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신평시장뉴스] 전통시장 활성화 프로젝트(1)- 추억과 낭만이 깃든 순대국밥과 막걸리 한사발 드시러 오세요.<한국유통…

선비 0 4,747
『전통시장이란 상업기반시설이 오래되고 낡아 개보수와 정비가 필요하거나 유통기능이 취약해 경영 개선 과 상거래의 현대화 촉진이 필요한 장소를 일컷는 말이다.
 
기존의 재래시장이 변경된 말인 전통시장은 기존의 '재래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이 '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 으로 변경된 이후 사용되어지게 됬다.
 
지난 2014년 12월 9일에 열린 구미시의회 제192회 정례회 회의록에 따르면 2015년도 전통시장 환경개선 사업에 13억 800만원이 책정되었다고 한다.
 
낡고 노후화된 곳은 나름의 운치와 낭만이 있지만 젊은 세대들에게는 낯설은 곳이기도 하다.
 
지자체에서는 전통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여러 각도에서 모색해 보지만, 현실은 대형마트와 인터넷쇼핑 등으로 인해 사실, 전통시장에서 물건을 사는 일은 불편한 일이 되었다.
 
그렇다면 물건을 사고 팔아야 될 시장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한 전통시장이 앞으로 생존을 위해 꾸려나가야 될 장사거리는 무엇일까?
 
시장은 예로부터 많은 사람이 들끓고 물건값을 흥정하며, 시끌벅적하니 사람사는 맛이 저절로 묻어나오는 흥겨운 우리네 삶의 공간이었다.
 
시장터 한켠에서 생선을 팔아 자식들을 훌륭히 키워내고 때론 장사로 평생동안 고생해 모은 돈을  사회로 기부 환원하는 감동적인 이야기도 간간이 흘러 나오던 곳이 바로 우리네 전통시장이었다.
 
옛날처럼 전통시장으로 많은 사람들을 발길 닿게 하려면, 무엇인가 감동을 줄만한 끌리는 매력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전통시장을 환경개선해 시설이 아무리 으리번쩍하다 한들, 최신식 건물을 따라가지는 못한다.
 
그런 이유로 실질적인 전통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편들을 모색해 보고자 시장을 두루 다니며 사연들을 접해 보고자 한다. -기자 말-』
 
 
 
(전국= 한국유통신문) 김도형 기자= 90년대 초반 산업도시 구미에 처음 왔을 때 가장 뻔질나게 들락날락거렸던 곳이 바로 신평시장이었다.
 
지금은 시장터의 일부가 헐려 신축공사가 한창인 곳이지만 예전에는 젊음과 낭만의 술냄새를 비롯해 돼지국밥 특유의 냄새가 진동했던 아련한 추억의 먹자골목이 다닥다닥 붙어 있어 정겨웠던 공간.
 
91년도 당시 새우깡이 200원 하던 시절에 1000원이면 낙동강변에 앉아 소주잔을 기울일 수가 있었고, 2000원이면 뜨끈한 국물이 있는 신평시장을 찾아 막걸리와 국밥을 배불리 먹을 수가 있었다.
 
내게 있어 정감이 가는 신평시장인지라 구석구석에 아는 아주머니들도 많았고, 친구들이 모임을 가질 때면 즐겨 찾던 단골식당도 있기도 했다. 게다가 90년대 당시 구미에 있던 한 맥주회사의 판촉 아르바이트를 하게되 신평시장에 있는 술집이란 술집을 모두 찾아 다니던 때도 있었다.
 
공사로 인해 지금은 없어져버린 시장터에는 맛나는 수제비를 팔기도 해 작은 탁자를 앞에두고 쪼그리고 앉아 출출한 배를 채우기 위해 점심시간이면 사람들이 밀려들기도 했다.
 
예전에는 제법 신식건물로 느껴지던 신평시장의 건물들은 어느덧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게하리만치 맨 콘크리트 속살이 보일정도로 빛이 바랬다.
 
친구와 이따금식 돼지국밥을 먹으러 신평시장을 찾곤한다. 내가 사는 형곡동에도 돼지국밥집이 있지만, 친구는 이곳 신평시장 상가건물 내에 있는 왜관식당 돼지국밥이 제일 맛있다며 꼭 여기만 가자고 한다. 친구를 따라 계속 먹어보니 맛이 더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그렇다.
 
한날 왜관식당에 국밥을 먹으러 가는 길에 신평시장 초입에 있는 까치분식을 알게 됬다.
 
친구는 워낙 배가 고파서 국밥이 나올 짬을 차마 못 기다리겠는지 파전하나 사가자고 보채서 들린 곳이다.
 
