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미래세대가 잇는 평화의 길, 그리고 지구 반대편에서 바라본 통일의 의미

사회부 0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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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박춘태(교육학 박사)는 대학교 국제교류처장 및 학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뉴질랜드에서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글로 풀어내고 있다.

 

‘백두에서 한라까지.’ 이 상징적인 문장은 단순한 지리적 연결을 넘어, 분단된 한반도의 미래를 향한 염원을 담고 있다. 최근 열린 재외 청소년 통일캠프는 그 염원을 미래세대의 언어로 다시 써 내려가는 자리였다. 필자는 이 장면을 떠올리며, 지구 반대편 뉴질랜드에서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서 생각하게 된다. ‘통일’이라는 개념은 과연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을까.


이번 캠프는 단순한 체험 프로그램이 아니었다. 국회의사당에서 시작된 일정은 민주주의의 현장을 직접 보고 느끼는 과정이었고, 참여한 청소년들은 교과서 속 문장이 아닌 ‘살아 있는 정치’를 마주했다.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 공간, 다양한 의견이 충돌하고 조율되는 과정 속에서 ‘통일’은 더 이상 추상적인 이상이 아니라, 현실 속에서 고민해야 할 과제로 다가왔을 것이다.


특히 인상적인 점은 참가자들의 구성이다. 한국뿐 아니라 중국, 미국, 카자흐스탄 등 다양한 국가에서 모인 재외 청소년들이 함께했다는 점에서, 이 캠프는 이미 ‘작은 통일’을 실현하고 있었다.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 성장 배경을 가진 이들이 한반도의 미래를 함께 논의하는 모습은, 어쩌면 우리가 꿈꾸는 통일의 축소판일지도 모른다.


뉴질랜드는 단일민족 국가가 아니다. 유럽계 이민자와 마오리, 그리고 아시아를 포함한 다양한 이민자들이 함께 살아가는 다문화 사회다. 이 나라는 ‘통일’이라는 단어 대신 ‘공존’과 ‘존중’이라는 가치를 통해 사회를 유지한다. 언어도, 문화도, 역사도 다르지만, 그 차이를 인정하는 것이 곧 사회의 안정으로 이어진다.


예를 들어, 마오리어는 단순한 소수 언어가 아니라 국가 정체성의 중요한 축으로 보호받고 있다. 공공기관에서 마오리어를 사용하는 모습은 낯설지 않으며, 학교 교육에서도 이를 자연스럽게 접한다. 이는 단순한 문화 보존을 넘어, 과거의 갈등을 인정하고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사회적 합의의 결과다.


반면 한국의 통일 담론은 여전히 ‘하나가 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물론 이는 분단이라는 특수한 역사적 상황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이제는 조금 다른 질문도 필요하지 않을까. ‘어떻게 하나가 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함께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 말이다.


DMZ 현장에서 분단의 현실을 체감한 청소년들의 경험은 매우 상징적이다. 철책 너머로 이어지는 같은 땅, 그러나 닿을 수 없는 현실. 그 간극은 단순한 거리의 문제가 아니라, 오랜 시간 쌓여온 체제와 인식의 차이다. 하지만 그 현장을 직접 본 청소년들이 나눈 대화와 토론은 희망적이다. 그들은 과거의 갈등에 머무르기보다, 미래의 가능성에 더 많은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


뉴질랜드에는 DMZ가 없다. 하지만 과거 식민지 역사와 원주민과의 갈등이라는 또 다른 ‘보이지 않는 경계’가 존재했다. 그리고 이 나라는 그 경계를 인정하고,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 좁혀왔다. 완전한 해결은 아닐지라도, 중요한 것은 ‘과정을 멈추지 않는 것’이다.


재외 청소년들이 이번 캠프를 통해 얻은 가장 큰 자산은 ‘정답’이 아니라 ‘질문’일 것이다. 통일은 하나의 사건이 아니라, 긴 시간에 걸쳐 만들어지는 과정이다. 그리고 그 과정은 정치인이나 전문가만의 몫이 아니라, 바로 이들 미래세대의 몫이다.


뉴질랜드에서 바라본 한반도의 통일은, 더 이상 먼 이야기가 아니다.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어가는 모습은 이미 이곳에서 현실로 존재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질문해야 한다. ‘통일 이후의 한국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


어쩌면 그 답은 ‘하나됨’이 아니라 ‘다름 속의 조화’에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길 위에, 지금의 청소년들이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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