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글LORY(2025-100)] 창살 없는 감옥

사회부 0 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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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디 듀프레인이 비에 젖은 채 두 팔을 벌리며 하늘을 바라보는 장면은 이따금 내 머릿속을 불쑥 찾아온다. 오래된 기억처럼, 잊었다가도 문득 떠오르는 한 장면처럼. 나는 그가 교도소장을 향해 던졌던 조용한 반항과, 아무도 몰랐던 계획 아래 조용히 다져온 탈출의 시간들을 떠올린다. 단지 그가 자유로워졌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는 교도소라는 물리적 공간에서 벗어났지만, 정작 감옥 같은 삶에 갇힌 이는 어쩌면 우리 쪽일지도 모른다.

어릴 적 우리 집 뒷마당에는 오래된 시멘트 담장이 있었다. 그 담장 너머로는 공터였고 후에 집이 들어섰다. 겨울이면 바람이 허공을 가르는 가운데 윙윙소리가 났고, 아버지는 뒷마당 담장을 잇는 지붕과 칸막이를 만들었다. 새롭게 만들어진 공간에서 나는 담장 안이 더 안전하다고 믿었다. 담장 밖은 누구의 것도 아닌 것 같았고, 내 발길이 허락되지 않는 장소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그건 그저 마음의 문제였다. 물리적 경계가 아니라, 내가 담벼락 안에 머물고 싶어 만든 심리적 구조물.

앤디가 살았던 교도소도 그랬을 것이다. 그곳의 담장은 높았고, 문은 쇠창살로 단단히 잠겨 있었지만, 더 견고했던 건 수감자들의 마음속에 세워진 '순응'이라는 벽이었다. 규칙대로 살아야 했고, 시간은 주어진 방식대로 흘러야 했다. 그 안에서는 자유가 불편한 것이었고, 통제가 곧 평안이었다.

인간은 자유를 갈망한다. 하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 일정한 통제를 필요로 한다. 정해진 일과, 반복되는 의식, 익숙한 얼굴들. 거기서 사람들은 안정감을 얻는다. 앤디가 탈출했을 때, 많은 이들이 환호했지만 정작 레드는 바깥세상에서 적응하지 못해 고통스러워했다. 그에게 자유는 익숙지 않은 바람 같았다. 피부에 닿지만 체온을 빼앗아가는 그런 바람.

심리학자들은 말한다. 우리는 스스로의 감옥에 갇혀 산다고. 나이가 들수록 그 말이 점점 더 실감난다. 두려움, 체면, 규범이라는 이름으로 창살을 세운다. 그리고 그 안에서 점점 익숙해진다. ‘이곳이 내 자리야’라고 자위하며, 어쩌면 밖으로 나가는 길조차 기억하지 못하게 된다.

그렇기에 앤디의 탈출은 단지 드라마틱한 반전이 아닌, 인간의 가장 깊은 본능을 자극한다. 갇힌 곳을 박차고 나가고 싶은 충동. 낡은 질서를 뚫고 자신만의 바다를 향해 나아가는 힘. 모두가 품고 있지만 끝내 꺼내지 못하는 욕망.

그러나 어쩌면 앤디가 진정 자유로웠던 건, 감옥을 벗어났기 때문이 아니라, 그 안에서도 희망을 품었기 때문이 아닐까. 아무도 읽지 않는 책들을 분류하고, 쓸모 없어 보이는 도서관을 되살리며, 젊은 죄수에게 알파벳을 가르치고, 매일 밤 벽 너머를 파내던 그 시간들이야말로 진짜 자유였던 것이다.

우리는 어쩌면, 앤디처럼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 세상이 만든 울타리 안에서도, 마음만은 밖을 향해 한 칸 한 칸 벽돌을 치우는 삶. 그 끝에서 마주할 어떤 파란 하늘, 어떤 바다, 어떤 비를 위해.

 

글쓴이: 김도형 작가는

 

인생의 고비를 맞이한 사람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새로운 트렌드와 정보를 제공함으로서 동기부여와 함께 새로운 희망을 안겨다 주는 실용적 감성글을 좋아한다.

 

 -경북미디어뉴스 '오늘의 말' 고정 칼럼 연재

 -동기부여 코칭 스토리텔링 작가

 -4차산업혁명시대 리더십 제언 칼럼 연재

 -경북스토리텔링클럽 공모 선정(2019)

 -네이버 지식 iN 지식파트너 자원상담원(2013~)

 -시사문단 수필부문 신인상 등단(2013)

 -한책 하나 구미운동 2012, 2013 입상


'모닝글LORY'는 전자책 출판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창작 코너입니다. 마감시간은 매일 아침(오전 5시부터 오전 9시까지) 글쓰기를 원칙으로 하며, 숙면 뒤 깨어났을 때 느껴지는 영감을 자양분으로 하여 가공된 창작글을 지향합니다.


매일 글쓰기를 하는 것은 단순히 문장력을 향상시키는 것 이상의 다양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옵니다. 꾸준한 글쓰기는 창의력, 자기 표현, 정서적 안정, 사고력 향상 등 여러 면에서 우리의 삶에 깊이 관여합니다.


참여 작가님들의 첫 출판은 100회 게재를 원칙으로 하며, 최종 편집회의를 거쳐 전자책 발행을 합니다. 전자책은 크몽, 탈잉, 부크크, 유페이퍼를 통해 출판되며, 등단 작가로 활동할 수 있는 길을 열어드립니다.


참여작가 문의(fower_im@naver.com, 010-3546-98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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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금궁스포츠협회 오늘의 말》10년을 두고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반드시 이루어진다. > 칼럼 > 한국유통신문 (youtong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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