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글LORY(2025-113)] 반부논어(半部論語)의 붉은 불

사회부 0 73 3일전

깨달음의 시간은 길고도 느리다. 누군가의 말이 마음에 닿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그날 나는 차가운 커피잔 대신, 손에 들린 스마트폰의 무게를 느끼고 있었다. 훌륭한 강연을 영상으로 남길 수 있다는 단순한 사실에 이상한 희열이 일었다. 어쩌면 나의 일은 그 순간을 보존하는 것이었고, 그가 전한 사유의 온기를 지워지지 않게 담아두는 일이었다.

공병석 교수의 목소리는 단단했지만, 결코 높지 않았다. “하나를 알더라도 제대로 알아야 합니다.” 그 한마디가 공기 속을 천천히 흔들었다. 나는 촬영을 하며 생각했다. 저 사람은 지식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앎을 대하는 인간의 자세’를 보여주는 것이구나.

공자의 후손이라 불리는 한 철학자가 공자에 대한 오해를 꺼내들었다. 그것은 오래된 성전의 먼지를 털어내는 일이었다. 경북의 노인들이 놀라는 모습 속에서 나는 오래 묵혀온 믿음이 균열되는 찰나의 아름다움을 보았다.

그리고 문득, 깨달음이란 어쩌면 이런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거대한 번개처럼 내리꽂히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말 한 줄이 천천히 우리 기억 속을 비추며, 오래된 그림자를 밀어내는 일. 나는 그 순간이 지나가버릴까 두려워 또 한 번 스마트폰의 녹화중임을 알리는 붉은 불빛을 확인했다. 그것이 내 방식의 예(禮)였다.

글쓴이: 김도형 작가는

인생의 고비를 맞이한 사람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새로운 트렌드와 정보를 제공함으로서 동기부여와 함께 새로운 희망을 안겨다 주는 실용적 감성글을 좋아한다.

-경북미디어뉴스 '오늘의 말' 고정 칼럼 연재

-동기부여 코칭 스토리텔링 작가

-4차산업혁명시대 리더십 제언 칼럼 연재

-경북스토리텔링클럽 공모 선정(2019)

-네이버 지식 iN 지식파트너 자원상담원(2013~)

-시사문단 수필부문 신인상 등단(2013)

-한책 하나 구미운동 2012, 2013 입상

'모닝글LORY'는 전자책 출판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창작 코너입니다. 마감시간은 매일 아침(오전 5시부터 오전 9시까지) 글쓰기를 원칙으로 하며, 숙면 뒤 깨어났을 때 느껴지는 영감을 자양분으로 하여 가공된 창작글을 지향합니다.

매일 글쓰기를 하는 것은 단순히 문장력을 향상시키는 것 이상의 다양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옵니다. 꾸준한 글쓰기는 창의력, 자기 표현, 정서적 안정, 사고력 향상 등 여러 면에서 우리의 삶에 깊이 관여합니다.

참여 작가님들의 첫 출판은 100회 게재를 원칙으로 하며, 최종 편집회의를 거쳐 전자책 발행을 합니다. 전자책은 크몽, 탈잉, 부크크, 유페이퍼를 통해 출판되며, 등단 작가로 활동할 수 있는 길을 열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