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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모닝글LORY(2025-109)]작지만 분명한 불씨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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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영수 연구관의 강연을 들으며, 나도 모르게 고개가 숙여졌다. 단어 하나, 문장 하나에 담긴 울림은 단순한 정보의 나열이 아니었다. 그것은 오래된 질문과 오랜 사색이 빚어낸 문장의 깊이였고, 축적된 시간이 내 앞에 조용히 내려앉는 듯한 감각이었다. 나는 부러웠다. 그 학문의 깊이와 결을 가늠할 수조차 없었다. 그러나 분명한 건, 그가 건네는 말들이 오래된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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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모닝글LORY(2025-108)] 말없는 계절의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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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개 선산에는 아버지께서 심으신 보리수나무가 있다. 그 나무는 해마다 잊지 않고 열매를 맺는다. 해가 갈수록 더 탐스럽게 붉어지는 열매를 보면, 무언가를 묵묵히 키워낸 시간들이 그 속에 들어 있는 것만 같다. 어제, 어머니와 함께 그 나무 아래에 있었다. 어머니는 가지를 조심스레 들어 올리고, 열매를 고르고, 바구니에 담으셨다. 햇살에 머리카락이 조금 반…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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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모닝글LORY(2025-107)] 5년 뒤에도 나는 나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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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사진첩을 펼치다 보면, 한 장 한 장마다 묘한 무게감이 실려 있다. 바랜 색감과 웃고 있는 얼굴들, 그 속에 내가 있다. 5년 전의 나. 그때도 분명 나는 ‘지금’이라 불리는 시간 속에 있었고, 나름의 갈피와 방향을 정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의 눈으로 보면, 그 모든 것들이 아슬아슬한 기억의 외줄 위에서 균형을 잡고 있는 듯하다. 시간은,…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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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김선미 작가의 모닝글LORY(5)] 라떼는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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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떼는 말이야.” “우리 때는 말이지~” 요즘 이런 말을 흔히 듣곤 한다. 세상이 달라졌고, 사람들의 인식도 변했기 때문이다. 나도 나름 ‘열린 마인드’를 갖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최근, ‘이건 좀 아닌데…’ 싶은 상황을 마주했다. 각기 다른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아이가 식당 놀이방에서 놀다가 사소한 장난이 싸움으로 번졌다. 아이들이니까 그럴 수 있…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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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모닝글LORY(2025-106)] 자극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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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봄이었다. 먼지가 희미하게 내려앉은 강의실 커튼 사이로, 오후 햇살이 들이치던 기억이 아직 선명하다. 작고 조용한 목소리로 재무관리론을 설명하시던 이용환 교수님의 목소리는, 언뜻 단조로운 듯하면서도, 그 안에 고요한 설득력 같은 것이 있었다. 마치 숫자와 개념 속에 숨어 있는 문장들을 하나하나 꺼내는 사람 같았다. 나는 작년 이맘때, 컨설팅대학원에 막 입…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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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김선미 작가의 모닝글LORY(4)] 극장 데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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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아직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 우리는 극장 바로 옆 아파트에 살았다. 아파트 후문을 나서면 바로 극장 건물이 있었고, 외동인 아들과 나의 놀이터는 늘 극장이었다. 집 앞 극장은 방학에도 굳이 예매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규모가 작았기에, 새로운 영화가 나오면 나는 아들의 고사리 같은 손을 잡고 극장으로 향했다. 덕분에 그 당시 개봉한 영화는 줄줄이 꿰…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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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모닝글LORY(2025-105)] 방심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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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아침도 평소와 다르지 않았다. 자동차에 올라 시동을 켜자, 네비게이션의 익숙한 음성이 조용히 흘러나왔다. 나는 아파트 옆 복개천 주차장을 무리 없이 빠져나왔다. 언제나처럼 조심스럽게, 조용히 골목을 빠져나왔다. 나는 늘 절제된 운전 습관을 지키기 위해 애쓴다. 웬만해서는 목소리를 높이지 않는다. 감정을 조절하는 것도 운전의 일부라 믿기 때문이다. 그렇…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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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김선미 작가의 모닝글LORY(3)] “믿음의 마음을 모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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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처음 본 건, 4월의 바람이 꽤 차가웠던 날이었다. 