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사회의 헌신과 감사, 그리고 세대를 잇는 기억

[뉴질랜드= 한국유통신문] 박춘태 기자= 6월 8일, 뉴질랜드 남섬의 도시 넬슨에서 한국전 참전용사들을 기리는 추모 행사가 성황리에 열렸다. 이번 행사는 한국전 참전용사와 그 가족, 동포, 현지 인사 등 약 16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과 뉴질랜드 간 우정과 평화를 다시금 되새기는 뜻깊은 자리가 되었다.

이날 행사는 정오 12시에 엄숙한 오프닝 세리머니로 시작되었다. 이어 넬슨 태즈먼 한인회 김동철 회장과 정일영 회장의 헌신적인 준비와 진행 속에, Nick Smith 넬슨 시장과 Tim King 태즈먼 시장, 주뉴질랜드 한국대사관 관계자 및 다양한 다문화 단체 인사들이 함께해 의미를 더했다.

Nick Smith 시장은 축사를 통해 “전쟁의 상처를 딛고 놀라운 발전을 이룬 한국 국민과, 이곳 넬슨 공동체에서 따뜻한 우정을 이어가고 있는 한인 사회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한-뉴 양국의 유대에 찬사를 보냈다.

특히 이날 행사에는 다양한 배경을 지닌 이들이 참여해 화합과 평화의 의미를 더욱 강조했다. 멀티컬처 대표인 Tie Jian 씨는 “오늘 이 자리는 과거를 넘어 평화를 기리는 자리”라며 깊은 울림을 전했다.

한국전 참전용사 Ian Blissett 씨는 “잊지 않고 불러준 한국인의 정과 의리에 깊이 감사한다”며 감격스러운 소감을 전했고, 초대 지휘관 중령 Jon Moodie의 사위 Cobber Weinberg 씨는 “전쟁 후 PTSD로 고통받았던 장인의 삶을 회상하며, 그 아픔을 함께 나눌 수 있어 뜻깊다”고 말했다.

또한 아버지와 삼촌이 함께 참전했고, 그중 삼촌을 전사로 잃은 Gary Kerr 씨는 “가족을 대표해 한국인들의 우정과 추모에 깊은 감사를 전한다”고 말해 참석자들의 마음을 울렸다.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윤교진 씨의 부채춤 공연과 참전용사 및 가족들과의 소중한 추억을 담은 영상 상영이었다. 감미로운 음악과 함께 흘러나온 영상은 많은 참석자의 마음을 적시며, 곳곳에서 눈시울을 붉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또한 넬슨 한국학교 학생들이 준비한 태권도 시범과 ‘아리랑’, ‘둥글게’ 합창 공연은 젊은 세대가 기억을 계승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인상 깊은 순간이었다.

특히 참전용사의 자녀이자 어머니가 한국인인 메리 씨는 행사에서 사회를 맡아 수고했으며, 넬슨 한인회로부터 한복 선물을 받는 등 한-뉴 양국의 문화와 정서를 잇는 특별한 인연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녀는 “대한민국을 너무나 사랑한다”고 밝히며 한국인과의 깊은 유대감을 표현했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추모를 넘어, 세대를 초월한 기억의 공유, 국경을 넘은 우정, 그리고 평화를 향한 공동체의 의지를 확인하는 자리였다.

한국전 참전용사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억하고, 한-뉴질랜드 간 변함없는 우정과 평화의 소중함을 일깨운 이날의 행사는 앞으로도 이 땅에 평화와 화합의 메시지를 전하는 중요한 전통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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