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뉴욕에서 울린 평화의 목소리, 뉴질랜드에서 듣다

사회부 0 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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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박춘태(교육학 박사)는 대학교 국제교류처장 및 학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뉴질랜드에서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글로 풀어내고 있다.


뉴욕과 웰링턴의 시차는 열여섯 시간이다. 지구 반대편에서 날아온 포럼 소식이 이곳에 닿았을 때, 남반구의 가을 햇살은 이미 길게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었다. 그러나 그 소식이 전하는 메시지의 무게는 시차도, 아득한 물리적 거리도 단숨에 뛰어넘었다. 


지난 4월 24일,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열린 ‘2026 한미 평화통일포럼’의 이야기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가 주최한 이번 포럼은 단순한 학술 행사를 넘어선 자리였다. ‘한반도 평화공존을 위한 국제 공조 방안’이라는 대주제 아래 한·미 양국의 전문가들과 미래 세대인 현지 대학원생들이 머리를 맞댄 현장이었기에 그 의미가 더욱 깊었다.


뉴질랜드에서 이 소식을 접하며 필자는 한반도 평화가 결코 우리만의 문제가 아님을 다시금 뼈저리게 실감했다. 흔히 뉴질랜드를 거대한 국제 분쟁에서 비껴간 청정지대로 생각하곤 한다. 하지만 오늘날의 세계는 촘촘하게 엮인 유기체와 같다. 동북아시아의 불안정은 곧 태평양 전체의 안보 위기를 의미하며, 뉴질랜드의 경제와 외교 역시 그 파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의 갈등, 남중국해의 긴장이 한반도 정세와 맞물려 돌아가는 지금, 지구 반대편의 논의가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시화 민주평통 뉴욕협의회장은 개회사에서 이번 포럼이 국제외교의 중심지에서 한반도 평화에 대한 국제적 공감대를 확산하는 공공외교의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 강조했다. 이 말은 뉴질랜드에서 활동하는 우리에게도 고스란히 적용되는 격언이다. 각자가 발을 딛고 선 그 땅에서 한반도 평화의 지지기반을 넓혀가는 것, 그것이 바로 재외 지회의 존재 이유이기 때문이다. 


기조연설에 나선 방용승 민주평통 사무처장의 진단 역시 날카로웠다. 전 세계적 갈등 심화 속에서 한반도 평화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지속 가능한 발전의 기반이 되는 필수 조건이라는 그의 역설은, 평화가 결코 당연하게 주어지는 것이 아님을 상기시켰다.


포럼의 세부 세션들은 오늘날 한반도가 직면한 냉혹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김영준 국방대학교 교수는 현재의 국제질서를 강대국 중심 현실 정치의 회귀로 규정하며, 북한이 이 틈을 타 핵 능력을 고도화하고 적대적 두 국가 관계를 선언한 현실을 짚어냈다. 그는 기존의 제재나 관여 중심 접근을 넘어선 새로운 전략적 접근을 주문했다. 


뉴질랜드에서 한반도를 바라볼 때 느끼는 답답함도 바로 이 지점에 있다. 강경책과 유화책 모두가 한계에 부딪힌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전쟁을 억제하면서도 평화적 공존을 도모할 수 있는 실천적인 제3의 길이다.


샌드라 파히 갈튼대학교 부교수가 제안한 다중 전구 갈등 상황에 따른 복합적이고 유연한 접근 역시 인상적이었다. 그는 정전협정 당사국인 미국의 역할을 강조했지만, 필자는 여기서 뉴질랜드의 역할 또한 함께 고민하게 된다. 뉴질랜드 역시 유엔 회원국이자 태평양 지역의 신뢰받는 중견 국가로서 국제 공조에 정당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우리 재외동포 사회가 뉴질랜드 주류 사회 및 정계와 연대하여 한반도 평화의 당위성을 설득해 나간다면, 그것이야말로 민주평통 뉴질랜드지회가 실천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하고 실질적인 공공외교가 될 것이다.


뉴욕의 포럼장에서 오간 치열한 논의들을 되새기며 조용히 다짐해 본다. 뉴욕과 뉴질랜드까지는 멀지만 우리가 품은 염원은 단 하나다. 한반도 땅에 더 이상 전쟁의 공포가 없는 것, 대화와 신뢰로 평화로운 공존을 이룩하는 것이다. 평화는 한 곳의 일방적인 선언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지구촌 곳곳에서 수많은 이들이 뜻을 모으고 외칠 때 비로소 단단해진다. 뉴욕에서 울려 퍼진 평화의 목소리가 시차를 넘어 이곳 웰링턴에 닿았다. 이제는 남반구의 푸른 하늘 아래서, 우리의 목소리를 세상 향해 보탤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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