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미 작가의 모닝글LORY(1)] 매일 아침 글쓰기, 모닝글LORY

사회부 0 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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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글쓰기, 모닝글LORY

 

ㅡ 비밀번호 한 자리가 풀렸다


스무 살 즈음까지 일기를 썼다.

매일 저녁, 잠들기 전 오늘 있었던 일들을 적었다. 시간이 지난 후 일기를 다시 읽으며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기도 하고, 나름 유머러스한 내 글에 혼자 웃기도 했다.

일기는 하루를 공유하는 친구였다.


하지만

‘세상에 부딪히며 살다 보니…’

라는 핑계로 일기를 쓰는 주기는 점점 길어졌고, 결국 굳게 닫혀버린 일기장은 다시 친구의 새로운 하루가 기록되길 기다리다가, 어느 순간 기억 저편으로 사라져버렸다.


나의 소홀함에 버림받은 일기장은 그래도 나에게 ‘글쓰기 실력’이라는 선물을 주고 떠났다.

나름 어디 가서 특기를 묻는 질문에 ‘글쓰기’라는 뻔뻔한 대답을 잘 던졌으니.


학교에서 배운 수학 공식은 평범한 인생을 사는 나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기껏해야 구구단 정도가 다였으려나.


반면 글쓰기는 생활 곳곳에서 존재감을 확실히 어필했다.


라디오에 사연을 보내고 받은 경품들, 후기들을 공유하고 받은 1등 상품권들, 심지어 아이 학교 반장선거 연설문까지.


출산과 육아로 나의 이름이 아닌 누군가의 엄마로 불리던 시간에도, 글쓰기는 ‘나’라는 사람의 존재를 끊임없이 각인시켜 주었고 자존감을 지켜주었다.


그런 내가…

단 3일 동안 글 한 마디를 못 적어 괴로워하고 울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우연한 기회로 들어가게 된 신문사.

일상적인 글, 편하게 적던 글과는 확연히 다른 기사 글을 접하며, 이제껏 내가 쓴 글은 글이 아니었다는 자괴감과 함께 새로운 글쓰기를 배우는 과정의 어려움이 나를 에워쌌다.


매일 내가 쓴 기사 글은 출력되어 빨간 색연필로 줄이 쫙쫙 그어지고, 힘들게 한 줄 한 줄 써 내려간 기사는 무수히 반려되기 일쑤였다.


어느 날은 빈 화면 앞에서 세 시간을, 한 줄도 아니 한 마디도 못 쓰고 엉엉 울기도 했고, 이틀에 한 번꼴로 우는 내가 한심스럽고 글쓰기가 싫어지며 두려워지기까지 했다.


나의 글쓰기에 대한 의구심도 생기고, 자존감은 바닥까지 떨어졌다.


그러던 시기에 김도형 대표님이 모닝글LORY를 제안하셨다.

"나 지금 글쓰기 어려운데… 내 글 보고 실망하시면 어떡하지?"

무모할 만큼 겁 없는 내가 선뜻 “하겠다”는 말을 내뱉지 못했다.


“꾸준함을 이길 수 없습니다.

뭐라도 좋으니 일단 아무거나 적어보세요.”


본인은 대선 후보가 했던 말을 멋지게 풀어놓으시곤, 나한테는 아무 말이나 하라고요?


“나는 어제 야구장에 가서 떡볶이를 먹었다. 맛있었다. 또 먹고 싶다. 끝.”


농담처럼 툭 던진 글 뒤, 평소 생각하던 걸 조심스레 꺼냈다.

대표님이 읽으셨다. 그리고 잠시 후, 신문사 홈페이지에 ‘기자 수첩’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내 글이 올라갔다.


“사실이면 사실, 정보면 정보. 감성이 왜 들어갑니까?

명확한 주제가 없잖아요. 하고 싶은 말이 뭔지 알 수 없어요.”


내 머릿속에서 맴돌던, 내 글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는 온데간데없었다.


“감성 있게 잘 써서 손 볼 곳이 없었어요.”


대표님의 이 한 줄, 한 마디에

나의 자존감을 가두고 있던 자물쇠의 비밀번호 네 자리 중 한 자리가 ‘철컥’ 맞춰지는 기분이 들었다.


그래.

아무 글이나 자꾸 적어보자.

무섭다고, 자신 없다고 피하면 어릴 적 내 일기장처럼 또 잃어버리게 될 거야.

결국은 ‘내 존재의 이유’라는 말처럼,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한 대단한 글이 아닌 내 감정을 들여다보는 글부터 써보자.


하나씩 비밀번호를 풀다 보면, 어느 순간 자물쇠가 ‘철커덕’ 열리는 날이 오겠지.


내일도 난 이곳에 무언가를 적을 테고,

언젠가는 적고 싶은 글들이, 하고 싶은 말들이 많아질 날이 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글쓴이: 김선미 작가는 

따뜻한 시선과 섬세한 필치로 일상의 가치를 조명하는 지역 언론인이자 문화 기획자입니다.

경북문화신문 기자로 활동하며 지역 현안을 발굴하고 풀뿌리 민주주의에 기여해왔으며, 현재는 한국유통신문 문화미디어비즈기획국 본부장으로 활동 중입니다.


김 작가는 새마을테마공원 쎄시봉 운영자로서 음악과 이야기가 흐르는 복합 문화공간을 기획·운영하며 지역 문화 창달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또한 상모사곡동 주민자치위원회 위원, ‘효자봉 아래 사람들’ 문집 편찬위원 등으로 활동하며 지역 주민들과 함께 호흡하는 생활 밀착형 문화활동가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매일 아침 글쓰기, 모닝글LORY’ 프로젝트를 통해 글쓰기를 삶의 루틴으로 끌어들인 그녀는, 단순한 기록을 넘어 자기 회복과 공감의 글쓰기를 실천하고 있으며, 그 과정 자체가 또 하나의 문화운동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미담 제보, 스토리텔링 기획 및 작성:  010-2222-3806

 kkoji838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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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글LORY'는 전자책 출판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창작 코너입니다. 마감시간은 매일 아침(오전 5시부터 오전 9시까지) 글쓰기를 원칙으로 하며, 숙면 뒤 깨어났을 때 느껴지는 영감을 자양분으로 하여 가공된 창작글을 지향합니다.


매일 글쓰기를 하는 것은 단순히 문장력을 향상시키는 것 이상의 다양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옵니다. 꾸준한 글쓰기는 창의력, 자기 표현, 정서적 안정, 사고력 향상 등 여러 면에서 우리의 삶에 깊이 관여합니다.


참여 작가님들의 첫 출판은 100회 게재를 원칙으로 하며, 최종 편집회의를 거쳐 전자책 발행을 합니다. 전자책은 크몽, 탈잉, 부크크, 유페이퍼를 통해 출판되며, 등단 작가로 활동할 수 있는 길을 열어드립니다.


참여작가 문의(fower_im@naver.com, 010-3546-98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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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금궁스포츠협회 오늘의 말》10년을 두고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반드시 이루어진다. > 칼럼 > 한국유통신문 (youtong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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