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글LORY(2025-112)] 진정한 지능은 '고독'에서 피고, 깊은 관계는 '예의'에서 익는다

사회부 0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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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지난 9월 이후로 아침 글쓰기를 멈췄다.

하루를 여는 작은 의식이었고, 내 마음을 정돈하는 습관이었는데도, 어느 순간엔 그것마저 ‘해야 할 일’처럼 느껴졌다. 한 가지에 몰입하기 위해서는, 그동안 고수해오던 것에 대한 미련을 내려놓고 잠시 한켠에 두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유감없이 느낀 한 해였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느끼고, 배웠다. 그리고 다시 시작하는 오늘이 새롭다.


오늘의 글은 이 문장으로 연다. 

 

"진정한 지능은 ‘고독’에서 피고, 깊은 관계는 ‘예의’에서 익는다"


가끔은, 아무 일도 하지 않는 시간이 필요하다. 휴대폰 화면을 덮고, 알림을 잠시 꺼두고, 내 방의 작은 소음을 가만히 듣는 시간. 냉장고가 웅— 하고 숨을 쉬고, 창밖에서는 바람이 나뭇잎을 한 번 흔들고 지나간다. 그 고요 속에서야 비로소 내 마음이 “나 여기 있어” 하고 손을 든다. 무엇을 더 해야 해서가 아니라, 이제야 내가 나를 따라잡는 느낌으로.


칼 융은 말했다. “외부를 보는 자는 꿈을 꾸고, 내부를 보는 자는 깨어난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너무 자주 바깥을 보고 산다. 누가 뭘 했는지, 어디를 갔는지, 무슨 말을 했는지. 그 바깥의 파도에 휩쓸리다 보면 내 안의 목소리는 점점 작아진다. 그래서일까. 내면이 단단한 사람들은 혼자 있는 시간을 잘 다룬다. 그들에게 고독은 외로움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다시 만나고 정리하는 창조의 시간이다. 마음속 서랍을 하나씩 열어 먼지를 털고, 잊었던 감정들을 제자리에 놓는 시간.


그런데 우리는 혼자 있는 것을 종종 두려워한다. 사람들 속에 있으면 덜 불안할 것 같고, 대화가 이어지면 덜 비어 보일 것 같아서. 그렇게 관계를 늘리고 또 늘리다 보면 이상한 일이 생긴다. 정작 가장 소중한 사람에게는, 가장 쉽게 무례해진다. 가까우니까 괜찮겠지. 오래 봤으니까 알아주겠지. 친하다는 이유로, 말이 거칠어지고 마음이 무뎌진다. 너무 자주 봐서, 너무 익숙해서, 조심해야 할 자리에 조심성이 사라지는 것이다.


나는 요즘 “친함”이라는 단어를 다시 생각해본다. 친함이란 사실, 무례의 면허증이 아니다. 오히려 가까운 사이일수록 말 한마디의 무게는 더 무거워진다. 비난, 비교, 자기 자랑은 관계의 속살을 천천히 갉아먹는 독이다. 반대로 관계를 살리는 건 대단한 이벤트가 아니라, 아주 작고 사소한 예의다. 누군가의 공간에 초대받았을 때 손에 쥐여 가는 작은 정성. 약속 시간에 늦을 때 “미안”을 가볍게 흘리지 않고, 진심으로 건네는 사과. “고생했지”라고 한 번 더 말해주는 마음. 그런 것들이 사람의 품격을 만들고, 관계의 체온을 지켜준다.


사랑도 마찬가지다. 사랑은 회수하는 일이 아니라, 충만해지는 일이다. 특히 가족 사이에서는 마음이 더 쉽게 헷갈린다. "내가 이렇게 했으니 너도 이렇게 해야지" 하는 보상 심리가 고개를 들면, 그때부터 갈등은 시작된다. 사랑은 본래 “내가 누군가에게 기여할 수 있었다”는 사실에서 오는 충만함에 가깝다. 자식을 소유물이 아니라 독립된 인격체로 존중할 때, 관계는 비로소 숨을 쉰다. 그때 자식은 의무가 아니라 사랑으로 부모를 찾게 된다. 억지로 묶어두지 않아도, 스스로 돌아오는 마음이 생긴다.


그리고 우리는, 환대의 언어를 다시 배워야 한다. 비난의 바람은 사람의 마음을 단단히 잠그지만, 환대의 햇살은 굳게 여민 옷깃을 풀게 한다. “전화해 주니 살맛 난다.” “고맙다.” “사랑한다.” 돈이 들지 않는 말들이, 때로는 어떤 선물보다 깊게 사람을 살린다. 말은 공기처럼 보이지만, 마음에는 분명히 흔적을 남긴다. 상처가 되기도 하고, 버팀목이 되기도 한다. 내가 누군가에게 남기는 하루의 표정은, 생각보다 오래 그 사람의 마음에 남는다.


오늘 하루는, 잠시 소음을 줄여보면 어떨까. 혼자 있는 시간을 억지로 견디지 말고, 조용히 누려보는 것. 그리고 내 곁의 소중한 사람에게 비난 대신 환대의 한마디를 건네는 것. 관계의 풍요는 얼마나 많은 사람을 아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깊이 존중하느냐에 달려 있으니까.


고독은 지능을 꽃피우고, 예의는 관계를 익게 한다.

 

오늘의 나는 그 두 가지를, 조금 더 믿어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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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도형 작가는

 

인생의 고비를 맞이한 사람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새로운 트렌드와 정보를 제공함으로서 동기부여와 함께 새로운 희망을 안겨다 주는 실용적 감성글을 좋아한다.

 

 -경북미디어뉴스 '오늘의 말' 고정 칼럼 연재

 -동기부여 코칭 스토리텔링 작가

 -4차산업혁명시대 리더십 제언 칼럼 연재

 -경북스토리텔링클럽 공모 선정(2019)

 -네이버 지식 iN 지식파트너 자원상담원(2013~)

 -시사문단 수필부문 신인상 등단(2013)

 -한책 하나 구미운동 2012, 2013 입상


'모닝글LORY'는 전자책 출판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창작 코너입니다. 마감시간은 매일 아침(오전 5시부터 오전 9시까지) 글쓰기를 원칙으로 하며, 숙면 뒤 깨어났을 때 느껴지는 영감을 자양분으로 하여 가공된 창작글을 지향합니다.


매일 글쓰기를 하는 것은 단순히 문장력을 향상시키는 것 이상의 다양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옵니다. 꾸준한 글쓰기는 창의력, 자기 표현, 정서적 안정, 사고력 향상 등 여러 면에서 우리의 삶에 깊이 관여합니다.


참여 작가님들의 첫 출판은 100회 게재를 원칙으로 하며, 최종 편집회의를 거쳐 전자책 발행을 합니다. 전자책은 크몽, 탈잉, 부크크, 유페이퍼를 통해 출판되며, 등단 작가로 활동할 수 있는 길을 열어드립니다.


참여작가 문의(fower_im@naver.com, 010-3546-98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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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금궁스포츠협회 오늘의 말》10년을 두고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반드시 이루어진다. > 칼럼 > 한국유통신문 (youtong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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