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글LORY(2025-90)] 변화하는 시대, 변하지 않는 삶의 무게

사회부 0 82 2025.03.31 07:28

새벽이면 어김없이 들르는 무인카페.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거리에서, 문을 밀고 들어서면 익숙한 커피 향이 맞아준다. 기계는 묵묵히 일을 하고, 나는 화면을 터치한다. 커피값이 1500원. 작년엔 1400원이었는데, 새삼 가격이 올랐다는 사실이 머릿속을 스친다. 100원이면 웬만한 과자를 다 사 먹을 수 있었던 어린 시절이 떠오른다. 세월이 흐르면 사람만 나이를 먹는 것이 아니다. 물가도 함께 나이를 먹는다.

경제 발전과 함께 당연히 따라오는 물가 상승이라지만, 요즘 같은 시대엔 그 흐름이 꼭 반갑지만은 않다. 커피 한 잔 값의 변화 속에서도 나라의 경제가 퇴보하는 듯한 기운이 느껴진다. 살아가는 일이 조금씩 버거워지는 것은 단순한 기분 탓일까. 어릴 적에는 부자라는 존재가 그저 막연하고 신기한 개념이었다. 부자는 아침마다 커피 가격이 오르는 것 따위엔 관심을 두지 않는 사람들일 것이다. 서민들이 먹고 사는 문제를 고민할 때, 그들은 더 큰 무언가를 생각하고 있을 테니까.

얼마 전 미국에서 온 창랑 장택상 선생의 조카를 만났다. 수학자로 일하다가 오렌지 농장을 경영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미래에 대해, 그리고 인공지능에 대해 이야기했다. 언젠가는 인공지능이 인간을 평등하게 만들 수도 있을 것이라고. 기술이 진보하면 세상은 더 나아질까, 아니면 단지 다른 형태로 격차가 벌어질까. 그의 말은 이상적이었지만, 실현될 가능성에 대해선 확신할 수 없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인공지능과 어떻게 공존할지를 고민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우리는 안전한 세상을 만들 수 있을까, 아니면 인간과 기술 사이의 균형을 맞추지 못하고 흔들리게 될까.

커피를 한 모금 마신다. 온기가 목을 타고 내려가면서 잠시 생각이 정리된다. 시대는 변하고, 가격도 변하고, 삶의 모습도 변한다. 하지만 결국 인간은 익숙해지는 존재다. 변화를 걱정하면서도, 그 안에서 살아간다. 언젠가 인공지능이 정말 인간을 평등하게 만든다면,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게 될까. 막연한 상상을 하며 카페를 나선다.

글쓴이: 김도형 작가는

인생의 고비를 맞이한 사람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새로운 트렌드와 정보를 제공함으로서 동기부여와 함께 새로운 희망을 안겨다 주는 실용적 감성글을 좋아한다.

-경북미디어뉴스 '오늘의 말' 고정 칼럼 연재

-동기부여 코칭 스토리텔링 작가

-4차산업혁명시대 리더십 제언 칼럼 연재

-경북스토리텔링클럽 공모 선정(2019)

-네이버 지식 iN 지식파트너 자원상담원(2013~)

-시사문단 수필부문 신인상 등단(2013)

-한책 하나 구미운동 2012, 2013 입상

'모닝글LORY'는 전자책 출판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창작 코너입니다. 마감시간은 매일 아침(오전 5시부터 오전 9시까지) 글쓰기를 원칙으로 하며, 숙면 뒤 깨어났을 때 느껴지는 영감을 자양분으로 하여 가공된 창작글을 지향합니다.

매일 글쓰기를 하는 것은 단순히 문장력을 향상시키는 것 이상의 다양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옵니다. 꾸준한 글쓰기는 창의력, 자기 표현, 정서적 안정, 사고력 향상 등 여러 면에서 우리의 삶에 깊이 관여합니다.

참여 작가님들의 첫 출판은 100회 게재를 원칙으로 하며, 최종 편집회의를 거쳐 전자책 발행을 합니다. 전자책은 크몽, 탈잉, 부크크, 유페이퍼를 통해 출판되며, 등단 작가로 활동할 수 있는 길을 열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