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죽는 날을 생각하면(부제: 내 죽음을 사람들에게 알리지 말라)

선비 0 5,198
DSC01664.jpg
 
난 죽는 날짜를 받아놨다.
 
인간은 갓난 아기로 이 세상에 태어나 대략 100년 못 미치는 세월을 살다가 다시 세상을 떠난다. 인간은 별다른 변수가 없는 한 제 수명을 다 살다가 생을 마감하는데 죽음은 어떤 누구라도 피해갈 수 없는 인생의 마지막 통과의례다.
 
일반적으로 출생 당시 신생아의 키는 대략 평균적으로 50cm이며 몸무게는 3kg에서 4kg 정도 나가며 머리 둘레가 가슴둘레보다 좀 더 크게 태어나고, 맥박은 1분에 12회에서 140회 정도 뛰며 호흡은 분당 35정도 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 중 뇌의 무게는 신체의 10% 정도인 350g에서 400g으로 뇌 속에 140억개의 뇌세포가 활동한다. 죽는다는 것은 뇌의 기능이 다한 것을 의미하기도 하며, 논란은 있지만 식물인간이되어 생명보조장치에 의지하는 인간은 뇌사상태에 빠진 상태를 죽음으로 인정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어서 가족들의 동의하에 생명보조장치를 떼어내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인간은 자라며 다양한 경험을 통해 정신적인 성장과 더불어 육체적인 성장을 함께 하는 존재다.  인간은 유년기를 지나 청소년기를 거쳐 성인이 되어 결혼을 하게 되며 또 다른 생명을 탄생시켜 똑 같은 생을 살아가게끔 교육을 시킨다.
 
이 사회는 유기적 공동체로서 혼자서는 살아 갈 수 없는 곳이다. 물론 특별한 경우의 사람도 있겠지만 고독을 즐기는 사람은 예외로 하자.
 
내 죽는 날을 미리 알다.
 
오늘 아침 스마트폰에서 『당신의 사망일은?』이란 앱을 접하게 되었다. 호기심에 이름을 입력하니 꽤나 오래 살다 죽는다는 결과가 나왔다.
 
"[당신의 사망일은?] 김도형님의 사망일은 2083년 1월 25일 오후 4시 54분 54초 11입니다."
 
결과를 본 김에 아들과 딸과 아내의 사망일도 알아보았다.
 
아들이 가장 오래 살고 아내 그리고 딸순으로 사망날짜가 결과 나왔다.
 
장난삼아 해본 것인데 마음이 조금 심란해졌고 죽음에 대한 의미를 되새겨 보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이 벚꽃 피는 좋은 계절에 죽는 날을 받아 놓다니 게다가 이 아름 다운 세상을 일찍 떠난다는 것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325622951.jpg
 
운동을 많이하고 긍정적이고 밝은 성격의 아들 아들은 97살 가량 원없이 세상을 살다가 생을 마감하는데, 딸과 아내는 일찍 세상을 떠나게 된다는 사실이 내심 못 마땅했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딸은 활달한 성격이고 운동을 좋아하는 성격이라 분명 잔병치래는 하지 않을 것인데, 아마도 좌충우돌 덤벙되는 성격이라 교통사고나 불의의 사고를 당할 확률이 높을 것만 같은 생각이 들었고, 아내의 경우는 운동을 싫어하고 허약한 체질이라 잔병치래를 앓다 세상을 떠나게 되지 않을까 생각들게 만들었다. 게다가 딸이 먼저 세상을 떠나게 되어 슬픔에 잠겨 더욱 세상을 일찍 떠날 수도 연관성이 있지 않을까도 생각해보게 만들었다.
 
어차피 엉터리 심심풀이 땅콩과도 같은 앱 프로그램임에도 불구하고 앱에 설명되어 있는 "당신의 사망일을 알 수 있습니다. 적중률 100%"란 글귀가 은근히 사람의 속마음과 신경을 건드렸다.
 
DSC01651.jpg
 
사망일을 알려주는 이 앱의 오류를 증명하고자 여러 사람들의 사망일을 알아보았다.
 
해서 아버지와 어머니의 사망일을 비롯해 죽은 대통령과 살아있는 대통령 그리고 우리 진도개의 사망일도 모조리 조사했다.
 
현재 교통사고로 병원에 입원해 계신 어머니가 가장 먼저 떠올랐다. 우리 어머니는 2054년에 돌아가시고 아버지는 2039년에 돌아가셔서 아이러니하게도 내심 기분이 좋았다. 얼추 100세를 사시게 될 부모님의 미래가 앞 전에 아내와 딸의 사망일에 대한 꿀꿀했던 기분을 다소 풀어준다.
 
