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거래사 심층분석(20)] “가치는 점수, 가격은 전략”…데이터 거래, 승패를 가르는 디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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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기 데이터거래사 교육 2부, 유통 관점에서의 데이터 가격 책정 심층 해부


[한국유통신문= 김도형 기자]

"데이터 자산 가치평가가 '우리 회사'의 가치를 높이는 일이라면, 유통 가치평가는 '고객의 지갑'을 여는 실전 기술입니다. 접근법부터 달라야 합니다."


제11기 데이터거래사 교육 데이터 가치 두번째 강연에서 김진철 강사는 ‘유통’이라는 키워드를 꺼내 들었다. 자산을 평가할 때와는 전혀 다른 관점의 접근이 필요함을 역설한 것이다. 그는 “소비자가 냉장고를 살 때 성능뿐 아니라 브랜드, 디자인, AS까지 보듯, 데이터 구매자 역시 품질 외에 공급자의 신뢰도, 활용 편의성, 라이선스 등 복합적인 요소를 본다”며 데이터 거래를 ‘온라인 쇼핑’에 비유했다.


가치를 ‘점수’로, 가격을 ‘전략’으로


김 강사는 유통 관점의 핵심은 ‘가치를 가격으로 바로 연결하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신, 다양한 평가 지표를 통해 데이터의 가치를 '등급' 또는 '점수'로 환산하는 과정을 먼저 거친다.


데이터 측면: 컬럼 수, 데이터 양, 오류·누락률, 최신성(업데이트 주기)


활용성 측면: 접근 용이성(API 등), 활용 가능한 포맷(CSV 등), 라이선스 범위


비즈니스 측면: 사업 활용 가능성, 희소성


기타: 공급자 신뢰도, 상품 고유성


“이렇게 산출된 ‘가치 점수’는 저울의 눈금과 같습니다. 이 눈금을 기준으로 앞서 배운 원가, 시장, 소득 접근법이라는 ‘추’를 올려놓고 가격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죠.”


예를 들어, 내 데이터의 가치 점수가 80점이고, 시장에서 거래되는 유사 데이터(가치 점수 60점)가 5만 원이라면? 나는 5만 원보다 높은 가격을 책정할 근거를 갖게 된다. 이처럼 가치를 객관적인 점수로 변환하는 과정은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에게 합리적인 가격 협상의 기준점을 제공한다.


글로벌 가이드에서 배우는 ‘평가의 기술’


김 강사는 해외 주요 기관들이 제시하는 가치평가 모델을 소개하며 수강생들의 시야를 넓혔다. 각 모델은 저마다의 철학을 담고 있지만, 결국 ‘좋은 데이터란 무엇인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에 답하고 있었다.


인포노믹스(가트너): 데이터를 ‘자산’으로 보고, ‘관리’와 ‘경제적 이득’이라는 두 축으로 평가. ‘내재적 가치’, ‘비즈니스 가치’ 등 다소 학술적이지만 포괄적인 지표를 제시한다.


싱가포르 IMDA 모델: 데이터 ‘공유’와 ‘활용’에 초점. 완전성, 정확성, 배타성, 상호운용성 등 8개 지표로 ‘유용성 점수’를 매기는 실용적 모델로, 국내 가이드라인에 큰 영향을 주었다.


독일 모델: ‘품질 보증’에 중점. 기술, 경제, 질적 측면에서 데이터의 신뢰도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한다.


프랑스 다이렉시스(Dawex) 모델: 실제 데이터 거래소의 경험을 녹여낸 가장 현실적인 모델. ‘공급자의 평판과 신뢰’를 첫 번째 지표로 꼽을 만큼, 시장의 논리를 깊이 이해하고 있다.


김 강사는 “이 가이드들이 정답은 아니지만, 우리 회사만의 평가 모델을 만드는 훌륭한 청사진이 될 수 있다”며, “이들을 참고해 내 상황에 맞게 커스터마이징하는 것이 바로 데이터거래사의 역량”이라고 강조했다.


가격 책정, 할인과 할증의 예술


강의의 마지막은 구체적인 가격 정책으로 이어졌다. 데이터의 가치를 성공적으로 가격에 반영하기 위한 실전 전략들이다.


판매 방식: 1회성 판매는 ‘고정 이용료’, 장기 구독은 ‘정액제’, 사용량에 따라 과금하는 ‘종량제(API 호출 등)’ 등 데이터의 특성과 고객의 사용 패턴에 맞는 방식을 선택해야 한다.


할인 정책: 장기 계약, 대량 구매 고객에게는 할인을 제공해 ‘록인(Lock-in)’ 효과를 노릴 수 있다. 특히 ‘비상업적(연구, 공익) 목적 할인’은 데이터 생태계 활성화와 잠재 고객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중요한 전략이다. 김 강사는 “초기 시장에서는 일단 써보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체험판, 무료 사용 기간 등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날 교육은 ‘비정형 데이터’라는 새로운 도전 과제를 제시하며 마무리됐다. 이미지, 영상 등 AI 학습용 비정형 데이터는 정형 데이터와는 다른 차원의 평가 기준이 필요하며, 정부에서도 ‘AI 학습용 데이터 구축 비용 산정 가이드’를 통해 원가 기반의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강의가 끝난 후, 수강생들은 데이터 가치평가가 단순한 계산이 아닌, 시장을 이해하고 고객을 설득하며, 때로는 과감한 결단을 내려야 하는 고도의 전략적 행위임을 깨달은 표정이었다. 데이터라는 무형의 자산에 생명과 가치를 불어넣는 데이터거래사, 이들의 손에서 대한민국 데이터 경제의 미래가 그려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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