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 선고를 앞둔 밤, 나는 창가에 앉아 흐릿한 가로등 불빛을 바라보았다. 유난히 긴 평의가 계속되고 있었다. 방송은 재판관들의 표정을 분석하고, 법률가들은 각자의 해석을 내놓았다. 그러나 진짜 중요한 것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루어지고 있었다. 나는 그날, 한 나라의 운명이 단 몇 명의 손끝에서 결정될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한 나라가 둘로 갈라진다면, 그 균열은 법정 밖에서도 깊어질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믿음을 증명하기 위해 상대를 비난하고, 법 위에 선 자들에게 끝없는 영향을 행사하려 들 것이다. 헌법재판소가 독립적이어야 한다는 신념은 곧 현실과 충돌한다. 서로 다른 이념과 이해관계가 엉켜드는 순간, 판단의 저울은 미세한 힘에 의해 기울어진다. 그리고 결국 승자는 둘 중 하나다.
그렇다면, 한 나라의 운명을 쥐고 있는 것은 누구인가? 우리는 국가의 시스템을 신뢰하며 살아왔지만, 때로 그것이 단순한 허상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헌법재판소가 아닌 다른 힘이 이 모든 결정을 좌우한다면, 국민들의 신뢰는 산산이 부서질 것이다. 그 믿음은 한 번 금이 가면 다시는 복원되지 않는다.
세상의 권력은 언제나 피라미드 형태로 존재해왔다. 가장 상위에 선 자들은 국가의 이익이 아니라, 자신의 실익이 무엇인지 먼저 계산한다. 대통령 탄핵 선고를 하루 앞둔 밤, 나는 다시금 세상을 지배하는 세력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세상을 지배하는 세력에 대한 논의는 여러 갈래로 나뉜다. 국가 중심의 전통적 권력이 존재하는 한편, 보이지 않는 손들이 그 흐름을 조종하고 있다. 강대국들은 자신들의 군사적, 경제적 힘을 바탕으로 세계 질서를 재편하며, 그 틈에서 새로운 강자들이 부상한다. 미국과 중국, 유럽연합(EU), 그리고 군사적 확장을 지속하는 러시아까지. 그들은 국경 너머에서 각자의 전략을 펼친다.
그러나 국가가 곧 권력의 전부는 아니다. 비밀스러운 모임과 결사체들, 금융 엘리트와 초국적 기업들 역시 세상을 움직인다. 빌더버그 클럽, 미국외교협회(CFR), 삼각위원회(TC) 같은 이름들은 때때로 음모론의 영역으로 치부되지만, 이들이 세계 경제와 정치적 의사결정에 깊이 관여하고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들은 정책을 설계하고, 미래를 예측하며, 누구에게 힘을 실어줄 것인지 결정한다.
그리고 이제, 디지털 세계가 그 피라미드의 또 다른 꼭짓점이 되었다. 데이터는 곧 힘이며, 정보의 흐름을 통제하는 자가 세상을 지배한다. 구글, 메타, 아마존과 같은 기업들은 우리의 시선과 사고를 조작할 수 있는 권력을 쥐고 있다. 물리적 세계가 아닌 디지털 공간에서 새로운 질서가 형성되는 동안, 전통적 권력 구조는 점차 그 영향력을 상실해 간다. 정보가 곧 무기인 시대, 권력의 성격 또한 변하고 있다.
탄핵 선고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창밖을 다시 바라보았다. 여전히 가로등 불빛이 희미하게 깜빡이고 있었다. 내일이면 한 나라의 운명이 결정된다. 그러나 그것이 정말 헌법재판소의 판결일까? 혹은, 보이지 않는 어딘가에서 이미 정해진 결론이 내려진 것일까?
그 답을 아는 자는 소수에 불과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들이 누구인지조차 모를 수도 있다.
글쓴이: 김도형 작가는
인생의 고비를 맞이한 사람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새로운 트렌드와 정보를 제공함으로서 동기부여와 함께 새로운 희망을 안겨다 주는 실용적 감성글을 좋아한다.
-경북미디어뉴스 '오늘의 말' 고정 칼럼 연재
-동기부여 코칭 스토리텔링 작가
-4차산업혁명시대 리더십 제언 칼럼 연재
-경북스토리텔링클럽 공모 선정(2019)
-네이버 지식 iN 지식파트너 자원상담원(2013~)
-시사문단 수필부문 신인상 등단(2013)
-한책 하나 구미운동 2012, 2013 입상
'모닝글LORY'는 전자책 출판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창작 코너입니다. 마감시간은 매일 아침(오전 5시부터 오전 9시까지) 글쓰기를 원칙으로 하며, 숙면 뒤 깨어났을 때 느껴지는 영감을 자양분으로 하여 가공된 창작글을 지향합니다.
매일 글쓰기를 하는 것은 단순히 문장력을 향상시키는 것 이상의 다양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옵니다. 꾸준한 글쓰기는 창의력, 자기 표현, 정서적 안정, 사고력 향상 등 여러 면에서 우리의 삶에 깊이 관여합니다.
참여 작가님들의 첫 출판은 100회 게재를 원칙으로 하며, 최종 편집회의를 거쳐 전자책 발행을 합니다. 전자책은 크몽, 탈잉, 부크크, 유페이퍼를 통해 출판되며, 등단 작가로 활동할 수 있는 길을 열어드립니다.
참여작가 문의(fower_im@naver.com, 010-3546-9865)
《세계금궁스포츠협회 오늘의 말》10년을 두고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반드시 이루어진다. > 칼럼 > 한국유통신문 (youtong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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