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글LORY(2025-91)] 대둔사에서 만난 스님, 그리고 나의 길

사회부 0 94 2025.04.01 08:20

서원스님을 처음 만난 건 어제였다. 10여 년 전, 지인의 어머니 49제로 처음 알게 되었던 대둔사가 문득 떠올랐다. 오래전 기억 속에 희미하게 자리 잡고 있던 그곳으로 발길을 옮긴 것은 우연이었을까, 아니면 필연이었을까.

대둔사는 여전히 고요했다. 시간은 흘렀지만, 절 마당의 공기는 그때나 지금이나 다름없었다. 낯익은 풍경 속에서 처음 보는 사람이었지만, 서원스님은 왠지 낯설지 않았다. 스님이면서도 세속의 말투가 자연스러웠다. 출가한 지 20년이 되었다는 이야기에 문득 스님의 얼굴을 다시 바라보았다. 동안이었다. 어쩌면 그건 단순한 외모 때문이 아니라, 삶을 바라보는 방식 때문일지도 몰랐다.

쇠퇴해가는 불교계를 다시 일으키기 위한 임무를 받고 경기도에서 포교 생활을 하다가, 직지사 큰스님의 부름을 받고 내려왔다고 했다. 대둔사로 가는 길은 곧 자신의 길이었을 것이다. 출가를 하면 삶의 가치 기준이 달라진다고 했다. 속세의 번뇌를 떨쳐내고 자연 속에서 수행자의 길을 걷는다. 하지만 서원스님은 마치 그 모든 번뇌를 품고도 자유로운 사람처럼 보였다.

그 모습을 보며 문득 내 삶을 떠올렸다. 나 또한 현실 세계에 관심을 두고 활발히 활동하다가 결국 학문에 귀의했다. 어쩌면 출가도, 학문도, 혹은 이 절에 다시 찾아온 것도 모두 같은 흐름 속에 있는 것이 아닐까. 나의 길과 스님의 길이 잠시 교차하는 순간이었다.

글쓴이: 김도형 작가는

인생의 고비를 맞이한 사람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새로운 트렌드와 정보를 제공함으로서 동기부여와 함께 새로운 희망을 안겨다 주는 실용적 감성글을 좋아한다.

-경북미디어뉴스 '오늘의 말' 고정 칼럼 연재

-동기부여 코칭 스토리텔링 작가

-4차산업혁명시대 리더십 제언 칼럼 연재

-경북스토리텔링클럽 공모 선정(2019)

-네이버 지식 iN 지식파트너 자원상담원(2013~)

-시사문단 수필부문 신인상 등단(2013)

-한책 하나 구미운동 2012, 2013 입상

'모닝글LORY'는 전자책 출판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창작 코너입니다. 마감시간은 매일 아침(오전 5시부터 오전 9시까지) 글쓰기를 원칙으로 하며, 숙면 뒤 깨어났을 때 느껴지는 영감을 자양분으로 하여 가공된 창작글을 지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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