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남포미술관춘하교접春夏交接

윤진성 0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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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유통신문= 윤진성 기자] 봄과 여름이 맞닿는 순간은 명확한 경계로 구분되지 않는다. 차가운 기운이 완전히 물러나기 전, 뜨거운 햇살은 이미 세상을 채우고, 꽃은 지는 동시에 잎은 무성해진다. <춘하교접>은 이처럼 계절이 교차하는 미묘한 틈, 변화가 시작되지만 아직 완결되지 않은 시간의 감각을 탐색하는 전시이다.


‘교접(交接)’은 단순한 전환이나 대체가 아니라, 서로 다른 성질이 맞닿아 영향을 주고받는 상태를 의미한다. 이 전시는 봄의 여린 기운과 여름의 팽창하는 에너지가 공존하는 순간을 통해, 생성과 소멸, 정지와 움직임, 기대와 불안을 동시에 품은 현재의 시간을 사유한다. 작품들은 어느 한 계절에 완전히 귀속되지 않은 채, 변화의 중간지대에서 흔들리고 머문다.


참여 작가들은 계절의 물리적 변화뿐 아니라, 개인의 감정, 사회의 분위기, 혹은 삶의 국면이 바뀌는 찰나에 주목한다. 여기서 봄은 가능성과 예고를, 여름은 실현과 과잉을 상징하며, 그 사이의 간극은 선택 이전의 망설임, 혹은 도약 직전의 정적처럼 드러난다. 작품 속에서 시간은 직선적으로 흐르지 않고, 겹치고 스며들며, 관객의 감각을 서서히 환기시킨다.


〈춘하교접〉은 완성된 결과보다 과정에, 명확한 의미보다 감각의 여운에 집중한다. 관객은 이 전시를 통해 ‘지금’이라는 시간이 얼마나 불안정하고도 풍요로운 상태인 지를 마주하게 된다. 계절이 그러하듯, 변화는 늘 조용히 시작되며, 우리는 그 한가운데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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