내친 김에 박근혜 대통령의 사망일을 알아보니 2090년, 대통령의 아버지이자 이미 고인이 되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사망일은 2015년 7월 31일. 물론 동명이인이야 많겠지만 죽은 이의 사망일을 조사해 볾으로서 앱의 오류를 증명한 셈이 되어 다소 위로가 된다.
 
더불어 우리 대한민국과 적대적 관계에 있는 북한 김정은의 사망일은 2032년, 역시 이미 저 세상사람이 된 김정일은 2017년이 사망일로 나와 다시 한번 앱의 오류를 증명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 또한 더 오래 산다고 나오니 이 얼마나 엉터리 앱이었던가를 다시금 생각들게해 '사망일 알림'앱으로 인해 괜한 걱정을 들게 했던 아내와 딸의 이른 죽음에 대한 망상을 떨쳐 버릴 수가 있었던 아침이었다.
 
웃기게도 길어야 15년 수명인 내가 키우는 진도개 유통순의 이름을 입력하니 2066년까지 산다고 나온다.
 
DSC01660.jpg
 
엉터리였지만 이 재미난 앱으로 인해 마치 내가 영화 '데스티네이션(Destination)'의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도 들었다. 타인의 죽음을 결정짓는 전지전능한 신이 된 입장이 재미났다.
 
이것을 계기로 난 아직 40대로서 인생의 중반을 살고 있고 죽을 날이 멀지만, 타인의 죽음에 관한 문제도 잠시나마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인간은 누구나 언젠가는 죽게된다.
 
아둥바둥 욕심부리며 이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당장 죽음을 앞두고 있다면 어떤 삶을 살게 될까. 지금 이 시간이 너무나 소중해지고 세상의 모든 것이 소중하다고 여겨지지 않을까. 시간을 허투로 쓰지 않고 아껴 써야겠다는 마음이 간절해 질 것은 뻔한일이다.
 
세상의 모든 것은 죽음 앞에서 부질없는 것이지만 '죽음'이란 무시무시한 단어를 되새김으로서 난 오늘도 더욱 생기 넘치는 삶을 살아간다. 죽은 뒤에도 언제나 사람들의 기억에 남는 존재가 되기 위해서는 의미있게 바르게 잘 살아야만 하고, 사후 관리도 틈틈이 해가면서 삶을 살아간다면 죽음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여유도 갖게 된다. 그래서 생을 마무리할 마지막 순간에 남길 말 또한 생각해 보게 된다. 
 
"내 죽음을 사람들에게 알리지 말라"
 
DSC01661.jpg
 
<한국유통신문 경북지부장 김도형> flower_im@naver.com
<저작권자(c)한국유통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가능>
 
 
*기사 동시 게재 사이트
 
오렌지뉴스
고발뉴스
한국유통신문 카페
한국유통신문 블로그

한국유통신문 제휴 킨텍스 홈페이지 바로가기:
http://www.kshop.org/2015/
 
 
[당신의 사망일은?] 김도형님의 사망일은 2083년 1월 25일 오후 4시 54분 54초 11입니다.
[당신의 사망일은?] 김경록님의 사망일은 2101년 11월 27일 오후 1시 47분 39초 33입니다.
[당신의 사망일은?] 김수희님의 사망일은 2024년 6월 8일 오후 5시 4분 43초 15입니다.
[당신의 사망일은?] 이꽃임님의 사망일은 2036년 2월 25일 오후 1시 26분 18초 10입니다.
[당신의 사망일은?] 권명자님의 사망일은 2054년 3월 25일 오후 2시 35분 45초 59입니다.
[당신의 사망일은?] 김세균님의 사망일은 2039년 9월 18일 오후 6시 23분 12초 67입니다.
[당신의 사망일은?] 박근혜님의 사망일은 2090년 1월 11일 오후 7시 42분 27초 14입니다.
[당신의 사망일은?] 박정희님의 사망일은 2015년 7월 31일 오전 8시 4분 5초 37입니다.
[당신의 사망일은?] 김정은님의 사망일은 2032년 12월 28일 오후 5시 49분 29초 73입니다.
[당신의 사망일은?] 김정일님의 사망일은 2017년 5월 4일 오전 9시 21분 48초 6입니다.
[당신의 사망일은?] 버락 오바마님의 사망일은 2075년 10월 27일 오전 1시 8분 23초 86입니다.
[당신의 사망일은?] 유통순님의 사망일은 2066년 12월 14일 오후 5시 11분 41초 88입니다.
[당신의 사망일은?] 노무현님의 사망일은 2019년 6월 8일 오후 7시 44분 1초 63입니다.
[당신의 사망일은?] 김대중님의 사망일은 2054년 8월 25일 오전 9시 19분 43초 72입니다.
[당신의 사망일은?] 전두환님의 사망일은 2057년 7월 2일 오전 3시 23분 4초 35입니다.
[당신의 사망일은?] 이명박님의 사망일은 2085년 2월 1일 오후 8시 40분 23초 52입니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