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위에 얹은 반짝이는 별, 손끝에서 피어난 우리의 정체성

사회부 0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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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유통신문= 박춘태 뉴질랜드 지부장] 화면과 데이터, 그리고 인공지능(AI)이 일상의 풍경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 수많은 정보를 순식간에 분석하고 정답을 제시하는 시대이지만, 그럴수록 우리는 손으로 만지고 함께 웃으며 마음을 나누는 인간적인 경험의 소중함을 더욱 절실하게 느낀다.


최근 미국 뉴저지(New Jersey)에서 열린 재미한국학교협의회(NAKS) 학술대회는 이러한 시대적 질문에 따뜻한 답을 들려준 자리였다.


'AI 시대, 함께 성장하는 한국학교'를 주제로 열린 이번 학술대회에서 종이문화재단 한기선 워싱턴 연합회장(대한민국 종이접기 명인)은 북미 각지에서 모인 한글학교 교사들 앞에 단정한 종이 한 장을 펼쳐 보였다. 그는 첨단 기술이 교육 환경을 바꾸는 시대일수록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인간만이 지닌 감성과 창의성, 그리고 자신의 뿌리를 이해하고 사랑하는 정체성이라고 강조했다.


강연의 하이라이트는 K-종이접기(Korea Jong ie jupgi)의 상징인 '고깔'과 알록달록한 '별'을 함께 접는 시간이었다. 종이를 차곡차곡 접어 하나의 형태를 완성하는 과정은 단순한 만들기 활동을 넘어 우리 문화의 전통과 공동체 정신을 되새기는 시간이 되었다. 손끝에서 만들어지는 작은 접힘 하나하나는 우리 문화에 스며 있는 홍익인간의 가치와 생명 존중의 정신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했다.


낯선 타국에서 차세대 동포들에게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가르쳐 온 교사들은 정성껏 고깔과 별을 완성해 가며 고국의 정겨움과 한국인으로서의 자부심을 다시금 되새겼다. 한 장의 종이는 세대를 잇고, 문화를 이어 주는 따뜻한 다리가 되었다.


고깔과 별을 머리에 얹고 현수막 앞에 모인 교사들의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번졌다. 주먹을 가볍게 쥔 채 함께 외친 "조이 종이 JOY!"라는 구호는 행사장을 순식간에 웃음과 열정으로 물들였다. 반짝이는 별과 고깔만큼이나 교사들의 눈빛도 아이들을 향한 사랑과 희망으로 빛났다. 첨단 기술은 교실의 풍경과 교육 방식을 바꿀 수 있을지 모르지만, 함께 손을 움직이고 서로를 바라보며 마음을 나누는 경험만큼은 결코 대신할 수 없음을 보여준 순간이었다.


노영혜 종이문화재단 이사장의 말처럼 K-종이접기는 단순한 공예 활동을 넘어선다. 한국어 교육과 전통문화, 창의성과 인성교육을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소중한 문화 콘텐츠이며, 해외에서 자라는 한인 차세대에게 "너의 뿌리는 아름답고 소중하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살아 있는 문화교육이다.


머나먼 이국의 교실에서 교사들이 정성껏 접어 올린 종이 한 장에는 아이들을 향한 사랑과 민족적 자긍심이 담겨 있다. AI 시대일수록 인간다움의 가치는 더욱 빛난다. 작고 평범한 종이 한 장은 손끝을 거쳐 문화가 되고, 추억이 되며, 정체성이 된다. 그리고 그 안에 접힌 작은 별 하나는 언젠가 아이들의 마음속에서 자신의 뿌리를 기억하고 세상을 비추는 희망의 별로 오래도록 반짝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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