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거래사 심층분석(19)] “데이터는 얼마일까?”…미래 경제의 가격표를 만드는 사람들

사회부 0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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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기 데이터거래사 교육 3일차, 김진철 강사의 ‘데이터 가치평가’ 강의 심층 취재


[한국유통신문= 김도형 기자] 7월 2일, 대한민국 데이터 산업의 미래를 이끌 제11기 데이터거래사 교육 현장은 뜨거운 학구열로 가득 찼다. 이날 3일차 교육의 핵심 주제는 모든 데이터 거래의 출발점이자 가장 어려운 질문, 바로 ‘데이터의 가치와 가격을 어떻게 매길 것인가’였다. 강단에 선 김진철 강사는 “데이터 가치평가는 표준화된 정답이 없는, 여전히 연구 중인 생소한 분야”라며 겸손하게 말문을 열었지만, 그의 강의는 곧 데이터 경제의 본질을 꿰뚫는 날카로운 통찰로 수강생들을 사로잡았다.


1. “데이터는 사과와 다르다” - 가치평가의 출발점


김 강사는 데이터 가치평가의 어려움이 ‘데이터’라는 자산의 독특한 특성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반 재화와 다른 데이터의 4가지 핵심 특성을 제시했다.


비경합성(Non-rivalrous): 한 사람이 사용해도 다른 사람이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


재생산성(Replicable): 막대한 초기 인프라 투자 후에는 거의 ‘0’에 가까운 비용으로 복제가 가능하다.


배제성(Excludable): 기술적, 법적 장치로 특정 사용자만 접근하도록 통제할 수 있다.


다목적성(Malleable): 생성 당시의 목적과 전혀 다른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예: 카드사 결제 기록 → 상권 분석 데이터)


“이러한 특성 때문에 데이터 가격은 생산 원가보다 ‘수요자의 효용’에 따라 유동적으로 결정됩니다. 5억을 주고 사서 10억의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대기업과, 연구 목적으로 사용하는 학생에게 같은 가격을 매길 수 없는 이유죠.” 그의 설명은 데이터 가격 책정이 단순한 산수가 아닌, 복잡한 전략임을 시사했다.


2. 데이터 가치, ‘3가지 렌즈’로 들여다봐야


그렇다면 이 복잡한 데이터의 가치는 어떤 기준으로 평가해야 할까? 김 강사는 업계에서 통용되는 3가지 핵심 관점을 제시했다.


데이터 규모와 품질: 데이터의 양은 물론, 값의 정확성, 결측치 유무 등 데이터 자체의 신뢰도.


유통 활용성: 제3자 제공 가능 여부, 데이터 최신성, 접근 용이성(API 등), 라이선스 문제 등 거래의 편의성.


비즈니스 활용성: 해당 데이터를 활용했을 때 창출할 수 있는 실질적인 사업적 가치.


“결국 좋은 데이터란, 양이 많고 깨끗하며, 쉽게 거래할 수 있고, 돈이 되는 데이터”라는 명쾌한 정리였다. 수강생들은 이 세 가지 관점이 향후 가치평가 모델을 구성하는 핵심 지표가 될 것임을 직감했다.


3. 기업의 ‘자산’인가, 시장의 ‘상품’인가? - 가치평가의 두 가지 목적


김 강사는 데이터 가치평가가 크게 두 가지 목적으로 이루어진다고 설명했다.


자산(Asset) 관점: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기 위한 목적이다. 그는 “과거에는 기업 대출이나 상장 심사 시 유형자산이나 인력만 봤지만, 이제는 쿠팡처럼 보유한 ‘데이터의 가치’가 기업 평가의 핵심이 됐다”며, “매출이 적은 스타트업도 양질의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면 높은 가치를 인정받아 투자를 유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상품(Commodity) 관점: 데이터를 제3자에게 판매하기 위한 목적이다. 이는 데이터 거래 시장에서 가격을 책정하기 위한 직접적인 평가로, 데이터거래사의 핵심 업무 영역이다.


4. 가치평가의 도구들: 전통적 방식에서 길을 찾다


아직 데이터만을 위한 완벽한 평가 모델이 없는 지금, 현장에서는 전통적인 자산평가 기법을 차용하고 있다.


원가 접근법(Cost Approach): 데이터를 수집, 가공, 저장하는 데 들어간 비용을 기반으로 산정. 가장 원시적인 방식이다.


시장 접근법(Market Approach): 유사한 데이터가 시장에서 얼마에 거래되는지 비교하여 산정. 데이터 거래가 활발한 해외에서 주로 사용되며, 국내에서도 타 플랫폼의 메타데이터를 분석해 가격을 추정하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소득 접근법(Income Approach): 데이터를 활용해 미래에 얻게 될 경제적 이익(소득)을 예측하여 현재 가치로 환산. 가장 정교하지만, 미래 예측의 불확실성이 크다. (예: 보험사기 탐지 시스템 도입으로 인한 손실 절감액)


김 강사는 “자산 관점에서는 가치를 높게 평가받기 위해 세 가지 방법을 모두 동원하지만, 유통 관점에서는 소비자의 상황 등 변수가 많아 더욱 정교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강의는 ‘가치’와 ‘가격’의 차이를 명확히 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데이터 상품의 가치가 높다고 해서 반드시 가격이 높은 것은 아닙니다. 가격은 결국 시장에서 구매자와 판매자의 합의를 통해 결정되는 살아있는 생물과 같습니다.”


교육에 참여한 한 예비 데이터거래사는 “뜬구름 같던 데이터 가치평가에 대한 구체적인 프레임워크를 잡을 수 있었던 귀한 시간이었다”며, “오늘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데이터 시장의 신뢰를 높이는 전문가가 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데이터가 석유를 대체하는 시대, 그 가치에 정확한 가격표를 붙이는 ‘데이터거래사’들의 여정은 이제 막 시작됐다. 이들의 손끝에서 대한민국의 데이터 경제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AI 강국으로 도약하는 미래가 그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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