매서운 봄바람을 피해 스카이 응원석 맨 뒤편에 자리를 잡았다. 앉을 자리는 없었지만, 앞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열심히 응원할 수 있는 자리였다. 8회까지 한 번도 앉지 못한 채 목청껏 응원하다 보니 다리는 천근만근, 체력은 바닥이었다. "이제 너무 추우니, 내 자리로 돌아갈까…" 생각하…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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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모닝글LORY(2025-104)] 장마가 들려주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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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가 시작되면 늘 그랬다. 공기 속에 깃든 습기가 피부에 먼저 닿기 전, 마음 한구석이 먼저 눅눅해졌다. 그건 어쩌면 예고 없이 돌아오는 기억의 습기였는지도 모른다. 긴 비의 시작은, 내겐 늘 어린 시절의 긴 여름방학을 데려왔다. 밖은 늘 축축했다. 흙은 질척였고, 운동화는 무겁게 젖었고, 장독대 옆에 피어난 푸른 이끼는 날마다 제 자리를 넓혀갔다. 그럴…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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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모닝글LORY(2025-103)] 넘침을 경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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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속에서 나를 내려다보는 나를 보는 느낌이었다. 시험 발표가 난 날, 공기는 유난히 투명했고, 그래서였을까. 마음속 실망이 더욱 또렷이 모습을 드러냈다. 백 퍼센트, 틀림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애써 외면했던 불안조차 없었다. 자신 있었다. 그만큼 준비했고, 그만큼 확신했다. 그러니 불합격이라는 두 글자는 조용히, 그러나 정확하게 심장을 찔러 들어왔다. 실망…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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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모닝글LORY(2025-103)] 묵언의 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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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종종 아버지의 글씨를 들여다본다. 생전에 아버지께서 붓으로 써두신 글씨들을. 그 글씨는 액자 속에 담겨 있기도 하고, 오래된 종이 속에 숨겨져 있기도 하다. 먼지를 털고 바라보다 보면, 어느새 아버지의 호흡이 그 곁에 앉아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글씨 하나하나가 아버지의 하루하루였다는 것을 이제야 깨닫는다. 아버지는 말씀이 많은 분은 아니었다. 무엇…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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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김선미 작가의 모닝글LORY(2)] 쎄시봉 음악다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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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에 거기서 카페 한 번 해보면 어떨까요?” “좋습니다! 마침 간판도 ‘쎄시봉 음악다방’이라고 붙어 있던데, 그 컨셉으로 가시죠.” 3월의 마지막 주. 새마을운동 테마공원의 손현규 관장님과 함께 이 좋은 자원을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다가, 불쑥 튀어나온 이야기였다. “6시까지는 역사자료관도, 전시관도 카페가 영업을 하니, 영업이 끝난 6시부터 9시까지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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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모닝글LORY(2025-102)] 글감은 어디에나 있고, 기차는 이미 출발했다

댓글 0 | 조회 321
습관은 조용히, 그러나 아주 깊이 우리 안에 뿌리를 내린다. 매일 쓰는 글이라는 것도 처음엔 그저 작은 의무처럼 시작된다. 어떤 날은 늦잠을 자서, 어떤 날은 말도 안 되는 일에 기분이 상해서, 쓰기 싫은 날도 있었지만… 이상하게도 손은 어딘가로 간다. 연필이든, 키보드든. 그러다 어느 날, 문득 깨닫게 된다. 아, 이게 나를 조금씩 바꾸고 있었구나. 매일…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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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김선미 작가의 모닝글LORY(1)] 매일 아침 글쓰기, 모닝글L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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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글쓰기, 모닝글LORY ㅡ 비밀번호 한 자리가 풀렸다 스무 살 즈음까지 일기를 썼다. 매일 저녁, 잠들기 전 오늘 있었던 일들을 적었다. 시간이 지난 후 일기를 다시 읽으며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기도 하고, 나름 유머러스한 내 글에 혼자 웃기도 했다. 일기는 하루를 공유하는 친구였다. 하지만 ‘세상에 부딪히며 살다 보니…’ 라는 핑계로 일기를 쓰는…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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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모닝글LORY(2025-101)] 모닝글LORY, 습관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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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이었다. 아직 더위가 미처 가시지 않은, 기온은 높은데도 해가 짧아지는 게 느껴지던 그런 시기였다. 아침이면 종종 창밖으로 벌레 소리가 들렸고, 나는 그 소리를 듣고도 눈을 감은 채로 누워 있곤 했다. 그러다가 어느 날 문득, 조금 일찍 일어나기로 했다. 이유는 뚜렷하지 않았다. 그냥 그렇게 해보고 싶었다. 처음엔 이상한 일이었다. 아직 어둠이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