구는 더디고, 삶은 멈췄다. 그런데 바로 이 시기, 경북도정을 책임진 이철우 지사는 중앙정치 무대에 서 있었다.


그의 대선 출마 선언과 방송 토론회 출연, 이어지는 정치적 중립 선언과 자유우파 중심론은 지역민의 현실과 어긋난 언어였다.

 

도민들은 묻고 있다. “당신의 정치보다 우리의 집이 먼저 아닙니까?”

 

경북도민은 지금 전국에서 가장 깊은 절망의 계절을 통과하고 있다.

산림청은 처음에 산불 영향 구역을 4만5천㏊로 발표했지만, 정부 합동 조사 결과 피해 면적은 무려 9만㏊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2000년 동해안 산불의 4배, 대한민국 산림재난 역사상 유례없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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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송 산불 피해지역 산림농장 전경


 


피해는 단순한 통계가 아니다.


주택 4,723채 피해 (전소 3,911채), 농작물 2,003ha, 하우스 1,480동, 축사 473동, 농기계 8,308대 소실 그리고 이재민 3,530명 발생 등.


안동, 영덕, 청송, 의성, 영양 등 각지의 주민들은 오늘도 무너진 삶터 앞에서 눈물을 삼키고 있다.


청송의 이재민 A씨는 하루에 한 번, 불타버린 밭을 다시 찾는다고 한다.

“부질없다는 걸 알면서도, 이마저 안 하면 답답한 마음이 더 터질 것 같다”고 말한다.

“예년 같았으면 농사 준비로 바쁜 시기인데, 지금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그는 또 말했다.

“평생 농사만 지었는데, 이번 산불로 모든 걸 잃었습니다. 하루 빨리 복구돼서 집도 짓고 다시 농사짓는 그날만을 기다립니다.”


이 목소리는 단지 한 개인의 탄식이 아니다. 이는 3,000명이 넘는 이재민의 집단적 절망이며, 복구보다 느린 행정과 외면 속에서 스러지는 희망이다.


그러나 이 재난의 시간에, 이철우 지사는 대선 경선 후보로서 토론장에 있었고, “자유우파 종가집 종손”을 자처하며 정치적 중심을 외쳤다.

“체제 전쟁”, “우파 빅텐트”라는 그의 발언은 분열적 언어이자, 현실로부터의 유체이탈이었다.


도지사는 재난을 현장에서 수습해야 할 행정의 수장이지, 당내 정치전략을 고민하는 정치 해설자가 아니다.


이 지사는 이제 도정에 복귀하겠다고 말했지만, 정치적 행보에 이용된 경북도정의 공백은 이미 기록되고 기억됐다.

지역 현안은 정권의 디딤돌이 아닌, 주민의 삶 그 자체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국가대개조, 체제 수호 프레임은 오늘의 경북 문제의 화두인 인구소멸, 농촌 고령화, 재난대응 미비를 설명하지 못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근대적 구호가 아니라, 현대적 해법과 실천이다.


경북은 선거의 무대가 아니다.

경북도청은 정치인의 경력을 위해 존재하는 기관이 아니다.

지금 경북에 필요한 건, 연설이 아닌 복구, 이미지가 아닌 실천, 정치적 중심이 아닌 주민 중심의 행정이다.


이철우 지사는 이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경북의 시간은 아직 4월에 멈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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