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쓰레기통 하나 더, 시민의 부담도 하나 더

사회부 0 5


스크린샷 2024-11-25 201526.png

 글쓴이 박춘태(교육학 박사)는 대학교 국제교류처장 및 학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뉴질랜드에서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글로 풀어내고 있다.


크라이스트처치 시의회가 최근 기존의 노란색 재활용통, 빨간색 일반쓰레기통, 초록색 유기물통에 더해 유리 전용 수거통을 추가로 도입하는 방안을 주민 의견 수렴에 부쳤다. 시의회는 유리 재활용률을 높이고 자원순환 체계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를 내세우고 있지만, 가구당 연간 65달러에서 75달러에 이르는 추가 비용이 예상되면서 주민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고물가와 공공요금 인상으로 가계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지금 꼭 필요한 정책인가"라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제기된다.


환경 보호와 재활용 확대는 누구도 부정하기 어려운 중요한 가치다. 그러나 좋은 정책도 시민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 추진될 때 더 큰 공감과 참여를 얻는다. 정책의 목적이 아무리 바람직하더라도 생활 속 불편과 경제적 부담이 지나치게 커진다면 시민들의 지지를 얻기 어렵다.


특히 뉴질랜드는 단독주택과 타운하우스의 비중이 높은 주거 환경이다. 대부분의 가정은 이미 일반쓰레기통과 재활용통, 유기물통 등 여러 개의 대형 수거통을 보관하고 있다. 여기에 유리 전용 수거통까지 추가되면 마당 공간은 물론 수거일마다 도로변에 내놓아야 하는 불편도 함께 늘어난다. 작은 변화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일상에서는 결코 가볍지 않은 부담이다.


한국의 분리배출 방식은 이런 점에서 참고할 만한 사례다. 한국 역시 분리배출 기준은 매우 엄격하지만, 많은 공동주택에서는 단지 내 공동 수거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역별 거점 수거시설도 활용하고 있다. 그 결과 개별 가구가 여러 개의 대형 수거통을 보관할 필요가 없고 공간 활용과 관리 측면에서도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물론 뉴질랜드와 한국은 주거 형태와 생활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방식을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정책은 반드시 하나의 방식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 공동 수거 거점을 확대하거나, 유리 전용 수거통이 꼭 필요한 지역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하는 방안, 또는 희망 가구를 대상으로 선택적으로 운영하는 방식 등 다양한 대안을 함께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지방정부의 역할은 새로운 제도를 만드는 데만 있지 않다. 시민의 생활 여건과 경제적 부담을 함께 고려하면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찾는 것이 더 중요한 책무다. 환경 보호와 재활용 확대라는 목표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뒷받침될 때 더욱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유리 전용 수거통 하나를 더 늘리는 문제는 단순히 쓰레기통의 개수를 늘리는 행정이 아니다. 그것은 시민의 생활 공간과 가계 부담, 그리고 행정의 효율성을 함께 고민해야 하는 정책의 문제다. 좋은 정책은 시민에게 새로운 부담을 더하는 정책이 아니라, 시민의 공감을 얻으며 지속 가능한 변화를 만들어 가는 정책이어야 한다. 크라이스트처치의 이번 논의가 환경과 시민의 삶 사이에서 가장 균형 잡힌 해답을 찾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스크린샷 2024-06-14 172010.png

 

 

  

<저작권자(c)한국유통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및 사회적 공헌활동 홍보기사 문의: 010-3546-9865, flower_im@naver.com

검증된 모든 물건 판매 대행, 중소상공인들의 사업을 더욱 윤택하게 해주는

 

Screenshot 2026-04-09 011642.png

마스터컴퍼니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