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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박춘태(교육학 박사)는 대학교 국제교류처장 및 학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뉴질랜드에서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글로 풀어내고 있다.
크라이스트처치의 윌로우뱅크 야생동물 공원(Willowbank Wildlife Reserve)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다. 이곳이 전하는 메시지는, 자연은 그저 보존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한 국가의 정체성을 뿌리 깊게 만들어가는 힘이라는 사실이다. 공원의 리플릿을 넘기며 만나는 키위(Kiwi), 투아타라(Tuatara), 케아(Kea), 그리고 한때 멸종 위기에 처했다가 돌아온 타카헤(Takahe)의 이야기는,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느끼는 생태 교육의 현장 그 자체다.
타카헤가 다시 들판을 누비게 된 것은 우연의 산물이 아니다. 철저한 서식지 복원과 외래 포식자로부터의 보호, 끊임없는 모니터링과 연구가 만들어낸 치밀한 전략 덕분이다. 한국에서도 반달가슴곰과 따오기 복원 사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인간 활동과 서식지 파괴라는 현실적 제약 속에서 쉽지 않은 도전이 이어지고 있다.
뉴질랜드의 경험은 생태 복원이 단순한 환경 보호가 아니라, 국가적 유산을 지키는 주권적 행위임을 보여준다.
윌로우뱅크가 보여주는 또 다른 가치는 ‘가까이 두되 귀하게 여기는’ 체험형 보존이다. 관람객들은 키위를 직접 보고, 그 특별한 생명을 손에 닿을 듯 가까이 느끼면서 경이로움을 경험한다. 단순한 구경거리가 아닌, 인간과 동물이 정서적으로 교감하는 장이 마련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생태적 책임감이 싹트고, 동물과 환경을 존중하는 마음이 자리 잡는다.
국내 동물원과 생태공원도 이러한 ‘연결의 공간’을 지향해야 할 필요가 있다. 단순 전시를 넘어, 시민이 생태계의 한 구성원임을 깨닫도록 하는 교육적 경험이 중요하다.
리플릿에서 ‘희귀 품종’과 ‘이국적인 친구들’을 구분해 소개한 점 역시 의미심장하다. 토착 생태계의 고유성을 지키고, 외래종은 신중히 관리한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한국에서도 외래 유입종으로 인한 생태계 교란 문제가 심각하다. 윌로우뱅크의 접근법은 우리에게 세밀한 정책과 대중적 공감대가 함께할 때, 토착 생명력을 지킬 수 있다는 교훈을 준다.
결국 이 공원이 던지는 질문은, 우리 미래 세대에게 어떤 축복을 남길 것인가. 뉴질랜드인들이 자국의 독특한 야생동물을 보며 공동체의 자부심을 느끼듯, 우리 아이들도 산양과 두루미를 통해 생명의 연속성을 체험해야 한다. 사라졌던 새가 다시 돌아오는 기적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헌신과 사회 전체의 지지가 있을 때 비로소 가능해진다. 이제 우리도 한국의 ‘타카헤’를 지켜내고, 우리의 자연과 생명을 미래로 전하는 일에 더 뜨거운 관심과 책임감을 가져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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