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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박춘태(교육학 박사)는 대학교 국제교류처장 및 학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뉴질랜드에서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글로 풀어내고 있다.
한국의 전통시장이 거대한 변화의 바람을 맞이하고 있다. 과거 중장년층의 장보기 공간이나 삶의 궤적을 둘러보는 추억의 장소에 머물던 전통시장이 이제는 MZ세대와 외국인 관광객이 가장 먼저 찾는 트렌드의 중심지로 탈바꿈했다.
광장시장의 빈대떡과 마약김밥, 신당동 중앙시장의 감성 주점과 공방들은 젊은 청년 창업가들의 아이디어와 결합해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독특한 문화 공간을 만들어내고 있다. 단순한 상품 판매를 넘어 '경험'과 '분위기'를 파는 활력 넘치는 공간으로 진화한 것이다.
이러한 한국 전통시장의 과감하고 역동적인 변신을 바라보며, 자연스레 필자가 살고 있는 뉴질랜드의 시장 풍경을 떠올리게 된다.
뉴질랜드에도 각 지역마다 주말마다 열리는 '파머스 마켓(Farmers Market)'이나 '선데이 마켓(Sunday Market)'이 존재한다. 하지만 두 나라 시장이 갖는 성격과 지향점은 뚜렷한 대비를 이룬다.
첫째, 공간의 지속성과 트렌드 변화의 속도다. 한국의 전통시장은 매일 영업이 이루어지는 고정된 공간에서 청년 팝업스토어, 카페, 패션 브랜드가 쉼 없이 들어서며 트렌드를 빠르게 흡수한다. 반면 뉴질랜드의 마켓은 주로 주말 아침 공터나 주차장, 공원 등에서 일시적으로 열린다. 빠른 트렌드 변화보다는 지역 농부들이 직접 재배한 청정 농산물과 수공예품, 정겨운 인사를 나누는 고유의 느린 호흡을 오랜 시간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둘째, 생활 밀착형 플랫폼으로서의 기능이다. 한국의 전통시장은 장을 보는 것 외에도 수선집, 미용실 등이 아우러진 종합 생활 서비스 공간이자, 야간에는 포장마차와 감성 주점으로 변신하는 '유연한 전천후 공간'이다.
이에 반해 뉴질랜드의 마켓은 신선한 식재료 구매와 커뮤니티 이웃 간의 소통, 소소한 주말 휴식을 위한 자연 친화적 정례 행사로서의 성격이 강하다.
한국 시장의 역동적인 변신은 쇠퇴해가는 전통 공간에 생기를 불어넣고 청년 창업의 기회를 확장한다는 점에서 매우 매력적이다.
뉴질랜드의 전통 마켓 역시 비록 변화의 속도는 느릴지라도, 자연과의 조화와 지역 사회의 고유성을 묵묵히 지켜나가는 소박한 멋이 있다.
새로운 트렌드를 끊임없이 재해석하며 세계인을 끌어모으는 한국 전통시장의 뜨거운 열기와, 자연스러운 삶의 리듬을 지키며 이웃과의 유대를 다지는 뉴질랜드 마켓의 여유로움. 두 공간이 보여주는 서로 다른 매력은 전통과 현대, 그리고 삶의 방식에 대해 깊은 울림을 전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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