 
 
까치분식 아주머니는 20여년간 까치분식으로 생업을 이어왔고 자녀들의 대학까지 모두 마치게 했다며 자랑스럽게 말한다. 그러면서도 워낙 일에만 파묻혀 산 탓에 어린자녀의 소풍과 운동회 날이면 매번 찾아가 보지 못했던 것이 가장 후회된다며 안타까운 표정으로 옛일을 떠올리셨다.
 
까치분식에서는 파전 한장에 2000원에 팔고있고 닭발과 튀김과 떡볶이 그리고 순대를 판다. 물론 막걸리도 함께.
 
지난 토요일 맛깔스러웠던 까치분식집의 파전과 순대가 생각나 신평시장을 찾았다.
 
금년들어 신평시장이 전통시장으로 승인되었다며 축하를 알리는 현수막이 곳곳에 붙어 있었지만, 예전의 활기넘치던 신평시장의 모습은 어디로 가버렸는지 내심 쓸쓸하게만 느껴진다.
 
파전과 순대만 사가지고 가기엔 아쉬워 시원한 막걸리 한잔을 주문했다. 아주머니가 썰어준 돼지의 이름모를 내장부위는 염통인지 콩밭인지 궁금해 하면서도 따끗하고 입안에 오물오물 먹히는 맛이 막걸리 안주로는 제격이었다.
 
 
 
한때 신평시장을 즐겨찾아 모르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처음 까치분식을 알게 된 날 아주머니가 20년 세월을 같은 장소에서 한결같이 장사해왔다는 말을 듣고선 신평시장에서 살아온 날들에 대해 인터뷰 요청을 할거라며 전하며 옛 일들에 대해 들어 볼 마음을 먹었다.
 
그러나 이날은 허기진 탓에 맛있게 술과 안주만 먹고선 집으로 되돌아 갔다.
 
그 다음날, 취재를 겸해 집사람과 아이들에게 떢볶이와 순대 그리고 튀김을 사주기 위해 까치분식을 다시 찾았다.
 
신평시장이 전통시장으로 승인되어 좋은 점이 무엇인지가 궁금했다.
 
아주머니는 전통시장으로 승인된 것에 대해 그다지 반기는 내색은 없었고, 비가 새는 건물의 보수와 오래된 하수관 정비나 제대로 되었으면 좋겠다며 푸념을 하신다.
 
 
 
"카드만 사용하는 젊은 사람들이 마트에나 가지 이런 곳에 오겠어요!"
 
전통시장으로 승인은 됬지만, 오랜세월 장사를 해 온 경험상 이미 발길을 끊은 손님들을 되돌아 오게 하기가 쉽지 않은 현실임을 아주머니는 직설했다.
 
시장에 오면 사실, 살 것과 볼거리가 없다고 말하니 아주머니는 맞장구를 치신다.
 
오래된 시장일지라도 잘되는 곳은 단골이 있어 꾸준하지만 시장내에 번듯한 상가가 있는 상인일지라도 어려운 경기에 마지못해 시장에 남아 고된 삶을 꾸려간다. 또한 길거리에서 노점을 하며 나물을 파는 연세지긋한 할머니들은 뜸해진 시장경기 이후로 하나둘씩 시장에서 자취를 감춰만 가고 있다.
 
구미시 신평시장은 1980년대 초에 지어진 상가와 대창상가 그리고 신평상가가 연결되 120여개의 점포와 노점상으로 형성된 재래시장이다. 
 
노점상을 제외하곤 순대국밥이 주를 이루는 상가가 꽤나 많은 부분을 차지했고, 한복과 숙녀복 그리고 이불가게와 반찬가게, 식육점, 약국, 장식점, 방앗간, 생필품 등 신평동 주민들과 공단근로자 그리고 금오공대생 등 다양한 사람들이 즐겨 찾던 생활의 무대이기도 했다.
 
신평시장의 전성기가 아련히 떠오르는 이곳은, 그나마 옛일을 기억하는 단골들로 인해 시장은 어느정도 유지가 되지 않을까.
 
젊은 시절에 이곳을 거쳐간 많은 사람들이 지금은 나이들어 가정을 꾸렸을 것이고, 이제는 정겨웠던 옛 추억을 떠올리며 가족들과 함께 전통시장을 찾아 푸짐한 먹거리가 주는 훈훈한 시장의 인심과 사람사는 맛을 느껴 볼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 되기를 바래본다.
 
 
 
 
<한국유통신문 경북지부장 김도형> flower_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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