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글LORY(2025-103)] 묵언의 글씨

사회부 0 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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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종종 아버지의 글씨를 들여다본다. 생전에 아버지께서 붓으로 써두신 글씨들을. 그 글씨는 액자 속에 담겨 있기도 하고, 오래된 종이 속에 숨겨져 있기도 하다. 먼지를 털고 바라보다 보면, 어느새 아버지의 호흡이 그 곁에 앉아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글씨 하나하나가 아버지의 하루하루였다는 것을 이제야 깨닫는다.


아버지는 말씀이 많은 분은 아니었다. 무엇보다 ‘정제된 삶’을 중시하셨다. 말보다는 손끝으로, 손끝보다는 자세로 삶을 표현했다. 붓을 쥔 손은 늘 단정했고, 기울기도 번짐도 허락하지 않는 반듯함이 있었다. 당신의 글씨체는 늘 고요하고 균형 잡혀 있었지만, 그 안에는 고집과 신념, 그리고 말하지 못한 감정들이 서려 있었다.


나는 아버지처럼 살지는 못했다. 그렇게 단정하게, 그렇게 조용하게 살아가는 일은 내게는 버거운 숙제였다. 청소년 시절의 나는 늘 어딘가 날이 서 있었고, 아버지께 걱정만 안겨드렸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모든 반항조차도 결국은 아버지를 닮고 싶은 마음이었는지도 모른다.


시간은 흘러, 내 아들이 자라고 있다. 아버지를 닮은 단단한 눈빛을 가졌고, 말보다는 행동이 앞서는 아이로 컸다. 아이가 방 안에서 무언가를 조용히 정리하거나, 자신만의 방식으로 무언가를 만들어낼 때면 나는 문득 아버지를 본다. 과거와 현재가 겹치고, 세대 사이의 긴 침묵이 흐릿하게 이어진다.


아버지의 글씨를 바라보며 나는 종종 멈춘다. 당신은 그 어떤 말도 남기지 않으셨지만, 붓 끝에 실려 있던 가르침은 아직도 내 곁에 머물고 있다. 그 묵언의 글씨는 나에게 말한다.

“더 분발하라. 더 성실하게 살아라.”


나는 당신처럼은 되지 못하겠지만, 당신이 남긴 그 정신만은 내 삶과 내 아들의 삶 속에서 계속 살아가기를 바란다.

그것이 바로 가문이 이어지는 방식이라는 것을, 이제야 조금은 알 것 같다.

 

글쓴이: 김도형 작가는

 

인생의 고비를 맞이한 사람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새로운 트렌드와 정보를 제공함으로서 동기부여와 함께 새로운 희망을 안겨다 주는 실용적 감성글을 좋아한다.

 

 -경북미디어뉴스 '오늘의 말' 고정 칼럼 연재

 -동기부여 코칭 스토리텔링 작가

 -4차산업혁명시대 리더십 제언 칼럼 연재

 -경북스토리텔링클럽 공모 선정(2019)

 -네이버 지식 iN 지식파트너 자원상담원(2013~)

 -시사문단 수필부문 신인상 등단(2013)

 -한책 하나 구미운동 2012, 2013 입상


'모닝글LORY'는 전자책 출판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창작 코너입니다. 마감시간은 매일 아침(오전 5시부터 오전 9시까지) 글쓰기를 원칙으로 하며, 숙면 뒤 깨어났을 때 느껴지는 영감을 자양분으로 하여 가공된 창작글을 지향합니다.


매일 글쓰기를 하는 것은 단순히 문장력을 향상시키는 것 이상의 다양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옵니다. 꾸준한 글쓰기는 창의력, 자기 표현, 정서적 안정, 사고력 향상 등 여러 면에서 우리의 삶에 깊이 관여합니다.


참여 작가님들의 첫 출판은 100회 게재를 원칙으로 하며, 최종 편집회의를 거쳐 전자책 발행을 합니다. 전자책은 크몽, 탈잉, 부크크, 유페이퍼를 통해 출판되며, 등단 작가로 활동할 수 있는 길을 열어드립니다.


참여작가 문의(fower_im@naver.com, 010-3546-98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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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금궁스포츠협회 오늘의 말》10년을 두고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반드시 이루어진다. > 칼럼 > 한국유통신문 (youtong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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