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 박사, 공공데이터 품질 분석 사례 공개… "데이터의 결합과 시각화가 미래 가치 창출의 열쇠"

[한국유통신문= 김도형 기자] 

"이론과 제도는 훌륭합니다. 하지만 현장의 데이터는 때로 우리의 기대를 벗어납니다. 여기서부터 진짜 데이터 품질평가와 개선의 여정이 시작됩니다."

7월 2일, 제11기 데이터거래사 교육의 마지막 세션. 김훈 박사는 실제 공공데이터 분석 사례를 화면에 띄우며, 데이터 품질평가의 냉정한 현실과 그 안에서 찾아야 할 해법을 제시했다. 수강생들은 이론을 넘어선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에 숨을 죽였다.

표준 데이터 1호의 배신? 주차장 정보의 ‘불편한 진실’

김 박사가 분석 대상으로 삼은 것은 공공데이터 제공 표준 1호인 ‘전국 주차장 정보’ 데이터였다. 약 1만 6천 건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키(Key) 값의 대규모 중복: 데이터의 유일한 식별자가 되어야 할 ‘주차장 관리번호’의 중복률이 30%에 육박했다. 김 박사는 “0.01%만 중복되어도 그 데이터를 신뢰하기 어려운데, 이 정도 수치는 데이터의 근간이 흔들리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중복 데이터의 불일치: 더 큰 문제는 중복된 데이터의 내용이 서로 다르다는 점이었다. 같은 관리번호를 가졌음에도 주차장 이름이나 주소가 다른 경우가 발견된 것이다. 이는 단순 삭제로 해결할 수 없는, 더 복잡한 정제 과정을 요구한다.

높은 결측률: 필수 항목인 요금 정보 등이 누락된 경우가 다수 발견되어 데이터의 완전성을 크게 훼손하고 있었다.

김 박사는 “이는 특정 기관의 잘못이라기보다, 데이터 수집 및 취합 과정에서 발생하는 구조적인 문제일 수 있다”며, “결국 해결의 실마리는 데이터를 직접 관리하는 현장 담당자들과의 소통과 협력을 통해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실제로 해당 기관들과 소통하며 데이터 정제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경험을 공유하며, 품질 개선이 ‘사람’의 노력에서 시작됨을 시사했다.

데이터의 미래: 결합(Join)과 시각화(Visualization)

품질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한 김 박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데이터가 지닌 무한한 가능성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는 잘 정제된 데이터가 서로 결합될 때 폭발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역설했다.

“250여 개의 표준 공공데이터 중 단 두세 개만 결합해도 새로운 통찰을 얻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주차장 정보에 공원 정보와 상권 정보를 결합하면 ‘공원 근처 상권 활성화를 위한 주차 정책’ 수립이 가능해집니다.”

그는 나아가 데이터 시각화의 중요성을 역사적 사례를 통해 설명했다. 19세기 런던의 콜레라 발병 지도를 만든 존 스노우, 크림전쟁 당시 병원 위생의 중요성을 차트로 증명한 플로렌스 나이팅게일의 사례를 들며, “데이터를 시각화하는 것은 복잡한 현상의 본질을 꿰뚫고, 사람들을 설득하며,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가장 강력한 도구”라고 말했다.

데이터를 활용해 실시간 주차장 예약 및 할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불법 주정차 문제를 해결하는 미래의 청사진을 제시하며 그는 “이 모든 혁신은 결국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에서 출발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품질평가, 새로운 시대의 문을 열다

4시간에 걸친 김훈 박사의 열정적인 강의는 데이터 품질평가가 단순히 오류를 찾아내는 기술적 작업을 넘어, 데이터의 가치를 재창조하고 미래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창의적인 활동임을 일깨워주었다.

강의를 마무리하며 그는 “데이터 거래사 여러분이 바로 이 변화의 중심에 서 있다. 현장의 문제를 직시하고, 끊임없이 소통하며, 데이터에 새로운 가치를 불어넣는 주역이 되어달라”고 당부했다. 예비 데이터거래사들은 이제 이론과 현실의 간극을 메우고,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 생태계를 구축해 나갈 막중한 책임감과 뜨거운 열정을 안고 강의실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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